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URE “선박금융풀 만들어 리스크 분산”

해운장기불황과 한진해운 파산사태로 한국선박금융시장이 크게 축소됐는데 이는 민간영역의 축소에 따른 것으로 선박금융시장에 다시 민간의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이경래 부장은 10월 21일 개최된 제35회 선박건조금융법연구회에서 ‘우리나라 선박금융 공급시장에 대한 연역적 고찰과 과제’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한국선박금융시장에서 민간영역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경래 부장은 “2014년 약 15조원에 달했던 한국선박금융 공급 총량은 2018년 12조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2014년 당시 선박금융은 공적영역과 민간영역이 50:50였지만 민간이 신규 선박금융을 중단하고 3~4조원대의 한진해운 선박금융 자산을 회수 또는 대손처리하면서 선박금융 총량이 크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또 이경래 부장은 “다수의 민간 선박금융 공급기관들이 시장에서 이탈한 것도 한 원인이다. 한때 100여척을 운영하던 리스회사들이 사라졌고 선박펀드의 시중자금 조달 기능도 소멸수준으로 약화됐다. 그동안 선박금융시장에서 역할을 해왔던 기관투자자, 증권사, 종합상사 등도 선박금융시장에 대한 현재 정서는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선박금융시장에서 민간 영역이 크게 축소되면서 빈 영역을 공적금융기관들이 메워나가고 있다. 2009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캠코가 33척, 산업은행이 41척에 선박금융을 공급했고 2003년부터 수출입은행, 2010년부터 무역보험공사가 국적선사들에게 선박금융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설립되면서 공적영역에서 선박금융 공급이 더욱 확대됐다.

한국선박금융시장이 공적영역은 확대됐지만 민간영역이 크게 축소되면서 전체적으로 선박금융총량이 줄어든 반면 인근국가인 중국과 일본의 선박금융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경래 부장은 “중국은 리스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선박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2018년 기준으로 선박금융공급 잔액이 513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그리스의 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일본은 세토내해 연안지역의 지방은행들이 관계형 선박금융을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일본 이요은행의 경우 전체자산의 15%를 선박금융에 투자하고 있다. 이요은행은 선박금융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15등급중 상위 2등급의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래 부장은 축소되고 있는 한국선박금융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키려면 공적영역의 시장 친화적인 선박금융도 중요하지만 민간금융기관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래 부장은 민간금융기관의 선박금융시장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융기관과 해운사간의 네트워킹 활동을 높여서 일본 세도내해와 같은 관계형 금융관행을 구축해야 한다. 선박금융 공급시장의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 선박금융에 다수가 참여하는 풀을 구성해 단일선박 프로젝트에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참여시켜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안, Tax Lease 도입을 통한 민간자금 유치 확대 등의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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