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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칼럼(62)/일본 해운·조선·물류산업 깊이보기⑥

기사승인 [1977호] 2020.03.16  14: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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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종합물류 공급자 측면에서 경쟁력 강화시급하다

   
▲ 김인현 교수

일본에서 6개월의 안식학기를 마치고 2020년 2월 27일 귀국했다. 나는 선원으로서 일본 회사인 산코기센에 10년간 근무했다. 1980년대 일본에 자주 기항했다. 교수가 되고 나서도 1년에 2번 정도는 일본에 갔다. 그렇지만 늘상 아쉬움이 남았다. 일본이 분명 무언가 있을 터인데, 사람들이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니 뭐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일본이 제1의 해운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선업도 우리보다 안정적일까 궁금했다. 그 비결을 알고 싶었다. 6개월을 찾아 헤맸다. 아직 정확한 답은 찾지 못했다. 그렇지만 어렴풋한 그림은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일본 해운의 성공비결>

일본 해운의 성공비결은 오랜 역사에 있다. 1870년대부터 시작한 해운업이다. 2차 세계대전에 많은 선박들이 전쟁 수행을 위해 징발되면서 선사들은 선박을 잃었다. 폐허위에서 해운을 다시 재건하게 되었다. 정부의 상당한 지원도 있었다. 무역입국을 위해서는 해운이 필요했다. 국민들의 해운존경의 마음도 상당하다. 일본의 근대화는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바다의 날을 공휴일로 할 정도이다.

일본 해운의 힘은 해사 클러스터 개념에 있다. 해운, 조선, 철강, 화주가 한 묶음으로 돌아간다. 한 산업분야가 어려움에 처하면 다른 산업분야가 밀어준다. 더구나 대재벌이 모두 해운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쯔비시 그룹은 해운회사 NYK, 해상보험회사인 동경해상보험, 미쯔비시 중공업, 미쯔비시 창고, 유센 로지스틱스를 가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각각은 독립된 법인이겠지만, 서로 도와주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이번에 내가 조금 손해를 보고 도와주면, 다음에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쌓여있다.

일본 해운의 힘은 선제적인 대응에 있다. 큰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사전적인 대책을 강구한다. 너무나 많은 회사가 난립해 문제가 되자 1960년대 해운합리화 조치로 해운을 3개로 그룹화시켰다. 정기선에서도 문제가 되자, 정기선 3사는 2018년 운영사를 하나로 통합해 THE ONE을 출범시켰다. 조선소도 장차 일본조선이 인건비 등의 문제로 그 당시의 규모로는 견딜 수 없다고 보아 1980년대 규모를 1/2로 줄였다고 한다. 그 줄인 규모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소를 합병해 불경기를 이겨내고 있다. 항상 뒷북을 치는 우리 해운, 조선과는 다른 점이다.

일본에서 해운산업의 힘은 정기선해운이 종합물류화한 점에 있다. 그리고 해운산업은 물류산업의 일부분으로 인식된다. 물론 해운업의 비중이 물류산업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인정된다. 물류업은 운송, 창고, 하역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나라 물류업은 화주기업이 자회사를 만들어 키워온 것처럼 되었다. 일본은 NYK와 같은 해운선사, 일본통운과 같은 육상운송회사, 긴데츠와 같은 철도회사, 미쯔이 창고와 같은 창고회사, 가미구미와 같은 하역회사가 화주기업인 히타찌와 같이 모두 종합물류업에 들어와서 영업을 하고 있다.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우리나라와 같은 2자 물류회사를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전혀 없다.

일본해운의 힘은 저금리로 건조되고 선박관리가 잘 된 선박 1000여척을 보유하는 일본 선주(owner)의 존재에 있다. 이들은 대형 정기선사에게 장기용선을 주고 그 용선료로 대출금을 변제하니 신용도 높아서 더 낮은 금리로 건조 대금을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다. 선주사들은 저렴한 금리로 선박을 건조했으니 용선료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일본 해운의 어려움도 있다. 전문 인력의 부족이다. 선원양성은 되지 않아서 특별하게 처리한다. 톤세 제도도 선원의 양성과 연결시켜두었다. 인구절벽시대가 도래해 해운과 조선분야에 얼마나 많이 젊은이들을 불러 올 수 있을지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해운계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인다. 선박관리를 하는 일본 선주들도 일본 사람이 없어서 우리나라 선장과 기관장 출신을 영입하게 되고 상당한 숫자의 우리 전문가들이 일본 선주사에 진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선원인력을 가진 우리나라가 유리한 분야다. IT산업의 활용이 일본은 더디다. 일본은 온라인(on line) 보다 오프라인(off line)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것은 일본의 보수적인 국민성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일자리의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종합물류업의 경우 IT가 발달된 우리나라에게 기회가 있다.

