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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칼럼(13)/현대상선, 포트폴리오 재편 등 경영혁신에 가일층 노력해야

기사승인 [1937호] 2019.06.10  08: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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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원 경영학 박사(한국물류포럼 대표, 능인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박태원 박사

현대상선의 금년도 1분기 자본잠식률이 47%에 달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무려 12%가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부터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0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공적자금의 투입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부족 사태가 지속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0월에 전환사채(CB) 4,000억 원과 신주권인수부사채(BW) 6,000억 원 등 총 1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에도 1,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으며,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500억 원씩 사들이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지분율도 61.9%에서 62.9%로 높아졌다. 이제까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정부가 현대상선에 지원한 자금의 규모가 3조 1,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상선은 늘어난 차입금으로 금년도 1분기 부채비율이 625.2%를 기록하여, 296.4%였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또한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1조 8,444억 원에 달한다. 차입금의 규모가 6조 원을 넘어섰다. 현대상선의 감사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현대상선이 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2022년까지 최대 6조 원의 자금 부족을 겪을 것이고 예상했다.

이러한 현대상선의 참담한 경영실적과는 대조적으로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라인은 비용절감과 조직개편을 통해 획기적인 실적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올해 1분기 해상운송 사업부문에서 매출액 8조 2,100억 원, 세전 영업이익 1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42.1%나 성장했다.

이러한 머스크라인의 실적 호조세는 함부르크수드와의 통합효과와 조직재편에 따른 합리화, 비용 절감 등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라인은 올해부터 해상운송과 연계한 일관운송체제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는 바로 영업이익의 증가로 이어졌다. 물류와 터미널 부문의 수익 증가가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머스크라인은 올해 1월에 물류자회사 담코와 공급망관리(SCM) 사업을 통합하여 통합물류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원스톱 물류체제 구축 등 대고객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 머스크라인은 이러한 전략적 변화로 약 1,500억 원 규모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했으며, 에너지사업의 분리와 조직의 통합 등 서비스 포트폴리오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머스크라인은 ‘즉시선적예약확인(SSIB) 서비스’와 ‘온라인 선적예약 서비스’ 등 새로운 e-솔루션을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와 고객 만족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SSIB는 예약 확인에 최대 2시간이 소요됐던 선적업무를 온라인을 통해 즉시 가능하도록 하여, 세부 정보를 입력하는 즉시 예약 확인을 받을 수 있으며 원하는 스케줄 선택과 원활한 공(空) 컨테이너의 픽업도 가능하다.

올해 3월 머스크가 해운업계 최초로 도입한 온라인 선적예약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날짜와 노선, 운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후 예약을 할 수 있는 항공사 티켓예약시스템에서 착안해 개발되었으며, 화주는 탄력적인 운임과 장비·선복 우선권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이 머스크라인은 고객 중심의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운물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머스크는 ‘CARE’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지난 수년 간 변화를 거듭했으며, 시스템과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공감과 소통에도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머스크라인의 혁신적 변신은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상선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년부터 2만 3,000teu급 12척과 1만 5,000teu급 8척의 순차적인 인수는 현대상선의 회생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선박 확보가 끝나면 현대상선의 선복 규모는 42만teu에서 80만teu 수준으로 2배 가량 확대되기 때문이다.

선대 규모의 확대로 인한 위상 강화는 내년 4월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의 협력관계가 마무리되는 현대상선에게는 2M을 비롯한 오션 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3대 해운동맹과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하는데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또한 신규로 발주한 선박 20척이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장착한 것도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은 사업부문 포트폴리오의 재편과 같은 하드웨어 부문의 효율적 배분과 함께 글로벌 물류 디지털화 사업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급선무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대의 확충 못지않게 글로벌 물류시스템 구축과 같은 서비스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 환경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현대상선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에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적 원양선사로 우뚝 설 수 있으며, 생존도 담보될 수 있다.

한국해운신문 maritime@m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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