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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칼럼(17)/창의적 혁신은 조직문화 다양성에서 나온다

기사승인 [1956호] 2019.10.24  08: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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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원 경영학 박사(한국물류포럼 대표, 능인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부원장)

   
▲ 박태원 박사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조직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적응성과 유연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조직의 적응성과 유연성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전제조건 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창의성이다.

유럽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인구 37만 정도의 작은 도시다. 피렌체가 유럽의 르네상스를 이끈 것은 다양성에 있다. 프란슨 요한슨은 그의 저서 「메디치효과」에서 “피렌체의 다양성이 창조의 원천이었다. 다양한 영역과 분야, 문화 등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기존의 생각을 재결합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했다.

중세 메디치 가문은 피렌체에 세상의 온갖 창의적인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서로 다른 재능과 지식을 갖춘 예술가·과학자·철학자·건축가들이 모였다. 그들이 서로 연결되며 소통함으로써 창조적 폭발, 르네상스가 일어났다. 메디치 효과는 전혀 다른 역량의 융합으로 생겨나는 창조와 혁신의 빅뱅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아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키아벨리, 단테는 모두 피렌체에서 활동했다. 그들은 각자의 지식, 기술, 학문을 토대로 토론하고 논쟁했다. 본인의 지식과 사상을 교류하고 융합했다. 피렌체의 다양한 생태계가 창의와 혁신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천재들을 탄생시켰다.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가 창의성의 중심지였다면 오늘날 창의성의 도시는 실리콘밸리다. 피렌체의 다양성이 르네상스를 일으켰다면 오늘날의 다양성 생태계는 세계적인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도시,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로부터 인재가 유입되는 블랙홀이 된지 오래다. 다양한 국가의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몰려든다. 이곳의 개방적 다양성 문화는 국적과 인종, 학력과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파운드리, 어도비의 CEO가 모두 인도인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52%는 비 미국인이 설립했다.

우리는 창의성을 말할 때 개인의 창의성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천재적인 사업가와 기술자가 혁신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천재들조차도 다양성이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아니면 그들의 천재성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적 창의성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직문화에서 자란다.

많은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기업 내에 다양성 관련기구를 두고 있다. 다양성 성과지표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관리된다. 출신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력을 외부에서 수혈하고, 여성 인력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기업의 다양성이 기업의 혁신에 긍정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력을 확보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창의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경직된 회의문화, 직급중심의 의사결정방식 등이 다양성의 시너지효과를 방해한다.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발언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성이 힘을 발휘해서 조직의 창의성이 살아날 수 있다.       

창의성이라는 개념을 조직차원의 특성으로 정의하고 조직의 창의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처음으로 제시한 스웨덴의 경영학자 에크볼은 「창의와 혁신을 위한 조직풍토」라는 저서를 통해 조직의 창의적인 성과를 지속하게 하는 10가지 조직문화를 열거했다.

첫 번째가 구성원들이 조직을 나의 회사처럼 생각하고 자신의 업무를 진심으로 내 일이라고 느낌으로서 조직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몰입하는 업무소유의식이다. 두 번째는 업무수행에 있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업무수행방식을 선택하고 자신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업무재량권이다. 세 번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사나 동료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평가·적용되는 아이디어 지원이다. 네 번째가 구성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할 수 있는 도전 수용성이다. 다섯 번째가 조직 전반에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를 가지는 조직역동성이다. 여섯 번째가 조직과 구성원들이 불확실성과 애매모호함을 수용하는 위험 수용성이다.

이 외에, 다른 경험과 지식에 대한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지는 토론 자율성, 구성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 또는 발전시키는데 할애할 수 있는 아이디어 시간, 조직의 근무환경 내에서 구성원 상호간에 편안함·즉흥성·즐거움 등의 재미와 유머, 조직 내에 존재하는 개인적이고 관계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긴장을 말하는 갈등 등이 있다.

오늘날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조직문화의 다양성을 통하여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통적 조직 대신에 유연성이 극대화된 ‘애자일(Agile)’ 조직으로 변화해 왔다. 혁신적 조직형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애자일 업무방식은 기존의 상명하복 방식의 수직적 조직이 아닌 소규모로 팀을 조직하고 구성원에게 의사결정권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기업문화를 말할 때 순혈주의와 연공주의를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조직이 내부에서 오랫동안 성장한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외부 출신의 경력사원은 문화적 차이와 보이지 않는 텃세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 해운물류기업들도 창의적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직문화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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