<우리나라 정기선해운의 나아갈 방향>

우리 해운산업중 정기선 해운이 나가야할 방향을 그려본다. 20년 전부터 화주기업들이 물류라는 제도를 만들어 수개의 개별계약을 거치던 것을 하나의 계약으로 만들어 비용을 낮추면서 최적화 시켜 나갔다. 이에 물류 서비스 공급자인 물류기업도 그 하나의 계약이라는 수요에 맞추는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화주기업은 이 흐름을 앞서 가는데, 물류기업은 더디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더디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물류 공급측면에서 하나의 계약으로 처리되는 시스템에 순응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나가야한다. 해운 물류 정책, 세제 혜택, 법제도도 이에 맞추어가야 한다.

20년 전만하더라도 생산자의 공장에서 수입자의 수중에 상품이 들어가기 까지는 여러 단계의 개별 계약이 필요했다. 포장, 육상운송, 하역, 해상운송, 하역, 통관, 육상운송 등을 거치는데 5~6개의 계약(종합물류계약)이 필요했다. 물류라는 개념이 도입돼 하나의 물류기업이 위 모든 계약을 이행하게 되었다. 화주기업으로서는 물류비용을 낮추면서도 한 사람의 상대방을 상대하므로 편리해졌다.

이러한 플랫폼에 순응해 앞서가는 세계적 물류기업이 탄생했다. DHL, 아마존과 같은 회사들은 위 종합물류계약을 인수하게 되었다. 이들은 해상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해상운송수단인 선박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들이 위탁받은 상품의 서비스를 위해 선박을 가진 해상기업과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해상기업도 종합물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머스크도 DAMCO라는 물류회사를, NYK는 유센 로지스틱을 만들어 이러한 종합물류업에 동참하고 있다.

물류의 공급자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 정기선사는 세계적인 조류에 뒤떨어져있다. 머스크와 NYK는 물류 수요자인 화주기업의 단일화된 물류화 수요에 순응해 그 서비스를 공급하는 전략을 취해 그룹전체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해상운송에서보다 육상에서 일어나는 기타 물류활동에서 이윤을 많이 얻고 있다. 자회사를 만드는 형태와 정기선사 자체 내부에 물류활동 부서를 설치하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우리 정기선사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도 종합물류회사를 현재 가지고 있지 않다(최근 물류전문가를 영입했다). SM상선도 마찬가지다. 장금상선은 전혀 없다. 다만 고려해운은 KCTC(고려종합운수)와 고려종합국제운송을 가지고 있다.

화주기업은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일계약을 활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물류공급자들이 파편화돼 있거나 물류공급자들이 대형화되지 못하고 수많은 공급자가 활동하게 되면 공급자들은 물류비용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지위에 서게 된다. 더구나, 이러한 물류공급자의 지위에도 서지 못하고 물류의 일부인 해상운송만 담당한다면 하청업자의 지위에 서게 되므로 더 열악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1단계로 우리 정기선사는 하루속히 종합물류회사화로 나가야 한다. 해상운송에서 육상운송, 창고업, 하역업으로 진출해야하고, 당장어렵다면 이들 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종합물류회사로서 화주기업과 종합물류계약을 체결할 지위로 올라서야한다.

2단계로 우리 정기선사는 경쟁력있는 물류공급의 일부분이 돼야한다. 정기선사의 경쟁력은 큰 틀에서 보아야한다. 비용을 발생하는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보아야한다. 선박에 금융을 제공하는 금융업자, 조선소, 하역회사, 선박연료유 공급회사, 보험회사, 변호사, 선급협회, 해운관련 교수등 전문가 집단 모두가 참여해야한다.

