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창사 30주년 기념 특집①/일본 동경주재원 좌담회

기사승인 [1951호] 2019.09.19  15:58:17

공유
default_news_ad1

“해운 둘러싼 해사클러스터 상생 구조 만들어야”

정부당국 앞장서지 말고 뒤에서 후원만 해야
근해선사들 한일간 벗어나 서비스 확장 필요
정부 ‘해운은 기간산업’ 인정, 적극적 지원을

   

한국해운신문이 어느새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서울 신설동의 조그만 오피스텔에서 1989년 9월에 창립한 한국해운신문은 당시에 뉴스 속보를 전하는 <해사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여 30년이 흐른 오늘날 우리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해사언론으로 성장을 한 것이다. 한국해운신문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관계당국은 물론 관련업계 관계자 여러분들과 애독자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이라고 사료되어, 진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한국해운신문의 30년 역사에 2005년 이후 4년간의 해운 대호황의 시절도 있었지만, 나머지 26년은 해운시황이 별로 좋지 않은 어두운 침체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2008년 9월에 터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건 이후에 전개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촉발된 해운의 장기 불황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해운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우리 해운업계에서는 전통의 부정기 벌크선사들이 명멸해 갔으며, 일부는 다시 일어서기도 했지만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상징되는 정기선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어 최근에는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들까지도 서바이벌 경쟁의 무대에 올라서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명맥을 지켜가고 있는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창사 30주년을 맞은 한국해운신문은 국적선사를 비롯한 해운 관련 동경주재원들을 모시고 3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좌담회를 가졌다. 토론 주제는 ‘위기의 근해항로 상생방안은 무엇인가’였다. 이례적으로 9명의 주재원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룬 이날 좌담회에서는 근해항로선사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적 외항선사, 더 나아가 한국해운업계 전체가 제대로 발전을 구가하려면 해사클러스터를 형성하는 해운관련업계의 각 부문이 그야말로 상생정신으로 대동단결해 나가야만 한다는 점이 부각이 되었다.

< 창사30주년 기념 동경 주재원 좌담회 개요>
-일  시 : 2019년 8월 22일 오후 6시
-장  소 : 동경시내 신바시역 근처의 한식집
-참석자 : (회사이름 가나다 순)
            고려해운 이상우 일본현지법인 대표
            범주해운 유태연 동경사무소장
            장금상선 김주택 동경주재원(대리점 전무이사)
            천경해운 강헌규 일본현지법인 대표
            태영상선 박영수 일본현지법인 대표
            판토스 공강귀 일본현지법인 대표
            팬오션 신명진 일본현지법인 대표
            한국선급 김종신 동경지부장
            흥아해운 이종영 동경주재원(대리점 부사장)
-사  회 :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편집국장
-주  제 : 위기의 근해항로 상생방안은 무엇인가?

◆사회 : 오늘 한국해운신문 창사 30주년 특집좌담회를 빛내주시기 위해서 동경주재원 아홉분이 좌담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유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많은 분이 참석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하면 말씀을 좀 크게 해주시고 생각하시는 바를 요점만 간략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의 토론 주제는 ‘위기의 근해항로 상생방안은 무엇인가’로 정해 봤습니다. 이것은 한일항로 선사들 위주로 좌담회를 하고 있습니다만, 한중항로와 인트라아시아항로까지를 포함하는 전체의 근해항로 취항선사들이 지금 위기 상황에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고, 어떻게 상호 협력을 해야지만 모두 살아남을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을 오늘 심도 있게 토론해 보자는 얘기입니다.
 
이 좌담회에서는 우리들이 먼저 살펴할 것은 근해항로 전체의 현황은 현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 근해항로 취항선사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이고, 근해항로에서의 우리 국적선사들의 위치는 어떤 상황인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그러한 근해항로의 어려움들이 어디에서부터 연유하는 것인가, 그리고 근해항로의 현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근해항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향후 전망에 대해서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운기업들의 상생을 위해서 앞으로 어떤 과제가 있는가 하는 점도 토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오늘 좌담회 참석자 여러분들께서 한국 정부나 우리 해운업계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정부에 바란다’ ‘업계에 바란다’는 내용으로 건의사항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현재의 근해항로 상황에 대해서 정리를 해봤으면 합니다. 현재 미중간의 무역분쟁에, 한일간의 외교 갈등 등 정치적인 측면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현황을 정리해 보고  이어서 순수하게 한일항로를 포함한 근해항로의 현황과 그 안에서의 우리 국적선사의 현황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정치적인 상황과 경제적인 상황에 대해서 현재 주재원 모임의 대표 역할을 맡고 계시는 고려해운 이상우 일본법인 대표께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한중일간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어떠한지를 우선 들어보고, 한일항로 선사들의 입장은 어떤지 주재원 여러분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얘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 이상우 고려해운 일본 대표

◆고려해운 이상우 일본현지법인 대표(이하 이상우 대표) : 잘 아시다시피 정치적으로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이 표출이 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큰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희들이 화주들을 만나고 조사를 해보아도 아직까지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입니다. 역시 정치쪽에서는 이슈가 되고 문제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 경제적으로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적선사 입장에서 지금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매운동 때문에 수송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러나 고려해운 입장에서는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은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치 문제는 지금 여러 가지 갈등이 표출되는 그런 문제이지만 실제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마켓에서 별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일본이 한국을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으로써 당장에 우리의 반도체 수출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모두들 보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입니까?

