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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한국해운신문 2020 신년특집좌담회

기사승인 [1966호] 2020.01.02  12: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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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종·선형별 국적선사 통합논의 시작하자”

해운재건계획, 구체적 시행 전략 만들자
현실적인 화주-선사-조선 상생모델 필요

   
 

2019년 해운업계는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해야했다. 특히 벌크선과 탱커는 예상치 못한 외생변수에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극심한 운임 변동성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2020년 해운시황은 급격한 수급상의 변화는 없어 2019년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2019년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외생변수가 발생하면 언제든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20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해운업계는 엄청난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해운산업은 극심한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국적선사들의 대응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국적선사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고효율 선박의 확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해운신문이 2020년 경자년을 맞아 마련한 신년특집 좌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한국해운업계가 당면한 변동성, 불확실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선종별, 선형별로 국적선사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대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통합을 통해 대형화를 시도해야 정부에 친환경 고효율 선박 신조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을 쌓을 수 있고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도 끌어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운신문 2020 신년특집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가능한 가감 없이 정리했다. <전문>

<2020 한국해운신문 신년 특집 좌담회 개요>

-일 시 : 2019년 12월 17일(화) 오후 4시 30분

-장 소 : 한국프레스센터(한국언론재단) 무궁화실

-참석자 : 성명 가나다순

박성진 한국유조선사협의회 회장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윤흥근 대한상선 대표이사

이환구 흥아라인 부회장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조병호 화이브오션 사장

한종길 성결대학교 교수

-사회자 :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편집국장

◆사회 : 오늘 일기가 불순한 가운데도 이렇게 한국해운신문 신년특집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우리 해운계를 대표할만한 최고경영자와 전문가 여러분들을 모시고 2019년 한해를 되돌아보고, 2020년 새해를 전망해 보는 특집 좌담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모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양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의 배재훈 사장님도 나오셨고, 2019년 결성된 한국유조선사협의회의 박성진 회장님도 나오셔서 그 어느 때 보다도 해운업계를 폭넓게 조명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2019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가를 한국해운신문 선정 10대뉴스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2019년도의 해운시황은 어떻게 변화했고 해운업계는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서 2020년 새해에 예상되는 일들과 향후 해운시황 변화에 대해서 전망을 해본 다음에 우리 한국해운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심도있는 토론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국해운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가 따져보고, 그에 따라 각자가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얘기를 함으로써 이 좌담회의 결론을 유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오늘 7분의 패널을 모셨으므로 한분당 발언시간은 좀 5분 이내로 짧게 제한을 해주셨으면 하고, 정리의 편의를 위해서서 큰 소리로 좀 말씀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2019년 해운산업에 대한 회고를 먼저 하겠습니다. 해운산업에 대한 회고는 해운업계 대표분들이 먼저 해주시고, 정우영 변호사님이나 한종길 교수님은 한국해운의 과제와 문제점, 향후 해운재건 방향 등에 대해 주로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한국해운신문은 최근 2019년 10대뉴스로 ①미중무역전쟁, 한일 외교갈등 ②현대상선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 ③장금-흥아 컨테이너 통합 완료 ④IMO 2020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 분주 ⑤한중일 대형조선소들끼리의 통합 바람 ⑥하반기 케이프, VLCC 운임 급등 등을 꼽았습니다. 이 외에도 ⑦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 통합 ⑧승선예비역 800명으로 감축 ⑨동아탱커 법정관리 파장 ⑩정치권, 일부선사 특혜의혹 제기 등을 꼽혔습니다.

이러한 10대뉴스는 해운 전반을 아우르기 때문에 컨테이너부문, 부정기선 부문 등 부문별로 나누어놓고 보면 꼭 들어갔어야 하는 것이 빠져 있거나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만, 해운, 항만, 조선, 물류를 다 아울러서 10대뉴스를 뽑다보니 전체적으로 특이한 현상이나 인상적인 뉴스들이 10대뉴스로 많이 뽑혔다고 이해를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10대뉴스에는 안들어 갔지만,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 사건이나 이뤄진 일들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 1월에 발생한 브라질 광산의 광미댐 붕괴 사고, 공정위의 근해항로선사들의 담합행위 조사, 흥아해운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 취임, 그리고 지난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서 톤세제 일몰 5년 연장과 우수선화주인증 받은 국제물류주선업자에게 소득세, 법인세 공제해주기로 결정된 것 등은 아깝게 10대뉴스에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해운업계의 10대 뉴스를 중심으로 2019년도 해운업계를 회고 해봤으면 합니다. 마침 오늘 우리나라 원양컨테이너항로의 대표 주자이신 현대상선의 배재훈 사장님께서 나오셨기 때문에 원양컨테이너항로에서 2019년에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그리고 그런 사건들은 우리들에게 어떤 것을 시사하는 지 먼저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해운신문 10대뉴스에도 현대상선의 디얼라이언스 가입이 2위에 랭크됐습니다. 먼저 당사자인 배재훈 사장님의 회고를 들어보겠습니다.

<2019년 해운산업 회고>

현대상선 최고 이슈는 ‘디얼라이언스’ 가입

   
▲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이하 배재훈 사장) : 현대상선 입장에서 2019년을 되돌아보면 먼저 경영진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한진해운을 거쳐 ONE에서 일했던 박진기 부사장이 경영진으로 합류했고 그러면서 긴박하게 해운동맹 협상이 진행됐습니다. 현대상선과 2M의 전략적 제휴는 2020년 3월말까지이고 터미네이션 노티스(종료 공지)는 6개월전에 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늦어도 9월에는 연장할 것인지, 종료할 것인지 노티스를 해야 합니다. 또 종료한다면 9월 이후에 노티스하고 자연스럽게 다른 동맹으로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조기 탈퇴를 선언하고 부족한 기간 동안 누구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이런 논의가 내부적으로 있었습니다.

격론 끝에 7월 1일부로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을 공표했고 이에 따라 2M과의 제휴는 12월말로 종결되게 됐습니다. 디얼라이언스 서비스는 2020년 4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3개월간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2M의 기존 선복을 사용하기로 합의가 됐습니다. 2M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된 것이죠.

우리가 2M에 대선해준 배들이 있는데 이중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하는 배들은 조기에 반선을 받아서 개조 작업후 2020년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 서비스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대신 여유가 있는 배들은 대선 기간을 조금 더 연장해주기로 하고 2M의 서비스를 3월까지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합의를 했습니다.

현대상선 내부적으로 2019년 한해 가장 큰 이슈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진기 부사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얼라이언스 문제를 탐색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을 써야했을 텐데 다행히 시간을 줄이면서 최상의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2M을 벗어나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현대상선에게 가장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현대상선의 협상력도 있겠지만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건조하고 있는 메가 컨테이너선 20척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디얼라이스는 메가컨테이너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메가 컨테이너선대는 슬롯코스트 측면에서 큰 장점이 될 것입니다.

◆사회 : 말씀해주신 김에 2019년 해운 시황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지 않았습니까?

◆배재훈 사장 :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시황이 조금 달랐는데 컨테이너선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컨테이너선은 7~9월이 전통적인 성수기입니다. 중국이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 밀어내는 물량이 상당한데다가 11월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물량까지 겹치다보니 전통적으로 7~9월은 운임이 올라가는 사이클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2019년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인지 오히려 7~9월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연말이 되면서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드라이 벌크는 2019년 상반기 브라질의 광미댐 붕괴 사고로 시황이 굉장히 좋지 못했습니다만 하반기 들어 회복되면서 그동안 싣지 못했던 물량까지 몰리면서 가파른 운임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웻 벌크, 즉 탱커는 COSCO의 VLCC 23척이 이란 원유를 싣다가 제제를 받으면서 선복이 타이트해져 한때 운임이 일일 30만 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4만~5만 달러로 안정화 됐습니다. 지금도 벌크는 괜찮은 시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컨테이너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대상선만 놓고 보면 2019년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운임도 떨어지고 벙커유가도 오르는 등 여건이 좋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했고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사회 : 현대상선이 적자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다른 원양선사들을 보면 순이익을 많이 냈습니다.