<운송기업의 종합물류기업화>

당장 급한 것은 우리나라 하역회사, 운송회사를 진정한 종합물류회사로 만들어 나가야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2자 물류회사로 해금 모기업의 화물을 적게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소극적인 정책이다. 우리 정기선사들도 3자 물류회사가 돼 경쟁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적극적인 정책이다. 그렇게 해서 종합물류계약을 화주들과 체결해야 한다. 소규모 포워더들의 화물을 수십개 모아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한진해운이 ㈜한진을, 현대상선이 현대로지스틱스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 글로비스가 좋은 예이다.

이러한 정기선사들이 종합물류회사로 나감에 있어서 이제는 과연 유센로지스틱스, 판토스 등과 경쟁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어떤 정기선사가 자신의 기업아래 한 부분으로서 종합물류파트를 두고, 종합물류계약을 체결한 경우를 생각해본다. 자신이 포장에서부터, 창고, 하역, 운송에 이르는 모든 단계별 서비스를 책임지는 한 사람의 계약당사자가 된다. 자신은 이들에게 다시 하부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할당하게 된다. 종합물류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해상운송이다. 해상운송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면, 먼저 자리를 잡은 기존의 종합물류회사들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기선사들은 선박 확보시 소요되는 금융비용의 과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점, 영업의 능력 면에서 불리하다. 이 불리함을 청산하지 않는 한은 종합물류회사로 발돋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리 금융, 정기선사들 끼리의 전략적 제휴로 경비절감, 영업망의 확충 등으로 나아질 수는 있을 것이다. 모든 종합물류회사들이 이렇게 할 것인데, 좀더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것은 없을 까?

일본과 같은 선주사 제도의 도입, 압축기장제도와 같은 세제혜택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화주들이 각각 떨어져있던 상품의 이동상의 기능들을 하나로 합쳐서 물류라고 불러서 경쟁력을 갖추었듯이 정기선사들도 전체적인 기능을 하나로 합쳐서 이에 필적하면 어떨까? 화주기업의 상대방으로서 종합물류회사로서 정기선사형의 장점은 선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선박과 관련된 비용과 정보제공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안 1 : 공유제도=화주들이 전체로서의 물류라는 큰 틀에 대항해 운송인들도 큰 틀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그렇지 못했다. 여전히 개별화, 파편화돼있다. 기존의 운송인이 갖는 개별의 의무가 있다. 하역과 보관이 그렇다. 상법 제795조에 나와 있는 것이다. 해상운송인은 해상과 연결된 하역과 보관업무를 송하인으로부터 위탁을 받는다. 하역과 창고업도 자신의 통제하에 둘 수 있다. 그 영역을 넓혀서 육상과 항공의 복합운송도 인수할 수 있다. 흔히 행해지고 있는 일이다. 육상분야의 하역과 창고, 운송도 이제는 자신의 통제하에 둘 수 있다. 이런 업무를 자신이 직영 혹은 자회사를 두게 되면 종합물류회사가 하는 업무와 같아진다.

이런 정기선사들 몇 개가 하나의 그룹이 돼 전략적으로 제휴를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기자재, 선박연료유의 공동구매, 선급협회에 대한 공동가입, 선박에 대한 공유, 법률서비스의 공유, 컨테이너 터미널의 공유 사용, 보험의 공동가입 등과 같은 것이다. 2개-3개회사가 같이 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선박 한척을 보유하는 데에 우리의 경우 자기자본은 10%이고 나머지 90%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이다. 이 선박을 두 정기선사가 공유를 하면, 각각 10%씩 자기자본을 출자하면, 그 선박은 20% 자기자본이 들어갔기 때문에 금융조건이 혼자서 할 때보다 유리하게 된다. 갚아야할 돈이 적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보증인이 되므로 따로 따로 20%를 하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다.

하역회사와 선박회사가 조합을 이루는 경우, 하역회사에서 선박회사의 선박에 1/2의 지분을 가지고(한척의 선박에 선가의 10%는 선박회사가 10%는 하역회사가 부담), 선박회사는 하역회사의 장비에 1/2의 지분을 가지는 형식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선박연료유를 A회사가 월 1만톤, B회사가 월 1만톤이 필요한 것을 각각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2만톤으로 계약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이다.