◆ 이상우 대표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아직은 그다지 영향이 크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가 정치적으로 너무 부각이 돼서 그렇지 경제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그다지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봅니다. 일본 화주들은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되더라도 급격하게 수출 물량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들도 화이트 리스트가 아닌데도 다 수출을 잘 하고 있으니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도 저희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습니다만, 영향을 받을 것이라든가, 그래서 우려를 하고 있다든가 하는 고객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의 경우는 물량 부문에서 타격을 입은 것도 없습니다. 물론, 탄소섬유 같은 경우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고객들은 대부분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본사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한 바가 있습니다.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는 아주 별개로 봐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이 문제는 잘 해결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한국 불매운동, 일부 품목 크게 줄어>

◆흥아해운 이종영 동경주재원(이하 이종영 대표) : 고려해운과 저희와는 화물의 구성 내용이 다를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큰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이 문제가 발단이 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을 받는 ‘불화 수소’의 경우, 모지쪽과 오사카쪽에서 많이 나왔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SOC(화주소유컨테이너)로 선적이 되고, 일부는 COC(선사소유컨테이너)로 선적이 되는데 대략 200teu 정도가 움직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부문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조금 전 이상우 법인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보다는 한국에서의 불매 운동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아사히 맥주를 선적하는데 8월 들어 물량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7월달에 150teu 선적했었지만, 8월에는 15teu만 선적했습니다. 맥주 부분의 타격이 컸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중금속 검사를 하는 석탄재, 시멘트 재료로 쓰이는 이 석탄재의 경우는 벌크 상태로 움직이지만, 그 영향이 아주 컸다고 합니다.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폐배터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도 하반기에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한국 쪽에서 검사를 강화하니까 물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폐플라스틱의 경우 저희는 메인 포트에서 90%, 그리고 로컬 포트에서 10%를 선적하는데, 일본의 폐플라스틱은 분리수거가 잘 돼 있어서 우리 쪽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폐플라스틱에서 일본에서 수입하는 폐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수입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일본에서 수출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면 앞으로 물량 면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고려해운과 좀 다른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또한 스크랩도 우리가 많이 일본으로부터 수입을 하는데, 최근에 하주들이 자진해서 포기하는 바람에 부킹이 캔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보다는 한국의 보복 조치들 때문에 물동량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무역패턴 변했는데도 치킨 게임>

◆사회 :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은 이제 통합을 앞두고 있는데, 장금상선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흥아해운과 입장 차이가 나는 것이 있는지 한번 말씀해 주십시오.

   
▲ 김주택 장금상선 동경주재원

◆장금상선 김주택 동경주재원(이하 김주택 대표) : 뉴스에 보도되는 것처럼 정치적인 영향이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제로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한국에서의 불매운동으로 인해 저희들도 맥주 수송이 감소됐고,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중에 한 품목이 일부 감소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일항로에서 물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최근에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물량이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무역의 패턴이 변환된 것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한일항로에서 짐이 줄어드는 것은 오래된 현상입니다.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 초반부터 이미 많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무역 패턴이 바뀐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역 패턴이 바뀌면 해운선사는 거기에 쫓아가는 파생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나가는 물량이 줄어들었느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고, 계속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선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한일항로만 고집하고 거기서 왜 짐이 빠졌느냐고 할 것이 아니라, 포커스를 좀 더 넓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자연적인 감소세, 그리고 정치적인 영향 등으로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일부 국적선사들도 그렇지만, 특히 외국선사들은 운임에 상관없이 집화활동을 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런 식의 치킨 싸움을 계속될 경우 과연 어떤 선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암담합니다. 결국 이런 것이 한국선사들의 앞날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사회 : 그래도 한일항로에서 한국선사들의 수송 세어는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까?

◆ 김주택 대표 : 선사들의 자구적인 노력도 있었고, 하주들의 협조도 있었지만 소위 한국선사가 아닌 맹외선사들의 세어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에서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공정거래 차원에서 한일항로가 엄격히 관리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도 선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예전만큼 선사들이 모여서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운임정책은 개별 선사별로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선사들이 단결할 수 있는 틀이 있어서 서로 운임을 지키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이런 것마저 할 수가 없으니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 : 고려해운의 입장은 최근의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되기 전 하고 그 이후에 큰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고, 장금상선은 한일항로가 엄격하게 관리되면서 선사들이 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를 해 주셨고, 흥아해운은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실질적으로 타격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한일항로는 그동안 선사들간에 경쟁을 자제하면서 아주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온 항로였는데, 지금은 이러한 안정상황이 깨어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되면서 미중간의 심각한 무역 갈등이 발생하고 나서부터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 느낌입니다. 여기에다가 원양항로 선사들이 근해항로에 선대 투입을 늘려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도 근해항로 선사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라는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지금 한일항로는 악재가 3개, 4개가 겹쳐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의 한일항로와 취항선사들의 현황에 대해서 더 보탤 것이 있다면 추가로 더 얘기를 해 주십시오.

<악재들이 겹쳐 물량 회복은 어려울 전망>

   
▲ 강헌규 천경해운 일본 대표

◆천경해운 강헌규 일본현지법인 대표(이하 강헌규 대표) : 저희들의 경우 지금 일본에서 수출을 금지하는 3개 폼목 가운데 불화수소는 탱크 컨테이너로 움직이는데, 우리가 선적을 하지 않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화수소를 선적하는 업체들은 큰 데미지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들도 다른 선사들과 마찬가지의 일본 브랜드의 맥주를 선적했었는데, 8월 물량은 전부 캔슬이 되고 9월도 부킹 전망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상황은 ‘시계제로’ ‘오리무중’의 상황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닙니다.

원래 8월이 전통적으로 여름 휴가철인데다가 ‘오봉’ 연휴가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비수기인데다가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악재들이 겹치다 보니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예년에는 9월에 물량이 회복되는 것이 정상인데, 이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는 과연 물량이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불매운동은 ‘식자재’ 위주로 데미지가 컸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셨듯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맥주였고, 그 외의 식료품으로 타격이 확대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 걱정인 것은 이 같은 상황이 금방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향후 전망도 아주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매운동의 영향이 중간재까지 미치지는 않겠지만, 소비재에서는 그 영향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콘솔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상품을 함께 넣어서 한 컨테이너를 만들어 나가게 되는데, 이중에는 소비재가 섞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콘솔화물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이것이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서서히 물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담당자들의 마음이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앞서서 장금에서 말씀 하셨듯이 물량이 견조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사들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더구나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보니까 불안심리는 더욱 가중이 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파이가 정해져 있는데 선사들의  조바심 때문에 공격적인 경영으로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서는 좋을 것이 없습니다. 선사들 간에는 서로 서로 조바심을 자제하여 경쟁을 줄여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근해항로에서 한일항로는 그나마 돈벌이를 할 수 있는 항로인데, 이 항로마저 흔들린다고 하면 대단히 불안합니다. 일본의 국토교통성에서 한일항로를 독금법 예외로 계속 인정하지 않고 풀어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일항로의 미래는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개인에겐 생존 문제, 불매운동 신중을>