◆배재훈 사장 : 앞서 말씀드렸듯이 2019년 컨테이너선은 전체적으로 운임이 떨어지고 벙커유가도 올라 어려웠지만 선사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열심히 하면서 수익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사회 : 아마도 환율문제도 있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의 영향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원양 컨테이너선 시황은 이정도로 정리하고 벌크 시황을 좀 더 살펴봤으며 좋겠습니다. 대한상선 윤흥근 대표님께서 2019년 벌크시황을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

BDI 500에서 1900까지 변동성 극심

   
▲ 대한상선 윤흥근 대표

◆대한상선 윤흥근 대표(이하 윤흥근 대표) : 우리가 2019년 벌크시황을 정리할 때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2015년부터 불황이 지속되면서 선박에 대한 투자가 제한돼 있던 상황에서 시황이 전개됐다는 사실입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1월에 브라질의 광미댐 붕괴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발레의 철광석 수출물량 약 4천만톤이 사라졌습니다. 3월에는 서호주에 사이클론까지 발생하면서 1주일 이상 선적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2019년 상반기 물동량이 크게 하락했고 2월 BDI가 595 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발생했던 악재들이 해결되면서 물동량이 회복된데다가 IMO 2020이라는 큰 변수 때문에 시황이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2020년부터 시행되는 SOx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벌크선들이 스크러버를 장착하려고 수리조선소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선박들이 정기검사를 위해 드라이 도크에 들어가면 15~20일 정도 소요되는데 스크러버 개조 공사까지 진행되면서 30~40일까지 늘어지고 있습니다. 개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리조선소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러면서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수들 때문에 2019년 벌크시황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500 포인트대까지 떨어졌던 BDI가 3배가 넘는 1900 포인트까지 급등했습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해운불황으로 선박 투자가 안돼 수급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춰진 상태에서 외생변수들로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시장이 급변했기 때문입니다.

2019년을 정리하면서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해운산업의 트렌드가 대형화라는 점입니다. 화주의 대형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돼 독과점이 이루어졌고 할 수 있습니다. 선사들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컨테이너의 경우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마켓 쉐어를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벌크선도 대형화되는 추세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 선사들은 점점 대형화되고 있고 선박 발주도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대형은행들의 리스자회사들이 선박을 대량으로 발주하고 중국 선사들에게 용선을 주는 형태의 딜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국적선사들은 선박금융이 막혀 선박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회 : 윤 대표님께서 2019년 한해동안 벌어진 벌크선 부문의 트렌드를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조병호 사장님께서도 2019년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중 무역분쟁 벌크선에도 큰 영향

   
▲ 화이브오션 조병호 사장

◆화이브오션 조병호 사장(이하 조병호 사장) : 윤 대표님께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를 해주셔서 제가 좀 더 부연 설명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2018년말 좌담회에 나와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어 향후 2년내 글로벌 경제에 굉장히 큰 리세션(Recession)이 올 수도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 위기가 연말에 올 수도 있겠다는 염려를 하고 있었는데 2019년 시작하자마자 바로 1월에 브라질의 광미댐 붕괴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발레의 철광석 연간 출하량이 4억톤 규모인데 광미댐 사고로 10%에 달하는 4천만톤이 생산 차질을 빚었습니다. VLOC는 대부분 장기COA로 운항되기 때문에 사실 광미댐 사고 여파가 거의 없었고 일반 마켓에서 플레이하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실제로 케이프 용선료는 일일 2천 달러까지 떨어져 케이프 선주들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월에 서호주에서 사이클론 베로니카 피해로 철광석 선적이 차질을 빚으면서 케이프 마켓은 굉장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7월초 철광석 가격이 100% 이상 급등했습니다. 톤당 60달러 하던 철광석이 2배가 넘는 120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재기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광둥성 지역에 우리나라 돈으로 340조원 규모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철광석 가격이 급등해 버리니 중국 정부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2019년 상반기에는 이와 같은 악재들이 시장을 전체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에 브라질의 철광석 생산이 일부 건식 공법으로 재개되고 그동안 밀렸던 선적도 재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도 용선료가 너무 낮다보니 노후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들이 해체되고 스크러버 장착을 위한 불가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수급이 조정돼 하반기에 전반적으로 폭등세가 연출됐습니다.

케이프사이즈 용선료가 일일 3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파나막스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습니다. 파나막스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산 곡물 수입이 제한돼 남미로 수입지를 변경하면서 톤마일 확대돼 선복 수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해운시장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임펙트가 워낙 큰데 미국 대선 때까지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지속될 것입니다.

◆사회 : 이번에는 2019년 한해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근해 컨테이너선 부분을 흥아라인 이환구 부회장님께서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금-흥아 통합, 해진공 결정적 역할

   
▲ 흥아라인 이환구 부회장

◆흥아라인 이환구 부회장(이하 이환구 부회장) : 한국해운신문이 선정한 10대 뉴스에도 있지만 1984년 해운산업 합리화 이후 정기선사들이 자발적으로 통합한 것은 장금과 흥아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통합 발표 이후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11월 13일 흥아해운에서 컨테이너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이 완료됐고 12월 6일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기업결합 신고까지 완료해 실질적으로 통합 법인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장금상선이 통합법인에 현물출자와 자본금 납입을 완료했고 12월 20일자로 사명을 흥아라인 주식회사로 변경했습니다.

시장에서 통합법인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조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당초 통합은 50대 50으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통합법인을 클린컴퍼니로 출범시키는 게 목표였지만 흥아해운의 재무건전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거래 채무변재를 할 수 있도록 지분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통합이 아니라 인수합병이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통합법인은 흥아해운에서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장금상선이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회사 대 회사의 통합이 맞습니다. 실질적으로 통합은 운영, 전략, 전산 등 펀드멘털의 통합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사의 실질적인 통합은 4월 15일부터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곧바로 통합하지 않고 1년 정도 유예 기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브랜드 파워 유지를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일본 통합선사인 ONE가 일시에 통합하면서 마켓 쉐어를 잃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래서 1년간 소위 현대·기아차 모델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 회사지만 브랜드를 달리해서 영업력을 유지하겠다는 것 입니다.

통합과 관련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역할과 지원이 대단히 컸습니다. 해양진흥공사가 없었다면 통합법인의 출범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흥아해운의 재무상태가 어려웠을 때 금융논리만으로 접근했다면 과거 한진해운 사태와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해양진흥공사가 금융의 논리가 아니라 산업의 논리로 접근, 컨테이너정기선 사업을 살려야 한다고 판단해 선지원으로 흥아해운의 회사채 400억원을 인수해 줬습니다.

또 통합법인이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운영 자금을 지원해줄 계획입니다.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시는 데 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은 절대 공짜가 아닙니다. 시중 금융권의 지원이 어려운 것을 해양진흥공사가 해주는 것일 뿐 지원금에 대한 원리금 상환은 똑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해운에 어려운 일이 벌어지면 해양진흥공사가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 과정에서 제가 절실히 느낀 것은 한국해운 입장에서 해양진흥공사라는 정말 큰 지원군이라는 사실입니다.

공정위 조사, 근해항로 운임 폭락

제가 근해컨테이너 해운업계를 대표해서 나왔으니 2019년 근해항로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한일항로는 2019년 수출이 약 110만teu, 수입이 81만teu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일간 수출입 화물은 한일 무역분쟁의 여파로 전년대비 약 5% 정도 줄었고 피더화물은 11%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3국간 화물, 즉 동남아에서 선적돼 부산항에서 환적된 후 일본으로 가는 화물은 국적선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근해국적선사들이 향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도 3국간 화물의 유지·확대입니다. 이것은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부산항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한일항로는 국적선사가 점유율은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일항로운임은 수출화물이 전년동기 대비 teu당 100달러, 수입화물은 140달러 하락했는데 전체적으로 약 950억원에 달합니다. 이게 얼마나 크냐면 한일항로에 취항중인 근해국적선사의 연간 전체 이익이 900억원이 채 안됩니다. 근해선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연수익 보다 더 큰 돈이 사라진 것입니다. 2020년에 운임이 회복하지 않는다면 근해국적선사 전체가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한일항로가 국적선사 점유율이 거의 유지됐음에 불구하고 운임이 급격하게 하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공정위 조사입니다. 공정위 조사는 어떻게 보면 공정거래법과 해운법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해운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할 수가 있는데 이게 늦어지다 보니 국적선사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큽니다.