선박보험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각각 50척의 선박을 가입시키는 것보다 100척의 선박을 묶어서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선박관리도 현재 각각의 선사가 따로 2개의 선박관리회사를 사용한 것이라면, 하나로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보험회사와 선박회사가 조합을 이루도록 하고, 선박의 소유에 대해 상법상 익명조합의 형식으로 해보는 방법도 있다. 자금을 출자하는 자는 외부에 나타나지 않는다. 선박회사만이 외부에 나타나고 이익은 공유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해운을 둘러싼 조선, 금융, 보험, 선급등의 해사클러스트들이 상생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제안 2 : 선박 기능의 통합=정기선사는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을 해야 한다. 자신이 선박을 소유하던 아니면 용선을 하던 둘 중의 하나이다. 선박은 설계에서부터 건조, 진수, 인도, 20-30년 동안의 사용, 폐선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가진다. 선박을 유지하려면 선급의 가입, 보험에의 가입, 조선소에서의 수리, 용선계약, 선원의 관리, 선박의 수리 등의 업무가 필요하다. 이들 각각의 업무에서 비용이 발생되고 이 비용이 모두 운임이라는 원가에 반영된다.

금융을 일으켜 선박을 건조하게 되는데, 선박금융회사, 조선소, 선박등록사무소, 선급검사원, 보험회사, 변호사가 필요하다. 인도를 받게 되면, 선박소유자는 선박을 관리해야한다. 자신이 직접관리하기도 하고 외주를 주기도 한다. 선박관리에는 선원관리와 공무 및 해무관리가 있다. 선박소유자는 자신이 선박을 직접 운항하기도 하지만, 용선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용선브로커가 필요하다. 정기선사는 선박을 운항해 화주의 화물을 일정한 시간에 장소에 배달한다. 컨테이너 박스와 터미널이 필요하다.

20~30년이 지나면 폐선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보게 되면 하나의 정기선사가 화주의 컨테이너 박스를 하나 운송하는 데에는, 십여개의 개별 계약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 개별 계약으로 인한 비용이 모두 화주에게 운임이라는 이름으로 전가되게 된다.

선박을 공급하는 측면에서 하나로 통합가능한 것은 통합해 처리하면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박등록업무, 선박관리, 연료유공급, 선급, 보험, 법률서비스를 하나로 묶을 수는 없을까? 정기선사는 한 회사에게 이 모든 과정을 일괄해 계약을 체결해 외주를 주는 것이다. 현재의 선박관리회사가 이런 역할을 할 후보군의 하나가 된다. 선박회사는 그 관리회사와 직접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미 상당부분 진행돼있기도 하다. 한 장소에서 일괄처리하는 목적에 기여하는 것이 장소적인 해사 클러스트이다. 일본의 이마바리에서 이러한 효율적인 해사 클러스트를 보았다. 10분 이내의 거리에 조선소, 선박소유자, 선박관리회사, 선급, 선박등록처, P&I 보험사, 선박보험사, 변호사사무실이 모두 밀집돼있다.

◆제안 3 : 세재혜택=해운업에 더 많은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 주식회사제도에서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해운관련 산업체가 해운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선박을 공유하도록 선박에 투자를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터미널도 같이 공동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해운에 대한 국민이나 다른 산업분야에서의 인식은 대단히 낮다.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선박투자에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압축기장제와 같은 제도의 도입을 하자. 이는 매각 차액이 있는 경우 그 차액을 신조선을 구입할 때 차액의 80%를 감가상각을 해 법인세를 첫해에 적게 내도록 하는 제도이다.