◆사회 : 제가 서두에도 한일항로가 위기 상황이라고 얘기 했습니다만, 한일항로의 현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보태실 분은 더 없으신가요? 대형선사의 입장에서는 어떤지 팬오션에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만…

◆팬오션 신명진 일본현지법인 대표(이하 신명진 대표) : 저는 오늘의 테마를 ‘위기의 근해항로’라고 잡아놓은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위기 상황이야 옛날부터 계속 있어왔던 것입니다. 한일간의 비즈니스 캐퍼는 항상 똑같았는데, 그 똑같은 캐퍼에 자꾸만 많은 사람들이 달려드니 당연히 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위기고 앞으로도 위기 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래서는 저는 사실 ‘위기’라는 테마 보다는 다른 것으로 테마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범주해운 유태연 동경사무소장(이하 유태연 소장) : 저도 팬오션 신명진 사장님께서 얘기하신 말씀, 한일항로의 위기상황은 계속되어 왔다는 말씀에 공감을 합니다. 한일항로는 일본과 한국이 매우 근접한 거리에 있기 때문에 많은 비즈니스 관계가 엮여 있고 양국의 주재원들이 서로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정치적인 문제를 가지고 이슈화된 것이, 여론몰이 형식으로 돌아가다 보니까 양국의 언론들은 서로 네거티브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한국에서 유니클로가 계속 이슈화가 되었는데, 한국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반대로 한국기업이 일본에 진출해 있고 거기에 근무하고 있는 일본인들도 많을 텐데, 그분들의 고충은 또한 어떻겠습니까? 지금 인터넷 같은데 들어가 보면 일본정부의 대응이나 판단에 대해서 분석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 한국에서는 너무 일본에 대한 나쁜 점만을 부각 시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본 언론들이 한국에 대해서 네거티브한 기사를 쓰는 것이 더 심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하튼 한국에서도 너무 많은 비판적인 기사들이 실체적인 진실이 무엇인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국민감정까지 개입이 되다 보니까 일본기업에 다니는 한국 사람들은 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들 왜 불매운동을 하지?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합니다. 어찌 보면 한일간에 온도 차이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일이 단순하게 한일항로 문제를 떠나서 한일간의 경제관계에 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는 물량이 줄어들고 말고의 문제 보다는 어떤 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하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데에 감정이 이입이 되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도 그렇고 미디어들도 그렇고 이 문제를 너무 이슈화 시키지 말고 차분하고 분석적으로 객관화 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지금은 너무 달구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제는 불매운동의 경우도 그것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본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일항로 벗어나 동남아로 영역 확대해야>

◆사회 : 지금까지 한일항로를 중심으로 한일간에 나타나는 최근의 현상들을 국적선사들의 입장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대형 물류기업인 판토스에서 최근 국제물류나 국제 포워딩회사들의 현황은 어떠한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공강귀 판토스 일본 대표

◆판토스 공강귀 일본현지법인 대표(이하 공강귀 대표) : 요즘 사태로 저희들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거시적으로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나가는 수출 물량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7.4%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6월에 6.4%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한일간의 물동량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감소한 것은 미국행, 유럽행 화물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으로 가는 것은 자동차 부품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한일간에는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왜 없었느냐 하면, 전체적인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자체가 한국이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해서 그것을 가공해 미국이나 유럽으로 판매를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 즉 7월 이후의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7월 통계를 보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물동량은 17% 정도 줄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나가는 것은 1.4% 정도 줄었습니다. 일본의 수출 물량이 한국의 수출 물량에 비해 10배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8월에는 이러한 상태가 더 심각해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맥주, 불화수소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만해도 400teu정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라 서플라이체인 자체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불화수소를 수입했는데 이것을 다른 곳에서 수입한다고 하면 매우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한일항로 선사들은 일본 시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로 사업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통폐합 통한 규모경제 완성이 키포인트>

◆사회 : 이어서 해운업계와 관련된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KR)에서도 요즈음의 한일 사태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있으실 텐데요. 더구나 최근 IMO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안전과 관련해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선급 김종신 동경지부장(이하 김종신 지부장) : 선박검사를 하는 선급 활동을 산업으로 본다면 글로벌 산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지금 한일간에 벌어지는 외교적인 문제에는 사실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사들과 같은 차원에서 말씀을 드려 보겠습니다. 앞서 문제를 거시적으로 보자는 얘기를 모두하셨습니다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과정에서 글로벌 물동량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설사 물동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파이가 정해진 상태에서 인트라아시아항로에 대형선사들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그 여파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ONE도 참여를 선언했고 완하이라인은 오래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에 한일항로 등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던 한국선사들이 굉장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거시적으로 어떻게 방어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 한 마디로 얘기해서 선사간 통폐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나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리 해운업계나 해사업계를 제3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 그리고 또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 선사의 최고경영자들과 나누었던 많은 대화들을 반추해 볼 때,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굉장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등장으로 인해 2020년 이후에는 모든 부분에서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뀌어 갈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대비를 하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 저는 많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뒤에서 더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운항으로 서비스 영역 넓혀가야>

◆사회 : 이제 한일항로의 현황 부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므로 무엇인 문제인가를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언급을 좀 했습니다만, 우리 근해항로 국적선사들은 규모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대형화 경쟁과 그로 인한 원양선사들의 근해항로의 침입 문제, 그리고 환경 규제에 따른 해운산업의 경비부담 가중 문제 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변하는 환경변화에도 따라가야만 하는 매우 어려운 입장에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일항로 선사들의 어려운 점, 혹은 과제는 이런 것들인데, 실제로 일본 현지에 계시는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실제로 활동하시면서 느끼시는 애로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것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고려해운 이상우 대표께서 먼저 말씀을 해주십시오.