한중항로는 수출이 100만teu, 수입이 170만teu로 2018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량은 소폭 증가했지만 원양선사들이 중국 마켓에 진입하고 있고 기존선사들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치열한 집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운임 안정화 장치가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에 이미 마이너스 운임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에서는 지속적으로 한중항로 개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개최된 한중회담에서 중국이 강력하게 항로 개방을 요구했고 우리가 소석률을 적용해서 단계적으로 3~5년에 걸쳐 개방을 추진하자고 겨우 막아내고 있습니다.

동남아항로는 가장 레드오션 중 하나입니다. 수출은 141만teu, 수입은 147만teu로 2018년 대비 약 2%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량이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역시 운임이 급락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공정위 조사이후 운임이 teu당 50~100달러 정도 하락했습니다.

운임 하락 폭이 크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사실 2018년에도 운임은 이미 바닥이어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고 봤는데 그곳에서 또 100달러가 더 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하 1층까지 떨어졌다고들 얘기합니다. L자형 불황도 겁이 나는데 L자를 뚫고 더 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해운법이 개정돼 운임공표제가 시행되고 있고 장기운송계약 신고 의무, 표준계약서 의무 사용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근해정기선사들은 조금 희망을 갖고 2020년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운임안정화에 대한 대책입니다. 정우영 변호사님께서도 열심히 노력중이신데 공정거래법과 해운법의 정리가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해운연합(KSP)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용역을 지난 5월에 실시됐다는 사실입니다. KSP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정기선사 최고 경영자와 담당 임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KSP가 있어서 이만큼이나마 안정화 할 수 있었다’며 유지가 필요하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민간 주도로 제2기 KSP를 만들자고 해서 KSP 2.0이라는 슬로건으로 출범하려고 했는데 공정위 조사와 맞물려 중단된 상태입니다.

◆사회 : 화주단체의 신고로 공정위 조사가 시작됐지만 그 화주단체가 신고를 취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환구 부회장 : 신고 취하는 됐지만 공정위 조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공정거래법과 해운법의 대립이 조속히, 명확하게 규정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해운법은 해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약자인 선사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은 반대로 우리가 카르텔을 형성해 독과점 행위로 공정거래를 저해했다고 몰아가고 있으니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 : 근해컨테이너정기선은 이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다음은 오래 기다리셨는데 2019년 한국선주협회 산하 조직으로 공식 출범하신 한국유조선사협의회 박성진 회장님께서 2019년 한해를 회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형 케미컬탱커 위한 정부 정책 부재

   
▲ 한국유조선사협의회 박성진 회장

◆한국유조선사협의회 박성진 회장(이하 박성진 회장) : 제가 해운 관련 모임에 가면 늘 드리는 말씀이 탱커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해운정책에도 탱커에 대한 것은 아예 없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석유화학제품들을 중소형 탱커가 운송하고 있는데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정책적인 배려도 없습니다.

오늘 좌담회에서 중소형 탱커 업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호소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산에서 올라왔습니다. 중소형 탱커선사들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거래하는 화주들이 대부분 국내외 대형 석유회사, 에너지회사들이다 보니 운임이나 디머리지(demurrage)와 같은 것을 두고 다툴 수 있는 입장이 전혀 못 됩니다.

2019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해운업계에 큰 충격을 줬던 동아탱커 사태가 어떻게 보면 중소형 탱커선사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동아탱커가 사명에만 탱커가 들어가 있을 뿐이지 실제로 탱커 선사는 아닙니다. 다만 동아탱커가 우리와 같은 소형 케미컬 탱커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회사였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상당히 마음이 아픕니다.

동아탱커가 왜 그런 지경에 처하게 됐는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선박금융정책 부분에서 동아탱커 사태를 한번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당국자와 금융당국자가 각각의 해운선사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했다면 과연 동아탱커 사태가 벌어졌을까요?

소형케미컬 탱커는 동북아시아지역을 주로 운항합니다. 그렇다보니 운항거리가 짧고 기항 횟수가 다른 선박에 비해 굉장히 많습니다. 대형선박들에 비해 항차수가 많다보니 전체 선박 운항비에서 항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형탱커선사들이 이번에 협의회를 만들게 된 것도 아이러니하게 항비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대산항 예선회사들이 순번제를 도입하면서 예선료를 100%에서 많게는 150%까지 인상했습니다. 대산항 기항 횟수가 많은 소형케미컬 선사들로서는 예선료를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됐습니다. 케미컬 선사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단체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대산항 예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다보니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고 관계 당국에 호소하려면 조직이 있어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한국중소선사협의회가 만들어 지게 됐습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운임 하락폭 커

2019년 중소형 탱커 시장을 되돌아보면 가장 핵심적인 것이 중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운임 급락입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곳이 중국인데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중국내 정유공장도 많이 증설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복 과잉 상태가 발생해 열심히 운항해도 저운임으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또 내부적으로 예선료를 비롯한 항만부대비용 인상,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선원 급여 인상 등 비용증가로 중소선사들이 많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선사들을 결정적으로 어렵게 만든 것이 SOx 배출 규제입니다. 정부는 SOx 규제에 대응하도록 스크러버 장착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스크러버는 1만톤 이하 소형선박에는 장착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0.5% 저유황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38~40%의 연료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운임이나 유류할증료를 인상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중소형 케미컬 선사들은 메이저 화주들과의 운임 협상력이 떨어지는데다가 과잉 선복 상태여서 운임이나 유류할증료 인상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12월 중순이면 이미 다음연도 운임이 결정됐어야 하는데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주는 벙커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줄 생각이 없고 선사들은 화주의 눈치만 보다보니 2020년 운송계약을 아직까지 확정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항에 투입된 탱커는 연료유가격이 인상되면 이중 몇 %를 운임에 반영한다는 단서 조항을 넣기도 하지만 외항은 이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외항은 무한 경쟁시장이기 때문에 자국선이 안되다고 하면 곧바로 외국선을 쓰는 상황이 벌이지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소형 케미컬 선사들은 2020년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참으로 막막한 상황입니다.

◆사회 : 지금까지 해운업계의 2019년 한해를 회고해 봤습니다. 정우영 변호사님께서도 2019년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아탱커 법정관리, 법률·선박금융에 영향

   
▲ 법무법인 광장 정우영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정우영 변호사(이하 정우영 변호사) : 법률, 선박금융 측면에서 2019년 한해를 정리해 보면 가장 큰 이슈가 동아탱커 법정관리입니다. 동아탱커 법정관리가 법률과 선박금융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컸습니다. 동아탱커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아탱커에 배를 빌려주고 있는 SPC도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이 일시적이지만 이를 받아줬습니다. 법원이 편의치적국에 설립된 SPC의 자산에 대한 법정관리를 받아준다는 것은 금융권이 선박에 설정한 저당권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행히 법원이 이상한 논리를 적용하기는 했지만 동아탱커가 신청한 SPC의 법정관리를 기각했습니다. 만약 SPC에 대한 법정관리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은행들은 더 이상 국적선사에 선박금융을 제공하지 않게 됐을 것입니다. 동아탱커의 SPC 법정관리 신청은 선박금융을 취급하는 뱅커들에게 굉장히 큰 불안감을 심어줘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선박금융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두 번째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2019년 1월부터 새로 적용된 국제회계기준16호(IRFS16)입니다. IRFS16은 그동안 운송계약으로 취급돼 매출로 잡혔던 COA나 CVC를 리스로 보고 금융비용을 뺀 나머지 차액만을 매출로 인식해 해운업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IRFS16에 따라 선사들은 결국 매출 감소→EBITA 하락→주가 하락→신용도 하락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금융위가 2018년까지 체결된 운송계약은 그대로 운송계약으로 최급하고 2019년 이후 체결하는 운송계약은 IFRS16의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정리를 해줬습니다. 그런대로 2019년까지는 잘 넘어간 셈인데 2020년부터는 사실 걱정이 됩니다.

최근 A선사가 B화주와 COA 계약을 체결하면서 IFRS16을 벗어나기 위해 선박의 자유대체권을 계약서에 포함시켰습니다. 선사와 화주가 체결하는 장기운송계약은 대부분 선박을 자유롭게 대체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이 부분이 장기계약을 리스로 인식하게 하는 단초가 됩니다. 그런데 C 회계법인은 2020년부터 화주의 동의없이 선박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선박 자유대체권이 포함된 운송계약도 리스로 취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커지면 결국 국적선사들이 COA, CVC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영업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공정위 조사입니다. 공정위 조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슬로우 데스 트렌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저는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깊게 인식하는 기관들이 많지 않고 선사들도 이런 상황 에서 출혈경쟁을 지속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도 하게 됩니다.

