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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고 떠난 여행(41)/평택-연태①

기사승인 [1941호] 2019.07.11  16: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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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Lo 신조선 투입 대성공, 고객 만족도 높아

   

금요일 오후의 평택항은 여행객들의 분주함으로 한껏 소란하다. 자동차 물량 국내 1위를 자랑하는 평택항의 건조함과는 사뭇 다른 사람 냄새 나는 소란스러움이다. 인천항이나 부산항과 달리 산업단지로 둘러싸인 평택항은 사람보다 화물차가 더 많이 보이는 삭막함이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소란함은 늘 필자를 들뜨게 한다. 5년만에 평택항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여행을 떠날 요량이니 들뜬 마음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셈인가 보다.

평택항에는 중국 5개항(연태, 위해, 영성, 일조, 연운항)을 연결하는 국제여객항로가 개설돼 있는데 이번에 공교롭게 5년전 떠났던 평택-연태항로를 다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5년전 평택-연태항로를 개설한 연태훼리의 도움으로 배타고 중국 산동성의 대도시 연태를 다녀왔다.

한중카페리 소무역상 중국인 90% 이상

오전 11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은 벌써부터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다. 금요일 중국 연태와 일조로 출항하는 2척의 국제여객선이 있다지만 출항은 오후 늦게라고 들었는데? 아직 오전인데 국제여객터미널에 여행객들이 가득했던 이유는 연태훼리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

사정은 이렇다. 한중카페리항로가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평택항에 취항중인 카페리선을 이용하는 여행객의 대부분은 보따리상이라고 불리는 소무역상들이다. 과거 소무역상들은 한국인들의 비중이 높았지만 양국 세관이 여행객 휴대물품에 대한 과세 기준을 점점 강화하면서 수입이 줄어들어 최근 소무역상의 90% 이상이 중국인들이라고 한다.

한국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중국인 소무역상들은 오전에 평택항 입항후 휴대물품을 정리하고 나면 특별히 갈 곳도, 할 일도 없기 때문에 터미널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오후에 다시 배를 타고 나가는 게 일상이라고 한다.

평택시내에 나갔다 오려고 해도 왕복 2시간은 족히 걸리는 데다 불볕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이라면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이 확실히 합리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오후 1시를 넘기니 국제여객터미널로 관광버스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로 중단됐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금지령이 풀리면서 출항 3시간전 국제여객터미널 앞으로 관광버스 장사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연태훼리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매항차 200~300명 정도 승선하고 있다. 한국 단체 관광객은 중국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단체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가능한 쾌적한 승선 환경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소무역상의 숫자를 50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태훼리가 평택-연태항로에 투입하고 있는 1만 9480톤급 카페리선 하이란징호의 여객정원은 810명인데 필자가 승선할 당시 하이란징호에는 단체관광객 200여명을 포함, 714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 조리실이 없는 하이란징호 대식당. 200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다.

Lo-Lo 신조선, 적절한 투자 호평

출국 수속을 마치고 셔틀버스에 올라 5분 남짓 이동해 평택아이포트로 이동했다. 하이란징호는 Lo-Lo 타입의 카페리선으로 컨테이너 하역을 위해 컨테이너 터미널인 평택아이포트에 접안하고 있다.

푸른 돌고래(Ocean Blue Whale)라는 뜻을 가진 하이란징호는 2015년 9월 중국 황해조선에 발주될 당시부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선박이다. 2014년 7월 스웨덴의 세계적인 카페리선사인 스테나에서 2만 4418톤급 스테나 에게리아호를 용선해 평택-연태항로를 개설했던 연태훼리가 취항 1년여만에 신조선을, 그것도 일반적인 Ro-Ro 타입이 아니라 Lo-Lo 타입으로 발주했으니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듯싶다.