◆이상우 대표 : 근해항로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우리의 서비스 바운더리가 너무 좁으니까 고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큰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메인포트는 직항을 깔고 큰 선사들과 공동운항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가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 선사들의 서비스 영역이 한일항로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이상은 더 넓혀지지 않으니 문제입니다. 기존 시장에서 파이는 정해져 있지만, 인트라아시아 전체적으로는 물량이 조금씩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의 서비스 영역을 넓혀서 하주들에게 제공하게 되면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우리 선사들의 근해항로 문제점은 서비스 영역이 너무 좁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희들은 이 때문에 신규항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에 메인포트에서 동남아 직항을 양밍라인과 함께 개설했습니다. 우리들은 양밍라인과의 공동 서비스 개설 작업을 통해서 이러한 항로 개설이 앞으로 보다 많은 기회를 우리가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한일항로의 파이는 정해져 있고, 향후 자연적으로 물량이 감소하든, 불매운동의 여파로 물량이 감소하든 물량이 줄어든다고 하면 그에 대한 대안을 찾아내야만 할 것입니다. 저는 이 대안으로서 우리 선사들이 아시아지역에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영역이 한일간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한일 양국의 담합행위 조사, 큰 걱정>

◆사회 : 그런데 서비스 영역을 넓힌다고 해서 우리 국적선사가 외국선사와 손을 잡게 되면 그런 서비스를 하지 않는 국적선사들은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김주택 대표 : 국적선사가 국적선사와 손을 잡게 되면 타겟 화물이 똑같기 때문에 운임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공동운항을 할 때는 외국선사를 끼는 것이 타겟화물이 달라지니까 좀 더 나을 수는 있습니다.

◆이상우 대표 : 외국선사와 공동운항하게 되면 국적선사끼리 경쟁은 하지 않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장금상선과 함께 하면서 외국선사와도 공동운항을 하여 해당 국가쪽으로 서비스를 개척하게 되면 우리 국적선사들의 파이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쪽 항로에서의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국적선사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여 파이를 키워나간다면 국적선사들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것이니까 전략적으로 그런 쪽으로 밀고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신명진 팬오션 일본 대표

◆신명진 대표 : 고려해운 이외의 일반 근해선사들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 혹은 위기는 우리 근해선사들을 둘러싸고 있는 굳건한 울타리가 점점 쓰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런 현상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강헌규 대표 : 고려해운에서 말씀하신 부분이 큰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본사를 둔 선사가 한국을 기항하지 않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웬만한 규모나 체력과 맷집으로는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조그만 선사로서는 리스크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해운이야 그런 규모와 체력이 되니까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사들마다 사정은 서로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한일항로가 그동안 거리가 짧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캐시카고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근해항로선사 협의체인 KNFC(한국근해수송협의회)가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KNFC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공정위에서 수사를 엄격하게 진행한 바 있고, 이곳 일본에서도 그것을 조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무풍지대였는데 사실 보호막이라고 할 수 있는 우산이 걷혀 버리고 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일 양국의 한일항로 선사들에 대한 조사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 :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조사를 한다는 얘기인데, 한일 양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무슨 공조체제를 가동시킨 것은 아니겠죠?

◆강헌규 대표 : 잘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목재협회에서 고발을 해서 그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2년 해운동맹에 대해서는 독금법 예외 적용을 하기로 했고, 2015년에 다시 그 부분에 대해 리뷰를 하기로 했는데, 최근에서야 해운컨퍼런스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컨퍼런스가 깨지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된다면 한일항로가 고삐 풀린 말이 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공정위의 조사는 아주 위협적인 조치라고 봅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해운산업이 어렵기 때문에 5개년 계획을 세워서 재건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만약에 KNFC가 깨지게 된다면 그것은 큰 불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KNFC가 깨지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들의 희망입니다.

<일본 지방항 서비스 갈수록 어려워질 듯>

◆ 공강귀 대표 : 제가 알기로는 처음부터 공정위가 조사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정부에서 한 것은 표준운임제를 잘 준수해서 시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3년전부터 그렇게 계도를 해왔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이 카르텔을 하면서도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해서 그런 일들이 자꾸 벌어지니까, 그 부분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 : 해양수산부와 공정위의 입장은 현재 상당히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는 한일항로 및 근해항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흥아해운에서는 어떤 것이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

   
▲ 흥아해운 이종영 대표 

◆이종영 대표 : 한일항로 취항선사는 메인토프, 즉 실링포트를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선사와 그것에 더해 지방항까지 서비스하는 선사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에 해당되는 선사, 즉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같은 경우에는 지방항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런 지방항 서비스를 앞으로 계속할 수가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큐슈나 시코쿠, 세토우치 같이 조그만 포트는 소형선이 들어가는데 전체적으로 용선시장에서 소형선이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더구나 선령이 오래되고 환경 규제가 되면서 과연 이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가 의문입니다. 원가가 비싸지기 때문에 앞으로 지방항을 개설, 운영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서안이나 북해도처럼 기존의 큰 배들이 들어가고 경쟁선사가 없는 곳에서는 한국선사들이 합리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코스트 다운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큐슈, 시코쿠, 세토우치처럼 중국선사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소형선이 품귀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서비스를 유지해 나가기가 힘들 것입니다. 400teu급 선박들은 대략 선령이 25년쯤 됩니다. 그런데 이런 선박에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장치들을 달아서 운항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만약에 운항을 안 한다면 폐선하는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면 그 대체선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현재 지방항 서비스를 하고 있는 선사들의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사들의 고민은 원가 부담은 커지고 있는데 운임은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일본 자체적으로 인력부족으로 인해 트럭킹 차지가 올라가고 있어 하주들의 선사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한일항로는 현재 상당한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사들 SOx 대응 못하고 복지부동>

◆사회 : 환경규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근해선사들이 이러한 환경 규제에 대해서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원양선사들도 환경규제에 대비한 선택을 놓고 상당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데, 근해선사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환경규제 문제는 KR 김종신 지부장님께서 잘 아실 테니 한 말씀 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종신 지부장 : 환경규제 문제는 한국선사만의 문제는 아니고 글로벌 선사들에게 다 같이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SOx 규제는 2020년에 발효가 됩니다만 그 이후 2030년이 지나가면서는 CO2 규제가 굉장히 강화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 에너지 변화에 따라 선종도 완벽하게 변하고, 다음으로 그 선박들이 경쟁력 있는 선박으로 바뀌어 가려면, 그 에너지를 누가 빠르게 수용하는 선박으로 바꿔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에너지가 LNG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향후 LNG추진선으로 누가 빨리 바꿔주는가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데 대해 우리 국적선사의 경영자들이 과연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NYK 같은 곳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미 클락슨과 BIMCO에서 2025년 정도 되면 SOx 규제에 잘 대응하지 못한 선사들이 30% 정도는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니 선사 경영자들은 굉장히 위축이 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결정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모든 선사들이 다 복지부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선사들은 더 그럴 것이라고 봅니다.