더불어 선박 금융측면에서는 정책금융을 제외하고 일반 상업금융은 전멸했다는 게 2019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현대상선 디얼라이언스 가입, 가장 희망적

   
▲ 성결대학교 한종길 교수

◆성결대학교 한종길 교수(이하 한종길 교수) : 저는 조금 긍정적인 측면에서 2019년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먼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정기선 부문 통합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해운정책이 어느 정도는 유지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금-흥아 통합은 과거와 같이 정기선사를 법정관리에 넣어서 파탄으로 끌고 가는 정책적 실패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정우영 변호사님이 지적해주셨지만 동아탱커 법정관리도 자칫 국적선사들이 선박금융 자체를 하지 못하는 구조로 갈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바로 잡혀서 우리가 정책적으로 굉장히 잘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희망적인 사건은 현대상선의 디얼라이언스 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을 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의지가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정기선 통합이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장금과 흥아만 지원하냐? 우리도 비슷하게 통합하면 지원해 줄 것인가?’와 같은 의심과 부러움의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부가 통합을 추진하면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것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것을 특혜라며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중소선사 지원대상 확대, 1조원 규모 지원

◆정우영 변호사 : 문성혁 장관께서 해양진흥공사가 특정선사만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공사가 중소형선사에 9천억에서 1조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간 것은 왜 간과하느냐고 지적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해양진흥공사가 현대상선만 지원한 것은 아닙니다. 상업은행에 맡겼을 때 지원 가능한 중소선사가 20개 미만이지만 해양진흥공사는 지원 가능한 중소선사를 40개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금융의 시각이 아니라 해운산업의 시각에서 선사에 대한 크레디터빌리티(creditability)를 분석하다 보니 지원대상을 확대할 수 있었고 실제로 지원이 됐습니다. 상업은행이 지원하지 못하는 것을 해양진흥공사가 했다는 것은 일단 높게 평가해야합니다.

박성진 회장님께서 중소형 케미컬 탱커 선사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말씀하셨는데 해양수산부와 해양진흥공사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수부와 해진공에서는 1만 5천dwt급 이하 소형 케미컬 탱커의 가장 큰 문제가 노후화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제가 분석을 해봤는데 소형 케미컬 탱커중 선령 25년 이상된 선박이 50척이 넘어 자칫 사고가 발생하면 큰 일이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수부나 해진공에서 회의가 있을 때마다 소형 케미컬 탱커 선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게 소형 케미컬 선사들의 특징이 메이저 화주들과 거래하지만 COA가 장기가 아니고 안정화돼 있지 않으며 신용도도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박성진 회장 : 정변호사님처럼 많은 분들이 선박의 노후화 문제를 지적하십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선박이 노후화 됐으니 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급 검사를 통과한 선박은 안전성 측면에서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선급들이 요즘 선박 검사를 대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선박 사고의 위험성은 선박의 노후화 보다는 선원에 있다고 봅니다. 선원들이 점점 고령화되고 수준도 떨어지고 있어 선박 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우영 변호사 : 소형케미컬 탱커는 사실 금융을 제공하기도 어렵고 배를 지을 조선소도 마땅치 않은 것 같습니다. 가동이 중단된 남해안 지역의 조선소들을 이와 같은 소형 선박을 건조하거나 수리하는 조선소로 특화하는 것을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해운지원하면 낙수효과로 부대산업까지 활성화

◆박성진 회장 : 현재 소형 케미컬 탱커나 가스운반선을 건조할 한국의 조선소가 거의 없습니다. 있다손 치더라도 일본 조선소보다 오히려 선가가 더 비싸 경쟁력이 없습니다.

며칠 전 부산일보가 해양수산인 100분 토론을 개최했습니다. 선용품부터 수산까지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나오신 분들이 모두 어렵다고 말씀들을 하셨는데 이분들이 한 가지 간과하고 계신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운이 해양산업의 제일 꼭지에 있다는 것입니다. 해운에 물을 주면 낙수효과로 밑으로 내려가면서 모두 살 수 있는데 해운의 목을 조르면서 밑을 살리겠다고 밑에만 물을 주고 있으니 살아날 방법이 요원한 것입니다. 정부 정책도 물처럼 위에서 밑으로 흐르게 만들어 준다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부의 해운업 지원정책이 여러 선종과 사이즈에 맞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는 것입니다.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몇몇 선종에 대한 정책만 있지 나머지 선종과 선형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중소형 케미컬 선사들은 정책의 외곽지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0년 해운시황 전망>

   
▲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편집국장

◆사회 : 지금까지 2019년을 회고해 봤습니다. 회고를 하면서 우리 해운업계의 문제점과 과제들이 자연스럽게 도출이 됐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2020년을 전망해 봐야하는데 2020년 전망과 더불어 업계의 당면과제도 함께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서는 다시 배재훈 사장님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배 사장님께서 2020년 컨테이너 해운시황은 어떠할 것으로 보시는지, 선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용경쟁력 갖추는 2020년 턴어라운드 기회

◆배재훈 사장 : 원양선사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2020년 컨테이너 시황은 크게 상승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반도체 회사에서 9년 정도 있었는데 해운업도 반도체처럼 전형적인 수요와 공급이 시황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경영 능력의 탁월함이 회사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경영능력보다 시장의 수요공급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공급측면에서 2020년에 선복량이 확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요 역시 확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중 무역협정이 1차적이라도 맺어져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일단 2020년에 우리가 메가 컨테이너선 12척이 유럽과 미주항로에 새로 투입되기는 하지만 전체 원양항로에서 봤을 때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2020년은 공급이 수요를 약간 초과하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9년처럼 선사들이 자발적으로 선복량을 조절해 나간다면

컨테이너선은 7~9월이 전통적 성수기인데 2019년을 보면 이때를 맞춰 배들을 많이 투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황이 뜨지 않고 운임이 도리어 하락하니 선사들이 일부항차를 스킵하기 시작했고 스크러버 장착을 위해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4분기에 운임이 안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도 결국은 수요보다는 공급이 조정돼야 희망이 있습니다. 현대상선은 공급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선사는 아니지만 공급 조절 노력에 적극적으로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2020년에 메가 컨테이너선이 투입되고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했기 때문에 원가 구조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아집니다. 2020년 시황 자체가 장밋빛은 아니지만 현대상선 내부적으로는 비용경쟁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잘 해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회 : 배사장님께서는 큰 폭의 증가는 아니라고 하시지만 메가 컨테이너선 12척이 투입되기 때문에 그 배들을 채울 영업력을 과연 현대상선이 갖출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습니다.

◆배재훈 사장 :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증가하는 선복을 우리가 다 쓰는 게 아닙니다. 동맹과 스페이스를 교환해 같이 물량을 채워나가게 됩니다. 이게 바로 동맹 효과입니다. 따라서 현대상선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선복이 확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우리나라, 중국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가는 수출화물, 즉 헤드홀 물량을 채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과연 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오는 백홀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그래서 제가 취임하자마자 백홀 영업전문가들을 뽑으라고 지시해 유럽과 미국에 백홀 전문가들을 선정했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헤드홀 부문도 보강하기 위해 중국 헤드홀 물량을 전담할 사람을 뽑았습니다.

