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올해 수주량 17% 감소 전망
양종서 연구원 “환경규제 대비한 신조발주 가능성 낮아”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이 1.7% 소폭 증가한 것에 비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크게 상승했다.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량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고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도 지난해 LNG선 및 컨테이너선 대량 수주에 의한 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해운·조선업 2018년 동향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해운시황은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모두 올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선복량 증가가 주춤해 시황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벌크선 시황, 완만한 개선 전망>

지난해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벌크선 시황은 올해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조선 인도는 연초 선복량의 3.4% 수준으로 많지 않은 물량이었으나 중국의 철강산업 재편으로 인한 철광석 수입 감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시황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운임은 연평균 전년 대비 18.1% 상승한 1353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시황 개선 추세는 완만하게 나타났다.

용선료는 등락을 반복하다가 연말에 하락했다. 17만dwt급 케이프사이즈 정기 용선료는 3분기 1일당 2만90달러에서 4분기에 1만6837달러로 하락했다. 파나막스급 벌크선도 3분기 1만3162달러에서 4분기에 1만2848달러로 떨어졌으며 핸디막스도 3분기 1만3115달러에서 4분기 1만2538달러로 4.4% 하락했다.

올해 완만한 시황개선은 가능하다.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 수요측 부진 요인과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2015~2017년 선복 발주가 제한적인 수준으로 2019년 선복량 증가율이 3% 미만에 그치면서 시황은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탱커 시황, 저유가 영향으로 개선 가능>

지난해 상반기 하락추세를 보였던 탱커 시황은 올해 유가하락으로 하락세는 벗어날 전망이다.

탱커 시황은 지난해 상반기 대량 폐선에도 2015년 저유가 시기에 대거 발주된 물량이 인도되면서 시황이 악화 되다가 하반기에 선박 인도가 감소하자 수급 상황이 호전됐다.

용선료는 VLCC 1년 용선료가 7월에 1일 1만9000달러로 전년 대비 25.8% 하락한 후 연말에 3만3000달러로 상승했다. 수에즈막스급 1년 정기용선료도 6월 1만5600달러까지 하락한 이후 반등해 12월에 2만4000달러로 회복했다. 제품운반선도 3분기까지 시황이 악화됐다가 선복인도 급감으로 4분기를 전후로 반등했다.

올해 탱커 시황은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2017년 발주물량이 일부 인도되면서 올해 3~4% 수준의 선복량 증가가 예상되지만 수요가 이를 소폭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제품운반선도 유가하락으로 석유제품 교역이 증가해 유조선보다 빠른 속도의 시황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환경규제 앞두고 중형컨선 퇴출 전망>

지난해 컨테이너선 시황은 부진을 겪었다. 운임은 계절적 요인 외에도 2015년 대량 발주된 초대형선의 물량이 인도되면서 선복과잉 상황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운임지수 CCFI는 2018년 평균 818.43으로 전년 대비 0.2% 하락했다.

미국 노선 운임은 개선됐으나 유럽과 지중해 노선은 하락했다. 상하이-미서안 노선 평균 운임은 feu당 1736달러로 16.9% 상승했고, 상하이-미동안 노선도 2806달러로 18.2% 상승했다. 반면 상하이-유럽노선의 2018년 평균운임은 6.2% 하락한 teu당 821.76달러를 기록했고 상하이 지중해 노선도 전년 대비 2.4% 하락한 7797달러를 기록했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기호전이 뚜렷한 미국노선의 운임은 강세를 나타낸 반면, 경기 개선이 미약하고 신규 초대형선의 투입이 증가한 유럽노선은 하락세를 나타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시황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세계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의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나 지난 2015년 대량 발주된 물량이 거의 인도된 상태이고 올해 선복량 증가율이 3% 내외로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노선에서 밀려난 중형선들이 환경규제를 앞두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선대 정리가 이뤄지면서 시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LNG선 시황, 강세기조 유지>

지난해 LNG선 시장은 운임과 용선료 모두 강세를 보였다. 16만cum급 LNG선 운임은 3분기까지 평균 1일 6만850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3% 높은 수준을 보였고 난방수요가 시작된 4분기에는 14만9385달러로 무려 125% 상승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14만5000cum급 LNG선은 3분기까지 1일당 4만166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고 4분기에는 8만3077달러로 105.7% 대폭 상승하는 모습도 보였다. 양종서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운임과 용선료는 양호한 수준을 보였으나 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16만cum급 이상의 선형과 14만5000cum급 선형간 운임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LNG선 시황은 지난해 말 강세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 인도량은 40여척으로 비교적 많지만 중국의 LNG 수요 증가로 선복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평가다. 양종서 연구원은 "중국의 LNG 수요증가가 이러한 신조선 인도효과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돼 운임의 강세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운임 강세를 경험한 중국 LNG 수입업자들이 장기 용선에 의한 안정적 운송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LNG 해상 운임의 하향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 운임 수준보다는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18년 신조 발주량 1.7% 소폭 증가

지난해 전 세계 신조선 발주 시장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환경규제 발효를 앞두고 있으나 선사들의 대응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발주량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2018년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2860만cgt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8% 감소한 548만cgt가 발주되는데 그치면서 연간 발주량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발주액도 크루즈선 발주량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6.6% 하락한 647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발주량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선종별로 발주량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LNG 수요 증가로 LNG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무려 366% 증가한 585만cgt(76척)가 신조발주됐고 초대형선이 대량 발주된 컨테이너선도 전년 대비 46.9% 증가한 586만cgt가 발주됐다.

반면 벌크선은 24.5% 감소한 630만cgt, 탱커는 36% 줄어든 505만cgt, 크루즈선도 38.2% 감소한 201만cgt가 발주되는데 그치면서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종은 모두 감소세로 마무리했다.

전 세계 발주량 가운데 한중일 3국의 수주점유율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크루즈선 발주가 감소하면서 한중일 3국의 수주점유율은 88.7%까지 증가했다. 특히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가 증가하면서 한국의 수주점유율이 전년 26.9%에서 44.2%로 상승했고 벌크선 발주시장 부진으로 중국은 전년 대비 9.8% 하락한 32%를 기록했고 일본은 12.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올해 발주량 2800만cgt 전망, 2.1% 감소

올해 발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감소할 전망이다. 양종서 연구원은 "2019년 9월 기존선에 대한 평형수처리장치 규제 발효, 2020년 1월 황산화물 규제 강화 시작에도 본격적인 규제 대비 수요가 연중에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LNG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절대 중국 수입업자들이 장기 운송계약 비중을 높일 경우 선주들의 기대감이 하락해 올해 LNG선 절대 발주량이 전년보다 다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소의 수주잔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안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할 전망에 따라 하반기에 대형선부터 신조선가 상승을 예상했다. 또 신조선가 상승에 따라 올해 수주액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양종선 연구원은 올해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2800만cgt, 발주액은 2.1% 증가한 660억달러를 예상했고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은 17% 감소한 1050만cgt, 수주액도 14% 줄어든 224억달러로 전망했다.

그는 “수주 감소는 2018년 LNG선의 대량 수주와 현대상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특수 등에 의한 기저효과로 점진적인 수주 회복 추세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2019년까지는 LNG선 활황의 영향이 수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2020년 이후 환경규제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수요가 타 선종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영업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