◆사회 : 지금 한일항로 선사들은 과연 SOx 등의 환경규제에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한번 묻고 싶습니다. 2020년이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인데…

   
▲ 김종신 한국선급 동경지부장

◆김종신 지부장 : 제가 보기에는 모두들 복지부동하고 있습니다. 선사들이 SOx 대책을 마련하고 싶어도 실질적으로 그것은 비용과 연결이 되는데, 하주들은 비용이 증가 된다는데 대해 전혀 동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누군가 SOx에 대한 대응을 선도적으로 하면 아마 그 선사는 틀림없이 손실을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의 선사들은 다른 선사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많이 할 때 다 같이 하려고 합니다. 만약에 LNG추진선을 도입한 선사가 다른 선사와 운임을 똑같이 받는다면 그 선사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선택지는 원래 세 개지만, 현재로서는 두 개 밖에 없다고 봅니다. LNG추진선은 글로벌 LNG 서플라이 체인 형성이 안돼 있습니다. 벙커링 터미널 등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려운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2025년 이후가 되면 신조 발주되는 선박의 상당부분이 LNG추진선이 될 것입니다. SOx 규제 시행은 2020년으로 아주 목전에 다가 왔는데 선사들은 어떻게 결정하고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지금 당장 스크러버를 장착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스크러버를 부착하려면 최소 6개월전에 도크를 잡아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설사 도크에 들어간다고 해도 1개월간 운항손실을 봐야 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척당 스크러버 설치로 500만 달러가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에 100척을 가진 선사가 전체 선대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려고 한다면 그 돈이 얼마겠습니까? 대단한 일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선사들이 그냥 LSFO, 즉 저유황유로 결정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니 결정한 것도 없습니다. 그냥 떠밀려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유황유가 현재 HFO에 비해서 1.3배가 비싼데 이것이 만약에 1.5배, 혹은 2배로 올랐다고 하면 다 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민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일부선사 노후선박 서차지 징수 계획>

◆사회 : 고려해운 정도라면 이 환경규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대책은 세워져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상우 대표 : 저희는 이미 고객들에게 이 상황을 다 전파하고 충분히 설명을 했습니다. 저희는 이미 고객들에게 LSS(Low Sulphur Fuel Surcharge), 즉 저유황유할증료를 받겠다고 홍보를 다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몇군데 하주들이 내년 2월까지 LSS 유예를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12월까지는 연장을 해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유황유 사용으로 발생하는 비용 100%를 받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다른데서 안한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다만 LSS가 얼마 정도로 책정될 것인가는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 : 고려해운은 이미 스크러버를 장착한 배도 있고 추가 장착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상우 대표 : 이미 여러척에 스크러버 장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 상황을 고객들에게 이해를 시키고 서차지를 받는데 협조를 받아야만 합니다. 제가 우리 영업사원들에게 보고 받기로는 고객들에게 이미 다 설명을 했고 이해를 구했기 때문에 서차지를 받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입찰하는 곳을 포함해 고객들에게 다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몇 군데에서 서차지 징수에 동의를 하지 않은 곳 있고, 그래서 입찰에서 떨어진데도 있습니다.

◆사회 : 장금상선의 입장은 어떤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금상선은 어떻게 SOx 규제에 대응하고 있습니까?

◆김주택 대표 : SOx에 대해서는 다른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주들에게 (LSS)얼마를 받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선박의 크기에 따라, 투입항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 얼마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저희도 향후에는 고려해운과 같이 하주들에게 받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떤 선사가 먼저 시작하여 받아 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고려해운에서 하주들에게 직접 말씀 하셨다고 하시지만 저희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듣기로는 LSS를 받겠다고 한 선사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주들은 얘기합니다. “그래 어디 한번 받아 보려면 받아봐라. 우리는 거래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러는 것입니다.

   
▲ 박영수 태영상선 일본대표

◆태영상선 박영수 일본법인 대표(이하 박영수 대표) : 선사입장에서는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용이 올라가는데 부대 요금을 어떻게 안 받겠습니까?

◆김주택 대표 : 저유황유 가격이 1.3배가 아니라 차라리 1.5배 혹은 2배가 되어야 합니다. 저유황유 가격이 그렇게 높아지면 선사는 어차피 견딜 수가 없습니다. 1.3배 정도가 되니까 화물을 지키기 위해 견디려고 하고 면제하려고도 하는 것입니다. 유류대가 비쌀 때 항상 선사들은 호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운임을 높여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것을 면제해도 견딜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박영수 대표 : 김종신 지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선사들은 2025년까지 버텨 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30% 선사들이 망하고 나면 살아 남은 선사들의 경영은 다시 좋아지겠죠.

<올림픽 앞두고 동경항 적체 문제 심각>

◆사회 : 한일항로선사들이 14개라고 하는데, 이 선사들이 근해항로에서 2개 그룹 정도로 서비스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정부당국에서도 그런 방향에서 한국해운연합(KSP)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된 문제라서 얘기하기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만, 근해항로 선사들의 규모의 경제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신지 한번 얘기를 들어봤으면 합니다.

◆이상우 대표 : 회사의 정책적인 문제를 여기 주재원 좌담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는 여기서 논의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이 이 문제는 주재원 좌담회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라고 하시니 이 부분은 토론에서 제외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인트라아시아항로에서 국적선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적선사간 통폐합이나 서비스통합은 개별선사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 만큼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더라도 각 선사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상당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정도로 정리를 하고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은 다음 기회로 넘기겠습니다.

우리는 현재 한일항로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있습니다. 이제 환경규제에 대한 얘기까지 나왔는데 혹시 여기에 더 첨가할 내용은 없으신가요? 현재 한일항로에서 문제가 되고 현안 사항이 있으면 더 말씀을 해주세요.

◆유태연 소장 : 현재 동경항의 적체 문제가 심각합니다. 내년 2020년 동경 올림픽 개최에 따라 물류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동경항 적체가 가장 심각한 문제일 것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현재 동경항 적체 문제가 큰 이슈가 되어 있습니다. 내년에 올림픽이 열리면서 동경항에 한꺼번에 화물이 몰리게 되면 문제가 크니까 일본은 대책을 세운다고 난리들입니다. 물론 동경항 인근항만을 이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인근 항만도 캐퍼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일본 하주들의 최근의 관심 사항은 바로 이 문제입니다.