◆사회 : 이어서 윤흥근 대표님께서 2020년 벌크시황을 어떻게 보시는지 전망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유황유-고유황유 가격차, 시황에 큰 변수

◆윤흥근 대표 : 2020년에는 선박 투자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아 선복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도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맞춰져 있는 수급 밸런스가 2020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중 무역분쟁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어떠한 형태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게 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조병호 사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대선기간 전까지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2019년 보다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20년 해운시황의 또 다른 변수는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이입니다. 현재 대형선 위주로 장착되고 있는 스크러버는 그 목적이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이에 있는데 이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는 아직까지 큰 변동은 없지만 메이저 벙커링 항만인 싱가포르와 로테르담의 경우 두 유종의 가격 차이가 3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스크러버에 대해 궁극적인 대응책은 아니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선사들도 두유종간의 가격차이가 300달러 이상 벌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스크러버 장착을 다시 고려할만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스크러버 장착을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선박들이 증가해 공급측면에서 타이트한 시장이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환경규제 강화라는 연장선상에서 한 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국내발전소 쪽 얘기를 들어보면 국가적인 정책 기조가 탈원전, 탈석탄화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연료탄 운송 비즈니스는 이제 거의 끝나간다고 봐야합니다. 따라서 아직 석탄을 사용하는 동남아를 비롯해 새로운 지역으로 영업을 확대하거나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그런 부분에서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적선사들, 특히 벌크 같은 경우는 해외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리스크에 노출되는 상황들이 꽤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리스크를 계량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금씩 보완해나가면 잘 해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해운이라는 업종이 타 업종에 비해서 리스크가 크냐하면 숫자만 놓고 볼 때 그렇게 큰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부분들, 간과한 부분들 때문에 리스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 윤홍근 대표님께서 2020년에 해운시황에서 주목해서 봐야할 것들을 정리해주셨습니다. 덧붙이자면 4차 산업혁명도 해운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병호 사장님께서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해서 2020년 해운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중국 경기부양, 공급 최소화로 시황개선

   
 

◆조병호 사장 : 4차 산업혁명과 해운산업, 특히 벌크 해운과 직접 연결해서 어떤 영향이 있냐고 질문하신다면 답변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입니다. 지금은 이론적인 것들만 가지고 억지로 해운과 연결하려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5G 이상의 인프라스트럭처가 기반이 돼야 합니다. 5G로 통신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그것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아직 인마셋이나 육상통신 모두 5G를 월드 와이드로 서비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현재 4차 산업혁명과 해운산업을 연결하는 것 자체가 아직은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을 전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것이 미중 무역분쟁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금까지 거의 20개월 정도 지속되고 있는데 20개월동안 1단계 합의밖에 하지 못했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대로 움직이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불확실성은 202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빠 같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엄마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벌여 놓으면 연준이 따듯하게 안아주는 그런 형태의 구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큰 사고는 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노이즈를 일으키면서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이 굉장한 저금리 정책을 쓰고 있음에도 전 세계 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美국채에 열광하고 있고 2019년에도 美국채 시장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습니다. 대형은행들도 美국채를 잔뜩 사놓고 안 팔고 있습니다.

최근 오버나이트 레포(Repo) 금리(초단기 금리)가 지난 9월 폭등하기 시작해 10%에 달했고 어제(구랍 16일|)는 연준에서 420억 달러를 푸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 동안 4조 달러를 풀어서 양적완화를 실시했습니다. 9월이후 불과 4~5개월 사이에 7천억 달러를 푼 것입니다. 이것은 연준이 결국 유동성 장세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게 되다보면 2020년에는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9년에는 브라질 광미댐 사고와 같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로 1분기가 패닉 수준까지 갔었는데 그런 기저효과까지 감안한다면 2020년 평균 BDI는 2019년 대비 높게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2020년에 VLOC가 많이 나온다고 얘기합니다. VLOC가 많이 투입되면 케이프 2 척이 운송할 물량을 1척이 운송해 버리기 때문에 케이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그런데 2019년 11월 그리스 유명 벌크선주인 안젤리코시스의 VLOC 1척이 브라질에서 폭발해 선장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 이후 노후 VLOC에 대한 안전점검이 강화돼 최근 노후 VLOC 1척이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회항하는 사태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노후 VLOC에 대한 안전검사 강화로 신조 VLOC 투입에 따른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중국 경제 문제입니다. 최근 언론에서 중국 지방은행들의 부도사태, 중국 500대 그룹 중 하나인 태후그룹의 디폴트 선언 등에 대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개최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정부는 성장률을 6%대로 연착륙시키려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100조 이상의 자산을 가진 은행들이 디폴트를 내기시작하면 국가적으로 IMF에 갈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중국은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몇 개 지방은행들이 디폴트를 내도 최소한의 조치만 하고 그냥 넘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주요 이슈들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공급측면에서 선복량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며 수요측면에서는 불확실성들이 어느 정도 상수화돼 가고 있기 때문에 2019년보다는 조금 낳은 시황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 : 이번에는 한국유조선사협의회 박성진 회장님께서 2020년 전망과 당면한 문제점,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중소선사 저유황유 벙커링 준비 미흡

   
 

◆박성진 회장 :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물동량 감소는 현재처럼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지금 당장 타결된다고 해도 중국 경기가 2020년에 갑자기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2020년 물동량은 소폭 감소하고 선복량은 과잉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소 케미컬 탱커 선사들은 아직까지 2020년 운송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저유황유 조차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형선사들은 정유사들과 협상을 통해 저유황유를 공급받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 케미컬 탱커선사들은 협상력이 떨어지는데다가 기항지가 자주 바뀌어 해당항만에서 저유황유를 제때 공급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형선박들이나 컨테이너선의 경우 기항 항만이 정해져 있지만 중국과 일본을 주로 운항하는 중소케미컬 탱커는 운항중에 기항지가 수시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당초 여수항에 입항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어 여수항에 벙커링을 잡아놨는데 갑자기 울산항으로 기항지가 변경되면 미쳐 벙커유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벙커링 선박 상당수가 저유황유를 공급할 수 있는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급하는 저유황유도 어느 정유사의 기름을, 누가 블랜딩 했는지 명확하지 않아 저유황유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고 그마저도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돈을 더 주고도 규제 적합유를 공급받지 못해 선박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소 케미컬 선사들은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한국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3국간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령 인도향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일본에서 중국, 대만에서 필리핀, 필리핀에서 근처 동남아국가로 운송하는 3국간 거래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방향으로 영업을 확장해 나가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각 항만에서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추가 예선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전을 위해 예선을 추가로 사용하는 게 별거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추가 예선사용 비용이 우리에게는 매출의 1~2%에 해당되는 결코 적지 않은 비용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들은 중소형 케미컬 선사들에게는 사실 생존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4~5년전 정부 주도로 대형화주와 소형화주, 선사들이 상생협력을 체결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유야무야 돼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부분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행 여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주들을 독려해 선화주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다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동안 실핏줄 역할을 해왔던 소형 케미컬 탱커들이 사라져 버리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셔서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해운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문제입니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 해운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부처 사이에서도 해수부는 힘없는 부처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해수부가 업계를 위해 무엇 하나 해주고 싶어도 기재부나 다른 부처의 반대 막혀 제도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언론을 통해 국민들을 설득하고 홍보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해양수도라는 부산에서 지역 언론들이 그 작업을 시작했고 여러 방면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부산에서 아무리 떠들어봐야 서울까지 그 내용이 올라오질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해운신문을 비롯한 서울에 있는 해운매체들이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중소선사들이 우리나라 해운정책은 몇 개 선사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된 많은 정책들은 딱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선사들을 위한 정책지원일 뿐 나머지 선사중 정책지원을 받은 곳이 과연 몇 개나 되냐는 얘기들을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 중소선사들은 정부가 특정 몇 개 선사가 아니라 선종별, 선형별로 거기에 맞는 정책들을 입안하고 이행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그 다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최저임금입니다. 대형선사들은 최저임금이 문제가 안될 수도 있지만 중소형선사들에게는 최저임금이 상당한 부담입니다. 최저임금은 승선중인 선원들의 오버타임이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승선중인 2~3항기사들이 현재 받고있는 최저임금이 오버타임을 적용해 연간 6900만원 정도 됩니다. 결코 적지 않은 연봉이지만 이들이 계속해서 배를 타면 그나마 괜찮은데 의무 승선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하선해 버립니다. 중소선사 입장에서는 우리가 왜 이런 투자를 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수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산업 전체에서 해운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다른 부처들이 우리 해운산업이 재건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그 사람들을 우리 우군으로 만들고 도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노력들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해운의 문제점과 과제>

◆사회 : 2019년 회고와 2020년 전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해운업계의 해결 과제,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조금씩 말씀들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이 부분을 보다 집중적으로 논를 해봤으며 좋겠습니다. 배재훈 사장님부터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가경쟁력 높이고 집하능력 키워야

   
 

