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신조선 시장서 중형선박 비중 21%

 
국내 중형조선사 1분기 수주 4척에 그쳐
건조량 탱커 10척으로 감소 추세

2018년 1분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623만cgt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전년동기 대비 205.4% 증가한 263만cgt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면서 1분기 수주 성적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94%로 전년대비 0.18% 높은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상품수입규모는 2017년 5.52%에서 올해 5.70%로 0.1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해운·조선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역의 수요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조선시황이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형조선사의 상황은 다르다. 전 세계 조선시황과 달리 중형선박 시장의 개선 폭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1분기 중형 선박은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한 70척 발주에 그쳤고, 중형선박이 신조선 발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50%에서 21%로 대폭 축소됐다.

중형선박 70척 발주 전년비 4.9% 증가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14일 발표한 ‘중형조선사 2018년도 1분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형선박은 1분기에 총 70척, 130만cgt가 발주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에 그쳤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1분기 중형 벌크선 발주량은 29척, 53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55.6%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단 1척도 발주되지 않았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이 올해에는 25척이 발주되면서 신조선 수요가 해당 선종을 위주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중형 컨테이너선은 총 14척, 25만cgt가 발주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발주량은 증가했으나 실제 전년 동기와의 차이는 2000teu급 1척에 불과해 큰 폭의 개선은 아니다.

지난해 양호한 수요를 나타냈던 중형 탱커 발주량은 23척, 49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에 따른 조정양상으로 보인다. 특히 LR2급에 해당하는 아프라막스의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54%나 감소하며, 중대형선을 중심으로 수요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형 LPG선은 4척, 3만5000cgt가 발주돼 전년동기 대비 1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선은 발주량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감소폭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고 양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처럼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된 것에 비해 중형선박 시장은 개선 폭이 크지 않았다. 1분기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4% 증가한 623만cgt로 집계됐다. 발주액 역시 20.5% 증가한 149억달러를 기록하며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다.

양 연구원은 “아직까지 선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2020년 이후 SOx 규제 강화에 대한 준비가 점차 시작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수요 개선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형선박 시장은 벌크선을 제외하면, 전체 조선시황과 달리 개선 폭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신조선 발주가 대형 광석운반선(VLOC), 대형 유조선, 1만1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LNG선 등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중형선박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으로, 과거 신조선 시장에서 40~50%에 이르렀던 중형선박의 비중은 올해 1분기에 20.8%로 대폭 축소됐다.

1분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 4척

전 세계 발주 시장에서 중형선박의 비중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국내 중형조선사의 1분기 수주실적도 저조하다. 1분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73.7% 증가한 10만1000cgt를 기록했다.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1분기 신조수주 3척에 따른 기저효과이다.

국내 중형 조선사는 1분기에 11만4000dwt급 아프라막스 탱커 2척과 5만dwt급 MR탱커 2척 등 총 4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특히 수주한 선종이 모두 탱커로, 선박 편중현상도 개선되지 않았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중형조선사의 수주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축소됐다. 지난 2013년 국내 조선업 전체 수주액에서 중형조선은 42.2억달러로, 10.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014년 31.7억달러(10.1%), 2015년 13.1억달러(6.1%), 2016년 3.7억달러(9.5%), 2017년 12.5억달러(8.2%)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수주액은 1.6억달러, 비중은 3.2%로 크게 축소됐다.

중형 조선사 수주 점유율은 소폭 개선됐다. 세계 중형선박 시장에서 한국 중형조선사의 1분기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7.0%에서 7.8%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형조선사의 1분기 수주액도 1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0.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형조선사 건조량 76% 감소

이러한 가운데 일감부족으로 건조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올해 중형조선사 건조량은 탱커 10척으로 57.9만dwt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선조선 LR2탱커 2척, STX조선해양 LR1 탱커 4척, 대선조선 MR탱커 1척과 소형 화학탱커 3척 등 3곳의 조선소에서 선박을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건조량은 총 30척으로 224만7000dwt로 집계됐으나 2분기에 19척, 148만8000dwt로 하락했고 3분기에는 16척, 158만7000dwt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대폭 축소돼 7척, 46만7000dwt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탱커 10척을 인도하는데 그쳤다. 양 연구원은 “dwt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23.9%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75.8% 대폭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조량 감소로 수주잔량 감소 속도는 완화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잔량은 90.7만cgt로 전분기 대비 8.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실적에 따라 조선사마다 수주잔량 보유 수준은 차이가 있으며, 평균적으로 1년치 일감으로 추정된다.

신조선가 완만한 상승추세

긍정적인 것은 신조선가가 상승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신조선가는 1분기 중에 4.5% 상승해 3월 평균 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파나막스도 1분기 중에 3.9% 상승해 평균 2650만달러, 핸디사이즈는 2.3% 상승한 225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후 벌크선의 신조선가 상승은 완만한 속도이나 상승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형 탱커의 경우 11만3천~11만5천dwt급 신조선가는 1분기 중에 3.4% 상승해 3월 평균 4550만달러를 기록했다. 7만3천~7만5천dwt급 제품운반선은 3.6% 상승한 4300만달러, 4만7천~5만1천dwt급 제품운반선은 4.4% 상승한 3225만달러, MR탱커는 3.1% 상승한 3275만달러를 기록했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신조선가는 철강재의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흐름을 나타냈으나, 올해는 소폭이라도 상승흐름으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중형 컨테이너선도 상승추세이다. 3600~3700teu급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는 7.4% 상승해 3월 평균 3650만달러를 기록했다. 1850~2100teu급 컨테이너선은 6.7% 상승한 2400만달러, 1000~1100teu급 컨테이너선은 6.1% 상승한 175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형 컨테이너선의 수요는 아직 부진한 상황이지만, 신조선가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는 타 선종의 수요 증가에 따른 전반적인 시황 호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 연구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형 LPG선은 전분기 신조선가를 유지하고 있다. 6만cbm급 LPG선은 6300만달러, 3만5천cbm급 LPG선은 4650만달러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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