◆사회 : 동경올림픽 때문에 실제로 내년에 동경항에 수입화물이 몰려 큰 혼잡이 예상되는 상황인가요?

◆유태연 소장 :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화물이 들어오는 것들은 이미 다 반영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이나 이런 부분에서 붐이 일어난 것은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인테리어 장식 등만 일부 남아 있어서 이미 많이 반영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량은 올림픽 전 1년전이 피크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물량은 사실 끝나 있는 상태입니다.

◆사회 : 우리도 그렇지만 중국의 경우도 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경제가 확 일어나는 후광 효과가 있는데 일본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내년 동경올림픽이 우리 국적선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근해항로의 문제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한일항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향후 전망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전망이 필요한 이유는 한일항로가 이렇게 전망되니까 그에 대한 대비를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한일항로, 근해항로에 대한 전망은 천경해운에서 먼저 시작했으면 합니다.

◆강헌규 대표 : 한일항로의 전망을 제가 한다 게 주제 넘는 일일 수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가져왔던 생각을 가지고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한일항로가 아주 견고한 마켓이기는 합니다만,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컨퍼런스가 깨지게 되면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일항로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사이즈로 밀어붙이는 때가 오리라고 보는데 그 때가 되면, 선사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전망보다도 우리의 희망은 컨퍼런스가 유지되면서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당장 항로 전체가 개방된다고 하면 서바이벌 자체가 어렵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확장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

◆사회 : 다음은 태영상선 박영수 대표님께서 한일항로의 전망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영수 대표 : 앞에서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근해항로의 영역을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근해항로의 출발은 한일항로였습니다. 이것이 한중항로, 동남아항로로 확대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일항로 시장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그대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주제입니다.

한일항로는 시대상황에 따라 전체적인 스킴 자체가 바뀌다보니까 그 거래의 패턴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한일항로 시장은 소위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이 항로는 한국선사들이 주도를 해왔습니다. 한국선사가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거래 형태가 FOB 거래인데다 운임은 대부분 어음으로 주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선사들은 이 시장에 참가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일본선사들도 작은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선사들도 있었지만 3개월 혹은 6개월 어음을 받아가지고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모두 포기를 했던 것입니다. 그 옛날 얘깁니다만…

IMF를 지나면서 어음 결제 관행이 없어지게 됐고, 그 다음에는 일본이 섬나라가 되다 보니 지방항구가 많은데다가 내륙운송비가 비싸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60여개 포트에 서비스가 되는 것이 한일항로입니다. 만약에 일본이 다른 나라처럼 메인 포트 몇 개만 있었다고 하면 지금과 같은 한일간 마켓이 형성이 됐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누가 들어와도 들어왔을 것입니다. 60여개의 포트를 작은 배를 가지고 서비스 해온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한일항로를 잘 지켜왔는데 지금은 변화, 물류패턴이 크게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환경 규제 문제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선사들이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형선사들의 근해항로 서비스 진출이라는 문제도 점점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김종신 지부장께서 LNG추진선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요즈음은 전기추진선박에 대한 얘기가 부쩍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스미토모상사가 네덜란드 회사와 전기추진선을 개발한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봤습니다. 이렇게 기사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시작이 되고 있었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얘기도 나왔는데, 그것은 오너들이 상당히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때까지 잘 지켜왔던 한일간 마켓이 그대로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고려해운 같은 경우는 어찌 보면 선제적으로 외국선사와 공동운항을 추진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들 같은 경우는 거꾸로 컨테이너 부분의 양이 워낙 적다보니까 오히려 더욱 후퇴하는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사실 한일선사들은 이제 한일항로에만 기대지 말고 선제적으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단독선사로서는 점점 힘들어질 뿐입니다. 따라서 고려해운처럼 대형선사든 다른 선사들과 손을 잡고 서비스를 확장하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대형선사들이 먼저 손을 내밀면 그것을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권은 역시 힘 있는 대형선사들에게 주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산 경유, 동남아 직항으로 바뀌어>

◆사회 : 한일항로를 포함한 근해항로 전체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장금상선에서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주택 대표 : 한일항로의 화물 구성을 냉정하게 따져보면 로컬화물은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약 40%정도에 불과합니다. 그 나머지 대부분의 화물은 SOC나 3국간 화물인데 지금까지 한국선사 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산을 통해 나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한일항로 선박에 선적이 되었기 때문에 저희들의 화물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메카캐리어들이 한국을 경유하지 않는 직항을 만들기 시작했고 하주들은 저렴한 운임에 하루라도 빨리 물건이 도착하기를 원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부산을 경유하여 오랜 시간이 걸려 수송해야 하는 것이 먹힐 것인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차피 한일간 로컬화물은 40%밖에 없습니다. 60% 이상이 빠져나가게 될 것인데 언제까지 한일항로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원래 한일항로는 40%의 짐 밖에 없었는데 물량이 줄어드니 위기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한일항로에만 매달라지 말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고려해운과 같이 동남아항로의 직항 노선을 개설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각사의 특성과 영업력에 따라서 다르게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일항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을 드린다면 결론적으로 물량이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회 : 동남아 직항로 노선이라고 하면 일본에서 동남아로 나가는 노선을 얘기하는 것입니까?

◆김주택 대표 : 일본에서 동남아로 바로 가는 노선이 40개가 넘습니다. 이 항로에는 대형선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운임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딜리버리가 우리보다도 3일정도 빠릅니다. 그런데 이것을 부산을 경유해 더 비싼 운임을 지불하고 국적선사를 써주는 하주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우리 국적선사 최고경영자들은 코스트 세이빙 면에서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간 물량 일본 전체의 5%에 불과>

◆이상우 대표 : 덧붙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 마켓은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순수하게 한일간만 왔다 갔다 하는 소위 한일항로 마켓은 일본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5%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일중항로는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이 동남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일항로는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5대 항만 플러스 연결되는 마켓이 따로 있고, 지방항 마켓이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지방항 마켓은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있고, 수심 확보 등 자연적인 환경도 취약하기 때문에 대형선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1000teu이상 컨테이너선이 들어 갈 수 없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앞서 흥아해운에서 말씀을 잘해 주셨는데,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일본 전체의 화물 가운데 5%로 안 되는 화물이 줄어드느냐 늘어나느냐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또한 그 5% 중에서도 일본의 5대 항만 플러스 실링 마켓, 그러니까 몇 퍼센트 안 되는 곳에 잔뜩 신경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95%의 화물을 보고 서비스망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회 : 고려해운의 경우 일본에서 제3국간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나 3국간 서비스를 하고 계십니까?