◆배재훈 사장 : 반도체와 같은 장치산업의 경우 어쩌다 한번 씩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 번 돈으로 어려울 때 견뎌 나가고는 하는데 해운은 같은 장치산업임에도 그런 게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아마도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일 텐데 이걸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궁극적으로 영업력은 높이고 코스트는 낮춰야 합니다. 코스트를 낮추려면 원가경쟁력이 좋은 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 항만, 컨테이너 박스, 내륙운송을 위한 철도 계약 등 모든 부문에서 비용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선박의 경우 리먼사태이후 수급 균형이 깨지고 장기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머스크가 과감히 트리플E급 메가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슬로우 스티밍을 통해 코스트를 엄청 낮추었습니다. 현대상선은 이제야 원가경쟁력이 좋은 배들을 인수해서 한번 싸워볼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라도 원가경쟁력이 가진 배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해양진흥공사가 설립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코스트를 낮췄다면 그 다음은 영업력을 높여야 합니다. 제가 해운 경력은 길지 않지만 오랜 비즈니스 경험에 비추어 보면 결국 기업이 이익을 내려면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려야 합니다. 매출을 늘리려면 고객한테 돈을 더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고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은 영업적인 측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백홀 물량을 채우는 것도 마찬가지로 영업적인 측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선사든지 백홀 물량을 다 채울 수는 없습니다. 보통 선사들이 헤드홀은 거의 물량을 채우지만 되돌아오는 백홀은 50~60% 정도를 채우는 게 고작입니다. 백홀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어떤 화물을 싣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가 백홀 전문가들을 영입해 영업력을 확대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하나는 원가 측면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 입니다. 원가에서 가장 큰 포션이 선박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효율성이 좋은 선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영업적인 측면에서 가격을 좀 더 받을 수 있는 화물을 확보하는 것 입니다.

현대상선은 2019년에 VLCC 5척을 확보했고 2020년부터 2만 4천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12척, 1만 5천teu 8척을 차례로 인수하게 됩니다. 대형선들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비용효율성을 좀 더 끌어올리려면 고효율의 피더컨테이너선들이 필요합니다. 대형선에 화물을 채우려면 영업력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피더 네트워크도 갖추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스크러버가 장착된 피더선은 많지 않습니다. 피더선은 스크러버 설치를 위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가 운항거리가 짧아 저유황유로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를 사용하는 피더선이 있다면 상당한 원가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피더부분에 대해서는 현대상선과 근해선사들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좀 더 논의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근해선사 운임 안정화돼야 도약 기회

◆이환구 부회장 :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의 말씀들을 많이 하셨는데 인트라아시아만 볼 때 미국 수출 물량이 과거 중국에서 인트라아시아로 바뀌어 오히려 반사이익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2019년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약 2억1천만teu 정도로 추정되는데 그중 인트라아시아 물량이 6300만teu로 약 30%를 차지합니다. 그 다음 미국이 12.5%인 2600만teu, 유럽이 11.5%안 2400만teu 입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인트라아시아가 얼마나 큰 시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인트라아시아에서 약 55%는 글로벌 원양선사들이, 나머지 45%는 근해선사들이 싣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트라아시아 시장이 아직도 무궁무진한 기회를 갖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 시장을 어떻게 선점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2020년은 한국정기선해운에게 도약의 시간이 될 것인지, 침체의 시간이 될 것인지를 묻는다면 저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2020년은 골든아워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2020년을 도약의 기회로 만들려면 결국 운임 안정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운임안정화는 그동안 3개 협의체(근해수송협의회, 황해정기선사협의회,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를 통해서 늘 해왔던 얘기인데 보다 근본적으로 선복량 조정이 필요합니다. 선복량 조정은 KSP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이 조금 더 탄력을 받아서 2020년에 안정화된다면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적선사들이 처한 현실을 보면 당장 IMO 2020에 대한 대비가 대단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이가 우리나라에서는 톤당 240달러지만 싱가포르는 3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당초 양유종의 가격차이가 톤당 200달러가 나면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게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었는데 이미 톤당 30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못한 선사는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톤당 300달러라는 가격차이가 얼마나 크냐하면 현재 한일항로에 투입중인 1천teu급 컨테이너선이 하루에 약 20톤의 기름을 사용하는데 스크러버를 달지 못한 배는 하루에 기름값으로 4천달러를 더 쓴다는 얘기입니다. 하루 4천달러는 1천teu급 선박의 카펙스(Capex), 오펙스(Opex)와 맞먹는 것으로 엄청난 비용 상승입니다.

국적선사들이 사실상 IMO 2020에 손을 놓고 있었지만 경쟁선사인 대만선사들은 연료효율성이 높은 피더컨테이너선을 대량으로 신조 발주했습니다. 양밍이 2800teu급 10척, 에버그린이 2500teu급 14척과 1800teu 16척, 완하이가 2천teu급 12척을 발주해 건조중입니다.

근해국적선사들이 보유한 한일항로 선박들은 대부분 선령이 20년 정도된 노후선이고 1천teu급 이하 선박들은 스크러버를 장착하고 싶어도 공간이 없습니다. 노후 선박들을 친환경선박으로 빨리 바꾸지 못하면 앞으로 연료비용이 두배 가까이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중소 국적선사중에서 개별적으로 모든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할 수 있는 재정적인 여력을 갖춘 선사가 있느냐하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근해선사간 자구노력을 통해 운영통합 혹은 얼라이언스를 통해 과잉 선복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자구 노력을 해야지만 정부와 해양진흥공사에 친환경 선박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근해선사들이 얼마나 자구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2020년에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아니면 계속 침체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운재건계획 구체화 전략 나와야

   
 

◆윤흥근 대표 : 과거 일본 출장을 다니면서 일본의 해운 생태계가 화주와 선사, 조선소까지 촘촘하게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국 화물을 자국 선사가 운송하고 자국 배들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생태계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들여다봤더니 종합상사, 해운선사, 조선소, 금융기관들이 지분들로 연결돼 있다 보니 협조가 잘 이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국내는 일본과 달리 화주, 선사, 조선소가 모두 각계각층 상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나름대로 이러한 구조를 바꿔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일본의 구조가 부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좌담회를 앞두고 우리도 일본과 같은 구조를 만들 수 없는지 고민을 해봤습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살펴보니 계획이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우리도 일본과 같은 구조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계획을 세우고, 협약을 맺고, 박수치고, 사진 찍는 것까지는 잘 하는데 그 이후 흐지부지 돼 버리는 게 너무 많습니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도 잘 세워 놨지만 문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것인가에 있습니다. 해운개건 계획을 바로 적용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조그만 프로젝트를 먼저 진행해보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지, 무엇이 어려웠는 지 보완해 다시 제2의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 다시 보완해 추진하기를 반복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합니다.

더 좋은 대책을 찾겠다고 고민하기 보다는, 구호만 외치기 보다는, 이미 계획된 것 중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실제로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받아서 보완하는 방식으로 구체화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해운 큰틀 세워야

◆한종길 교수 : 일본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사실 일본은 오너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너가 없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보면 다른 기업과의 협력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오너가 있다면 오너 주도하에 저 기업과 손잡자, 저 기업에 우리 지분을 얼마씩 주자, 이런 얘기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오너가 없기 때문에 이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이것이 가능한 것은 오랫동안 해운정책을 통해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이미 1964년에 화주-해운-금융-조선으로 이어지는 해운정책의 틀을 만들어 놨습니다. 이러한 틀 속에서 운항영업이 가능한 회사들은 규모를 대형화시키고 대신 운항영업 능력은 부족하지만 선박 관리에 능력이 있거나 가업으로 해운업을 영위하면서 선박을 소유해 왔던 회사들은 선박 소유 및 관리만 하도록 분리를 시켜줬습니다.

또한 해운과 조선소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조선소가 선사의 지분을 일부 취득하고 조선소와 거래하는 철강회사들도 선사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소나 철강회사가 장기운송계약을 진행할 때 자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선사들을 사업자로 선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철광석, 석탄 등 대량화물 뿐만 아니라 연안을 운송하는 소형 소형탱커나 벌크선까지 전부 다 연결돼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에 바로 일본 정부의 역할인데 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이런 연결 구조를 만들면 금융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으로 유도를 해줬습니다.

이렇게 틀을 짜준 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 철강회사, 조선소들이 많이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선사 지분들도 정리가 돼서 과거처럼 지분 관계가 유지되지 않고 있음에도 기존에 해왔던 거래가 계속해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은 선박확보 지원, 화물확보 지원, 경영안전 지원 등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운재건계획에는 어떻게 선박 확보를 지원하고, 화물 확보를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틀이 없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운 정책의 큰 틀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이 워낙 급한 상황이라고 하니 우리가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해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뭘 하려고 해도 WTO 규정 위반이라고 해서 실제로 한 것도 많지 않습니다.