연태훼리가 과감히 Lo-Lo 타입의 선박을 발주했던 것은 신조선가가 Ro-Ro 타입보다 저렴하다는 점, 화물 캐퍼가 크다는 점, 항만 특성을 고려할 때 하역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연태훼리가 Lo-Lo 타입을 발주한 것은 하이란징호가 취항 2년째를 맞은 지금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게 이미 증명됐다. 하이란징호 투입후 탄탄한 원가경쟁력을 토대로 충분한 화물 캐퍼와 안정적인 정시성을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슷한 톤수의 선박에 비해 화물캐퍼가 충분하고 갠트리 크레인을 통한 신속한 하역이 가능하다는 점은 하이란징호의 최대 강점이다. 하이린징호와 비슷한 톤수의 RO-RO 신조 카페리선인 석도국제훼리의 뉴시다오펄호와 비교하면 여객 정원은 30% 정도 적은 810명이지만 화물은 38% 많은 462teu에 달한다. 여객보다는 화물의 비중이 큰 한중카페리항로에 최적화된 선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커피, 음료, 맥주 등을 판매하는 카페

4개층에 여객구역 배치, 공간 활용 탁월

하이란징호는 Lo-Lo타입의 카페리선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진동 문제, 여객구역 문제도 충분히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o-Ro 타입에 비해 Lo-Lo 타입 카페리선이 상대적으로 진동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하이란징호의 진동은 Ro-Ro 타입에 비해 그렇게 심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여객구역 문제도 선수는 화물구역, 선미는 여객구역으로 양분해야하는 Lo-Lo 타입임에도 Ro-Ro 선박들과 견주어 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하이란징호는 5층부터 8층까지 4개층을 여객구역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5~6층에 여객편의 시설을 집중 배치시키고 대형 엘리베이터 2기를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6층에는 2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대식당과 커피, 음료,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대형 면세점과 매점 등을 배치했고 5층에는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장과 영화나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극장, 노래방, 바다를 보면 따끈한 물을 몸을 담글 수 있는 사우나 등이 들어서 있다.

연태훼리가 여객 구역에 많이 신경을 썼구나라는 것은 식당만 봐도 충분히 느껴진다. 하이란징호 식당에는 조리실이 없다. 대식당은 6층에, 조리실은 5층에 따로 배치해 놨다. 식당과 조리실을 분리해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고 조리시 발생하는 냄새, 열, 소음 등을 배제시켜 쾌적한 식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5층에서 조리된 음식은 엘리베이터로 6층 식당으로 운송돼 중앙배식대에서 양쪽으로 여객들에게 빠르게 제공되는 것이 퍽 인상적이었다.

음식은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선박관리를 중국에서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음식은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겠거니 짐작했는데 중국식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 좋았다. 연태훼리 관계자는 “하이란징호 선박관리를 중국측 주주인 발해윤도가 맡고 있다. 발해윤도는 연태와 대련간 대형 카페리선 10여척과 2만 5천톤급 크루즈선도 직접 운항하는 여객선관리에 있어서는 중국 최고 선사”라고 귀뜸해 줬다.

   
▲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면세점과 매점

자전거 타고 발해만 일주 여행?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하고 면세점을 찾았다. 선내 면세점에는 상당히 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들어와 있었다. 소무역상들은 주로 담배, 주류 등을 구입한다고 들었는데 하이란징호 면세점에는 한국 전자제품을 비롯해 인삼, 화장품 등 다양한 한국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연태훼리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매출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을 지나 로비를 지나치는데 한켠에 짐을 잔뜩 실은 산악자전거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승무원으로부터 나이 지긋한 노신사께서 연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단동까지 발해만을 일주하는 대장정에 나설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연태에서 단동까지 거의 1천km가 넘는다는데 노신사의 위대한 계획에 존경스런 마음과 안전한 여행이 되길 비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노신사의 자전거 여행계획을 들으면서 한중 카페리 여행 패턴도 이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카페리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배에 싣고 일본 전역을 여행하는 이들이 심심찮게 있다고 한다. 한중카페리항로도 이제 막 이런 여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연태훼리 하이란징호에서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 노신사가 발해만을 일주할 자전거.

<다음호에 계속>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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