◆이상우 대표 : 일중간에는 전략적으로 묶어서 아주 간단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동남아는 이제 직항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한일항로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해왔는데, 가장 걱정하는 것은 메인포트나 실링 포트로 대형선이 들어오느냐 아니냐 여부입니다. 지방항은 인프라 미비로 절대로 큰 선박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의 경우 지방항의 사정을 알아보고 미리 소형선을 준비했는가 하면,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아마도 이러한 소형선은 없어질 것입니다. 현재 디자인 캐퍼로 1000teu급이 가장 적은 선박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300~400teu 컨테이너선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한국선사들이 준비만 철저히 해 놓으면 절대로 글로벌 선사들이 한일항로에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이 1000teu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용선료도 비싼데 굳이 용선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국적선사들은 신조를 하든지 장기용선을 하든지, 선대 준비를 수십척 해놓으면 아무런 걱정도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일간에서 5대항만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키포인트인데, 여기서 걱정이 되는 것은 대형선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일항로의 메인포트에 배를 투입하겠다고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기간산업인 해운업에 적극 지원해야>

◆사회 : 물류회사 대표로 참석하신 판토스에서도 나름대로 전망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강귀 대표 :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한일간의 물량은 지난 10년간을 생각해 보면 큰 폭의 감소도 큰 폭의 증가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일간은 소위 마케팅 용어로 성숙된 시장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다지 큰 폭의 증가도 큰 폭의 감소도 없는 그런 상태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큰 폭의 감소가 일어나는 계기가 나왔습니다. 아베의 그러한 이상한 정치노선 때문에…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것은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계 반도체시장 톱10에 일본 반도체업체가 네 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잘 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반도체 만드는 회사에 원료를 납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납품하는 대표적인 회사가 우리나라의 삼성과 SK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서플라이 체인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이 원료 제공을 통해서 커왔던 것마저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일간의 물량은 앞으로 구조적으로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감소된 부분을 어떻게 만회할 수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국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을 한다든가, 아니면 단위당 단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매출을 유지하거나 신장시키려면 이 두 가지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지역적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동남아는 일본기업을 빼면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일본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입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에 가보면 거기 다니는 자동차는 90% 정도가 일본차들입니다. 이런 동남아지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방법은 단위당 매출을 올리는 방법인데 이것은 벨류체인을 확대시킨다든지 하는 방법 등으로 선사들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데, 이런 노력들이 배가가 되어야 선사들의 경쟁력이 잘 유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에서도 말씀들을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국가에서 해운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가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정부가 해운산업을 여러 산업군 중에 하나로 볼 것이냐, 아니면 기산산업으로서 해운산업을 볼 것이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7~8년전에 좋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CMA CGM은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지금은 살아나서 톱클래스의 선사로 우뚝 섰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느냐 하는 것과 왜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에서 한진해운을 망하게 방치했느냐 하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 개인 생각으로는 한국선주협회 등을 통해서 한진해운을 살릴 수 있는 지원을 해주고 나중에 지원된 것을 회수하는 식으로 대응했더라면 한진해운을 살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역시 정부가 해운산업을 어떻게 바라고 어떤 관점에서 지원을 해줄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해운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보면 해운산업에 대한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저는 정부의 해운산업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본 해사클러스터 상생 구조 배워야>

◆사회 : 벌써 좌담회가 시작된지 1시간 20분이 넘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제는 결론 부분인 정부당국에 바라는 말씀, 혹은 동종 해운업계에 드리고 싶은 말씀들을 해주실 차례입니다. 지금까지 혹시 다하지 못한 말씀이 있다면 그것도 포함하여 오늘 좌담회의 결론 부분을 돌아가면서 한분씩 얘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강헌규 대표 : 현재 근해항로 선사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판토스에서 해운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많은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종신 지부장 : 저는 KR이 아니고 전체 한국해운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와서 보고 가장 감탄을 한 것은 일본의 해사클러스터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사클러스터가 체인이 물고 돌아가듯이 상생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 굉장히 부러운 점이었습니다. 해운산업 뿐만 아니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전체 해사 클러스터 즉, 조선, 금융, 보험 등등을 다 넣어서 말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해운을 둘러싼 관련 산업들, 즉 해사클러스터가 상생 구조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습니까? 상생 구조가 안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오너선사가 대부분 SM(선박관리)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좌담회에 참여하신 선사들도 대부분 SM을 직접 영위하시고 있습니다. 대형선사들은 다 그런 상황입니다. 그것은 그 산업 전체를 도태시키는 아주 잘못된 것들입니다. 그런 부분을 정부가 계도하고 못하도록 하여 서로 상생구조로 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의 큰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진해운이 왜 무너졌느냐를 생각하면 겨우 종업원수 3000명, 자본금 몇천억원, 이렇게 생각하니까 죽이는 것입니다. 그것을 글로벌산업의 하나로서 전략산업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면 일본선급인 NK는 비즈니스라는 것이 없습니다. 일본 선대가 세계 선대의 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21%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도 최근에 18%까지 선복량을 확대했습니다. 일본은 명실상부한 세계 2위 해운국입니다. 그러면 일본사람들은 선령 15년이 되면 대체선을 발주하게 되고 거기에는 종합상사와 금융기관들이 함께 들어갑니다. 조선소가 망할 수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큰 폭의 흑자를 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절대로 망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한국은 조선소들이 우르르 망해 버렸습니다. 특히 중견 이하의 조선소들은 다 망했습니다. 정부가 지원 안 해줘서가 아닙니다. 해사업계 전체가 상생 구조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계가 서로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면 절대로 망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유도만 하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해양진흥공사 같은 것을 만들어서 정부가 “나를 따르라”라고 하게 되면 그 해사업계는 단언컨대 망합니다. 저는 정부가 앞장서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얘기를 우리의 해양수산부 장관도 듣고 청와대에서도 들었으면 합니다.