지금 만드는 배들은 앞으로 20년 뒤에도 써야 하는데 당장 5년 뒤에 (여건이 바뀐다면)잘못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20년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를 지어야 합니다. 해운정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5년 뒤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해운의 집단 지성을 이용해 우리나라 해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틀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들끼리 싸우지 말고 협력해가면서 규모를 계속 키워가고 세계 해운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틀을 만들어야 하는지 지금 정부가 고민해서 그답을 내놔야 합니다.

우리나라 해운의 가장 근본적 문제는 고비용 저효율의 선박을 갖고 있는, 그래서 재무체질이 허약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약한 재무체질을 극복하려면 정부 정책이 보다 정교화돼야만 합니다. 선종별, 선형별로 조금 더 정교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해양진흥공사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현대상선 살리기,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법인 출범 등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그러나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이러한 것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가능하다,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좀 더 정교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때가 됐습니다.

또 하나 우리 해운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지적하자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비전문가 오너의 문제입니다. 해운에 대해 잘 모르는 오너가 대형 선사를 운영하면서 일으켰던 문제들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됩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적인 측면에서, 금융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관리를 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또한 해운과 조선의 행정이 서로 잘 맞지 않는 부분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쪽에서 어떤 일을 하면 해운의 목을 조르는 그런 상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앞서 박성진 회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 해운에 물을 주면 될 것을 다른곳에 부어놓고 해운의 목을 꽉 조르고 왜 못 사냐고 말하는 것들은 이제는 개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당국·해운업계에 바란다>

◆사회 : 이제는 좌담회가 결론 부분으로 가고 있습니다. 2019년은 상당히 어려웠지만 2020년은 2019년보다는 조금 낫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해운산업의 문제로 여러 가지가 지적됐습니다. 배재훈 사장님부터 한국 해운의 문제점을 비롯해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것들을 정리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환경 피더 컨테이너선 확보 지원해줘야

   
 

◆배재훈 사장 : 현대상선은 이미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입장이어서 정부측에 더 바랄 것은 없고 업계 전반에 걸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것처럼 현대상선은 대형선 외에도 친환경 피더컨테이너선이 필요합니다. 대형선들이 모든 항만을 접안할 수는 없기 때문에 피더선들이 인근지역의 화물들을 메인포트로 운송해줘야 합니다.

메인포트와 주변포트를 연결하는 경쟁력있는 피더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현대상선뿐만 아니라 다른 국적선사들도 친환경 피더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경쟁력 있는 운임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환구 부회장님께서 지적해주셨지만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국적선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친환경 선박을 확보해야하지만 자력으로 선박 확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근해선사들 스스로 수급 조절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양선사들은 공급이 조금 초과된다 싶으면 항차를 스킵해 선복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근해선사 스스로 혹은 KSP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선복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원양선사들의 인트라아시아 진출이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으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 입니다. 원양선사들은 대형선박을 인수함에 따라 기존에 운항하던 작은 배들을 캐스케이딩 시켜 인트라아시아 시장에 배선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거 원양항로에 취항했던 4천~6천teu급 선박들이 인트라아시아에 실제로 투입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환구 부회장 : 배재훈 사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몇 가지 첨언하자면 먼저 인트라아시아 마켓이 대단히 크지만 대부분의 근해국적선사들은 우리나라 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짐라인이나 골드스타 등은 아시아까지 와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국적선사들은 타 지역에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상선은 인트라아시아에서 직접 피더서비스를 하고 싶겠지만 근해선사와 이해관계가 있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배재훈 사장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현대상선과 근해선사들이 윈윈전략을 짜지 않으면 원양이나 근해 모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상선은 근해선사들을 백업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인트라아시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합니다. 현대상선이 근해선사들과 협력해 공동으로 로컬영업을 벌여 근해선사들의 피더 네트워크와 현대상선의 원양 네트워크를 연결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정부와 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등이 친환경을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유동성, 해운업 유인 정책 만들어야

◆정우영 변호사 : 유럽이나 일본 선사와 우리나라 선사가 무엇이 다른지, 해운 관련 법이나 제도는 또 뭐가 다른 지, 조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법제도를 통해 해운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면 어디서 차이가 나느냐? 먼저 유럽 선사들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전세계에, 특히 후발주자들의 진출이 어려운 곳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진출했다가 철수했던 남미지역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역사적 유산이 참 작은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자본이 쌓아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스 선주나 유럽 선주, 일본 선주들을 보면 선박을 도입할 때 기본적으로 자기 자본을 많이 투입합니다. 그리스 선주는 자기 자본 비율이 대단히 높고 유럽 선주들도 20~30% 이상은 유지합니다. 일본 선주는 자신의 돈 외에 자본시장에서 많은 자본을 끌어옵니다. 이들 선사들의 공통점은 선박을 1척을 도입하더라도 소위 에쿼티를 많이 조달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선주들은 많아야 5%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 95%는 금융으로 조달하려고 합니다. 이게 너무도 큰 차이입니다. 남의 돈 빌려서 배를 지으니 코스트가 기본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선박금융을 충당하기 위해 달러를 들여와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원달러 스왑 코스트가 추가됩니다. 기본 코스트가 높은 데다가 레버리지까지 크다는 게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최선을 다해 우리 스스로 에쿼티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선주들이 가지고 있는 돈 다 내놓으라는 얘기는 아니고 은행이든 자본시장이든 최대한 에쿼티를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은행들은 바젤3에 이어 바젤4까지 적용받게 되면 대손충당률이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선박금융 참여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돈 번 선주들이 재투자하거나, 화주에게서 투자 받는 것입니다. 더불어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선박금융으로 끌어와야 우리나라 해운업계를 살릴 수 있습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따라서 화주,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선박금융으로 끌어올 것인가? 2020년에는 해운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풀어야합니다. 최근에 소득세 공제나 텍스리스 등을 통해 자본시장 투자가들한테 혜택을 주는 방법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이를 보다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해 조선소, 화주로부터 투자를 받아 낼 수만 있다면 우리도 일본처럼 자연스럽게 화주-선사-조선소로 이어지는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적선사-중소조선소 협력 모델 만들자

   
 

◆조병호 사장 : 한국 해운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각자도생’,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쟁력이 부족한 데 각자도생하느라 너무 힘이 든다는 게 국적선사들이 현재 처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선사들에게는 사실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해운재건 계획의 하나인 경쟁력있는 선박 확보 지원은 현대상선을 비롯한 대표적인 선사만 해당되는 것이고 화물 확보나 경영안정 지원 같은 것들은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습니다.

박성진 회장님께서 해운이 제일 정점에 있는데 해운에 물을 안주고 밑에만 뿌리고 있으니 해운이 살아날 수가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물은 뿌리는 사람 마음이니 그들의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 어쩌면 가장 빠른 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운에 물이 뿌려지려면 결국은 조선소와 협업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중소조선소들은 거의 도산상태 일보직전이고 조업이 중단된 곳도 많은데 이들 조선소들과 협업을 하는 것입니다.

중소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할테니 우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중소조선소에 물을 뿌리는 소관 부처가 결국은 산업부이니 국적선사를 지원하면 중소조선소가 일감을 확보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입니다.

해수부와 우리는 해운이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부처는 우리 경제에서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과 금융은 상대적으로 파워가 크기 때문에 해운이 살려면 결국 조선과 금융 쪽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조금 굽히더라도 조선, 금융쪽과 협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국적선사들이 각자도생하며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데 정부에 무엇이든 요구하려면 통합을 통해 대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선종을 갖고 있는 선사들끼리 통합해 규모를 키워야지 정부측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이라도 생깁니다. 또 통합을 통해 대형화돼야 사모펀드와 같은 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들이는 데 좀 더 수월하고 설득력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선적으로 발전사들과 거래하는 10여개 선사들끼리라도 통합을 추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규모를 키워서 정부측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고 발전사들과도 보다 대등한 위치에서 운임 협상을 벌일 수 있을 것입니다.