◆제안 4 : 집단지성=화주기업의 단일화 전략에 발맞추어 공급측면에서 효율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도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많은 정보를 가져야하고 구성원들이 지식을 공유하면서 위기관리능력을 가져야한다. 한진해운 사태에서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우리는 목도했다. 경영진을 비롯한 중간 간부, 의사결정권을 가진 정책당국, 해운종사자도 회생절차법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 많은 부분이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는 잘 안다. 그렇지만, 해운산업에 필요한 경영이나 법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해운산업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선박운항, 해운경영, 물류, 해상법, 보험법, 세법, 도산법, IT 등에 대한 지식들이 있어야하는데, 모든 것을 전부 학교에서 공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집단지성을 발휘해야한다. 일본에는 최고의 전문가는 없지만, 20여개의 전문 월간지가 발간된다. 150페이지 정도의 해운물류수산관련 문고판이 1년에도 30권은 출간되는 것 같다. 번역본도 많이 나온다. 공익목적의 사단법인등에 있는 연구진, 실무담당자들도 경험을 글로 남겨서 공유한다. 과연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점에서 우리는 일본의 1/10도 안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혼자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경험한 바를 글로 남기자. 유튜브의 영상을 남겨서 공유하도록 하자. 이런 공유의 장을 만들자.

조양상선이 파산된 10년 뒤에 한진해운 사태가 일어났지만, 조양상선파산에 대한 과정이나 교훈의 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큰 사태가 우리 후배들에게 교훈으로 지식으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관련 종사자들이 해운물류업을 영위하기 위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비상시 어떻게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 이것이 물류의 공급측면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제안 5 : 원로 그룹의 역할=해운분야에는 이런 저런 모임이 많다. 연구회도 몇 개가 있다. 그리고 포럼도 있다. 최고위 과정도 있다. 이런 모임은 각각의 순기능이 있다. 그런데, 전체 산업의 흐름을 조망하고 큰 흐름으로 인도하는 기능은 누가 하고 있으며 해야 하는가? 일본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런 어른들이 있다고 했다. LNG의 건조는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한다. 그런데, 대형 조선소 3사가 경쟁해 건조가격이 적정수준이하로 체결된다는 것이다. 왜 조정을 하지 못하는가? 일본이라면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사이좋게 적정한 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해운분야에도 이런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야한다. 정부나 연구기관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업계자체에 이런 손들이 있어야한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해운분야에 어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공익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희생과 봉사에 앞장서는 경륜을 갖춘 어른들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원로 어른 그룹을 만들어 역할을 하도록 부탁하는 것이 좋겠다.

◆제안 6 : 해상법의 방향=물류라는 큰 흐름의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에 맞춘 법률의 정비도 필요하다. 종합물류계약이 체결되는데, 우리는 지금도 과거의 각각의 개별계약에 초점을 맞추어 법률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해상운송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해상법을, 육상구간에서 발생했다면 육상운송법을 적용하는 식이다. 이제는 종합물류계약을 하나의 독립된 상거래로 격상해 법률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포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운송에서 발생했는지 모를 경우에는 적용할 법규가 없기 때문에 종합물류인은 포장당책임제한의 이익을 누리지 못한다. 이를 상법의 일부로 추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개품운송(정기선)은 헤이그 비스비 규칙은 화주(송하인)은 약자이고 운송인은 강자라는 전제하에 조약이 만들어져있고, 우리 해상법도 그렇다. 화주를 보호하는 강행규정이 있다. 그런데, 종합물류계약은 오히려 화주기업이 강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법의 전제는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화주를 보호하는 규정도 있지만 오히려 운송인을 보호하는 강행규정이 필요하다. 개품운송의 규정은 종합물류계약이 체결되는 B2B(해상기업과 화주기업)의 경우와 B2C(해상기업과 일반 소비자)의 경우를 구별해 현재의 제도는 B2C에 적용하고, B2에 적용되는 경우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해상법은 그 연구의 범위를 넓혀서 해운세제, 선박금융, 해사도산, 해사경쟁법에 정기선해운의 특성을 반영한 특별한 제도를 두도록 노력해야한다. 상법에 해상법이, 국제사법에 해상편이, 보험법에 해상보험법이, 등기법에 선박등기법이 따로 있다. 이와 같이 해운이나 선박의 특수성을 반영한 내용이 세법, 해사도산, 경쟁법(공정거래법)에 만들어져야한다. 해운의 특수성을 반영하면서 예측가능하고 해운산업을 육성하고 보호해 국제경쟁력을 갖춤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필자의 글을 읽고 공감해준 독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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