일본의 경우 ONE가 탄생할 때 표면적으로 정부가 절대로 간여하지 않았습니다. 뒤에서 작용만 했을 뿐입니다. 세계적인 경쟁사인 NYK와 MOL이 과연 한자리에 함께 할 수 있겠느냐, 일본기업의 속성상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아마도 정부가 뒤에서 간여를 했겠지 하고 추측만 할 뿐이지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통합법인을 만드는데 왜 해양수산부 장관이 거기에 가서 사진을 찍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난 그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간기업끼리 통합을 하겠다고 하는데 왜 해양수산부 장관이 거기에 나오느냐는 말입니다. 이런 일은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제 그 같은 틀에서 빨리 벗어나야만 합니다. 정부는 국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뒤에서, 큰 틀에서 방향만 제시해 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민간들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됩니다.

지금은 다 위기의식을 느끼고들 있습니다. 일본의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고, 세계적인 교역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근해항로 12개 선사들이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요? 선사들 스스로도 아마 다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이 통합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또 나서서 선사들에게 칼을 휘둘러서 통합해야 하는 것이냐 하고 묻는다면 사실 그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업계 스스로가 통합을 해야 하는데, 왜 통합이 필요한가는 정부가 설명하고 미래 전략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뒤에서 작용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당국은 표면적으로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것이 잘 안 지켜지면 WTO에 제소 당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WTO에 제소를 당하고 있습니다. 해운도 그런 식으로 하면 제소당할 수 있습니다.

   
 

<해운산업, 국가적인 청사진 만들어라>

◆사회 : 김종신 지부장님께서 오늘 좌담회의 전체 기사 중에 제목을 뺄 수 있는 핵심적인 내용의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번에 팬오션 신명진 대표님께서 오늘 좌담회에 결론이 될 만한 말씀을 좀 해주십시오.

◆신명진 대표 : 김종신 지부장님 말씀에 몇 가지를 더 추가 했으면 합니다. 한국에도 해운산업을 연구하고 보고하는 기관들은 많은데, 실제로 그것들이 국가의 큰 비전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없었고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때그때 바뀌어 왔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운에 대한 메인스트림이 없었던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메인스트림을 책임있는 연구기관이 만들어서 해운산업은 이렇게 가야만 한다는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메인스트림이 만들어지면 근해선사들도 거기에 맞게 몸을 바꿔가야 하는 것입니다. 메인스트림을 만들 수 있고 이슈를 만들 수 있는 큰 연구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김 지부장님께서 얘기 하셨듯이 정부가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이번에 좀 잘 보이려고 하니까 이번에 나를 좀 도와줄래”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지 말고 산업을 생각하고 그 산업에 속해 있는 근로자들을 생각해서 “이렇게 가야만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박영수 대표 : 업계로 봐서는 기업은 계속 유지가 돼야 합니다. 최근의 해운환경은 그야말로 급변하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만 생각해도 너무 옛날 사람이 돼서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기가 참으로 힘든 일면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희 회사가 컨테이너와 벌크가 반반이라는 특수한 입장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일항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해운정책이란 것이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때 그 때 바뀐다고 하면 기업들이 거기에 대응을 해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이 정부의 정책을 떠나서 독자적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정책을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사들의 종합물류기업화에 지원을>

◆김주택 대표 : 저희 회사와 공동운항을 하려는 외국선사를 비교했을 때 저는 우리 회사가 관심을 못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똑같은 배에 똑같은 노선에 들어갈 경우 원가가 차이가 있는데 이것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선사들도 해상수송만이 아니라 내륙운송을 포함하여 종합적인 물류회사로 변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에서는 종합물류회사로 성장을 하려고 하는 선사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상우 대표 : 저희와 같은 민간기업은 당연히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기 마련입니다. 요즈음 해운업계가 위기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전체의 해운산업이 위기입니다. 각자 도생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우리 선사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을 좀 해주시든지, 법적인 제도 안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 유태연 범주해운 도쿄사무소장

◆유태연 소장 :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봐도 위기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즈음입니다. 그런 위기를 모두들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이끌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할 때 제발 정치와 경제는 분리 해서 취급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정치인들이 경제 전문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경제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 될 수가 있습니다.

앞에서 ‘나를 따르라’라는 얘기가 여러 번 나왔습니다만, 정말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우리는 ‘너나 가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 당국자들은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고집을 부리는 자세는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상생 위해서는 먼저 자기희생이 필요>

◆김종신 지부장 : 사실 우리가 산업화의 역사가 짧다 보니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산업의 역군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발전하는데 많은 공헌을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길에서 우리 한국해운이 좀 더 품위를 지키려고 한다면 일본의 해사클러스터의 상생하는 모습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서로 상생하여 망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예를 다시 들면 다이이치주오라는 일본의 대형선사가 망했는데,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반드시 그 클러스터 체인 내에서 살아남게 되더라는 얘기입니다. 왜 우리는 이러한 구조가 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정부도 해사산업 전체가 동시 발전하고 생존할 수 있는 그런 체인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KR이 그동안에 우리 선사들 때문에 이렇게 발전하고 먹고 살아왔는데 우리 해운선사들의 모습을 보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 개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사실 KR도 도산할 수 있습니다. GL이 도산해 DNV에 흡수당했던 것처럼 우리도 흡수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선사들도 서로 상생하는 길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것을 내놓고 희생을 좀 해야 합니다. ‘2세, 3세로 내려갔으니 나는 절대로 내놓을 수 없다’ 이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이런데 대한 계도를 해서 업계가 잘 따라 오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김종신 지부장님이 오늘의 결론을 딱 내려주신 것 같습니다. 한국도 해사클러스터들간의 상생 협력과 국적선사간의 상생 협력으로 튼튼한 해운산업, 해사산업을 육성해야겠다는 것이 오늘의 결론인 것 같습니다.

저희 한국해운신문은 9월에 창사 3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한일관계의 중심 일본 동경에서 가진 특집좌담회에 무려 9명의 주재원들께서 참석해 주셔서 열띤 토론을 해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참석하여 진지하게 토론해 주신 주재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이것으로 해운신문 창립30주년 특집좌담회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