대형화를 통해 사모펀드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어갔는데 이 경우 사모펀드가 부채비율로 잡히는 게 아니라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금이 유입됐는데도 부채비율이 낮으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그래서 경영이 잘되니 사모펀드는 배당을 더 많이 가져가게 되는 나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모펀드가 해운선사를 인수하는 게 산업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 해운업계가 놓인 상황에서는 선택해 볼만한 롤모델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최근에 선박 100여척을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선주인 차코스의 오너가 대한조선에서 개최된 MR탱커 명명식 때문에 방한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차코스의 케이프 벌크선 1척을 장기용선하고 있어 이날 명명식에 초대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차코스 오너로부터 아주 굴욕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배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한국 은행에서 돈 빌려서 한국에서 배를 지어주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이 굴욕적인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얼마나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가를 생각했습니다. 해외 대형선사가 한국에서 배를 짓겠다고 하면 어느 곳과 운송계약을 체결했는지 묻지도 않고 돈을 빌려주는 데, 이것이 사대주의 아닌가요? 해외선사에게는 무조건 자금을 지원하고 국적선사에게는 과도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지속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조병호 사장님께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려면 선사간 통합을 통해 대형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환구 부회장님께서 미처 못하신 말씀이나 정부, 업계에 바라는 내용들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북항 근해선사 모항으로 만들어야

◆이환구 부회장 : 앞서 국적선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저비용 고효율 선박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기선의 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가령 1800teu급 방콕막스 컨테이너선의 하이어베이스가 일일 1만2천달러 정도 되는데 이외에 벙커료가 일일 약 1만2천달러, 하역료도 하루 기준으로 계산하면 1만2천달러 정도됩니다. 하이어베이스 일일 1만2천달러중 선박을 도입비용에 해당하는 카펙스가 6천달러 정도이므로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데 필요한 비용중 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한 것입니다.

즉 배만 싸게 확보한다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만약 벙커료와 하역비에서 5%만 비용경쟁력을 갖춘다면 카펙스, 즉 선가 차이는 몇 번을 뒤집고도 남습니다. 따라서 정기선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하역료가 컨테이너선 전체 운항비용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산 북항을 근해선사들의 모항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근해선사들이 부산 북항에서 연간 약 700만teu를 취급하고 있으므로 모항으로 만들어주는 게 맞습니다. 모항은 단순히 하역료만 싸서는 안됩니다. 환적이 편리해야하고 컨테이너박스를 수리할 수 있는 M&R 기지가 마련돼야 합니다. 그러나 부산북항은 모항으로서 환적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능들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북항 터미널 운영사 통합은 굉장히 잘된 일이고 앞으로도 통합을 지속적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사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하역 효율성이 좋아지기는 하지만 근해선사 입장에서는 운영사 독과점으로 하역료가 올라가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운영사 입장에서는 장기간의 적자와 항운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부대 사업자들의 난립으로 인한 최저비용 보상 요구 등 원천적으로 하역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선사와 운영사가 처한 각자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선사와 운영사가 아무리 얘기해봐야 결론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양측을 중재할 수 있는 조정자가 있어야 되는데 조정자는 결국 낙수효과를 줄 수 있는 정부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터미널 전대료를 조정해주고 여기서 발생하는 낙수를 적절히 배분하면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몇 번 말씀 드렸지만 2020년에는 반드시 공정거래법과 해운법의 대립 문제가 정리돼서 운임안정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9년 상반기에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질의가 많이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선사간 운임동맹, 항로 안정화 협정, 컨소시엄 등을 인정해왔지만 2016년 국무회의에서 운임동맹은 심사를 엄격히 해서 폐지하는 게 좋겠다는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논의는 이후 잠잠해졌는데 근해선사들의 동맹이 사실은 독과점 운임동맹도 아니고 시장 질서를 문란 시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의 동맹은 있어야 일본의 정기선 네트워크가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해 논의를 중단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우리측에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근해선사들 동맹의 발목을 잡는다면 일본은 물론 인트라아시아에서도 문제를 삼을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될 것입니다. 2020년에는 해수부와 해운업계가 근해선사들의 동맹은 약자의 대항 카르텔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서 조속히 정리가 됐으며 좋겠습니다.

표준 케미컬 탱커 개발·공동발주 추진

◆박성진 회장 : 중소형 케미컬 탱커 선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유조선사협의회 차원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생각입니다. 먼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 벗어나 좀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서 우리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선사들의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즈별로 표준선형을 만들어 공동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똑같은 선박을 대량으로 발주하면 설계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선가로 선박을 지을 수 있습니다. 표준선형 공동 발주는 앞으로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계획인데 해양진흥공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선용품이나 벙커유를 공동구매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하는 탱커 시황보고서를 보면 VLCC만 있을 뿐 중소형 케미컬 탱커 선사들이 원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한국해운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가 만들어 놓은 해양진흥공사의 시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해운산업 전체를 살피면서 지원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해운업은 여러 업종을 아우르는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상위에 위치한 해운업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고 이끌어줄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안해운에 계획조선제도 부활시키자

◆한종길 교수 :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해운업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기선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한진해운 사태이후 잃어버린 신뢰성 회복입니다. 이것은 정부가 해줄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엔 기업이 해야만 합니다.

국내외 화주를 비롯해 선주, 포워딩, 터미널 운영사, 조선소 등에 앞으로 한진해운 파산과 같은 사건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정상적인 해운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현대상선은 4월부터 인수하게 되는 메가 컨테이너선이 효율성이 좋은 선박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선박에 화물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영업력 회복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SM상선은 무엇보다 적절한 비전 제시가 필요할 것입니다.

근해선사들은 한일항로에서의 우월적 지위 유지를 바탕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항로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근해선사들의 미래는 이들 3국간 항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3국간 항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현지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현지 터미널, 내륙운송 등의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현지 진출과 맞물려 있습니다. 근해선사들은 우리말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업체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근해선사들이 3국간 항로에서 어떻게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적선사간 상생협력이란 말을 자주 쓰시는데 저는 이런 단어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생협력이라는 말을 쓰는 순간 외국의 견제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상생협력 보다는 시장안정화라는 말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플레이어가 많다보니 우리끼리 과당경쟁이 벌이는 데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조절해 나갈 것인지는 자율적으로 해나가야지 누가 해줄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기선사에 가장 중요한 모항의 경쟁력 확보입니다. 근해선사들은 부산항이나 인천항 등 우리나라 항만에서 모항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해선사들이 모항으로 삼고 있는 우리 항만에서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확보하고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야 합니다. 그래야 근해선사들이 우리 항만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동남아를 연결하는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펼칠 수 있습니다. 근해선사들이 우리 항만으로 모항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터미널 배분과 같은 부분에서 전략적인 고려를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IMO 2020과 관련해 스크러버는 중고선에 설치하는 것이고 일시적인 장치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인 IMO 2030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시장에 나오는 배들은 2030년을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LNG 추진선과 같은 차세대 선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차세대 선박을 도입하려면 선사들은 기존선박보다 높은 선가를 지불해야하고 실증을 통해 효율성 여부를 검증하는 데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거 일본이 썼던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외국으로 나가지 않는 연안선박에 대해 계획조선제도를 부활시켜 LNG 추진 선박으로 새 선박을 공급하고, 그 선박을 3~5년 뒤 국적선사에게 매각해 근해항로에 투입하고, 10년 뒤 외국에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테스트베드로 연안해운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능합니다. 정부가 연안해운에 대한 계획조선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연안해운의 부활과 근해선사의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이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빠져 있는 선원 문제입니다. 해운재건 계획에는 선박, 화물, 해운기업에 대한 지원까지 들어가 있지만 해운 비즈니스의 또 다른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선원 문제가 빠진 것입니다. 외국인 선원에 비해 임금이 비싼 우리나라 선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비싼 임금을 어느 정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조해서 선사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우리나라 선원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줬으면 합니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해기사 양성교육체계도 바꿀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아직까지 많이 주목하지 않는 문제인데 2020년부터 미국 셰일가스를 운송하게 되는 LNG선의 수리 문제입니다. 중동항로에 배선된 기존 LNG선들은 중동으로 돌아가는 길에 싱가포르에서 수리를 하고 갔습니다. 그러나 미국 셰일가스를 운송하는 LNG선들은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에서 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LNG선 수리는 영업비밀이나 기술 보완 등의 문제로 중국에서 수리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셰일가스 LNG선에 대한 수리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해운·조선 공생, 일자리 창출 등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 장시간 한국해운신문 2020 신년특집좌담회에 참석해주신 패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처음으로 해운신문 좌담회 패널로 참여해주신 현대상선의 배재훈 사장님과 한국유조선사협의회의 박성진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좌담회에서 심도깊게 논의된 주제들이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해운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20년 경자년에는 한국해운산업이 재도약하기를 기원하며 오늘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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