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해운조선업 2019년도 전망
양종서 박사 “올해 수주량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 세계 신조선 발주량 및 건조량 추이
2019년 국내 조선업계 신조 수주량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시황 대비 높은 수주량에 따른 기저효과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박사는 최근 ‘해운조선업 2018년도 3분기 동향 및 2019년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3분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에 대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3분기에 발주된 물량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으로 건조하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 증가가 눈에 띈다. 

내년에도 조선시황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나 국내 조선업계는 기저효과로 수주량이 소폭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는 내년에도 35% 수준의 수주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주량 감소가 개선추세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양종서 박사는 설명했다.

한국해운신문은 양종서 박사가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전 세계 조선업계 실적과 2019년도 시황전망을 분석했다.

3분기 누적 발주량 2114만cgt

올해 3분기까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2114만cgt이며 발주액은 9.3% 감소한 451.3억달러를 기록했다. 발주량은 증가했으나 발주액이 하락한 것은 고가의 크루즈선 물량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업계가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점유율도 45%를 기록하며 30.8%의 중국과 11.5%의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NG선 발주 시장이 확대되고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증가해 한국에 유리한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LNG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3% 증가하며 올해 신조선 시장에서 발주량이 가장 큰폭으로 증가한 선종이다. 세계 LNG 공급 증가와 중국의 LNG 수요 증가로 인해 LNG 해상물류 시장이 확대되면서 LNG선 발주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컨테이너선도 대형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확대됐다. 전년 동기 대비 94.8% 증가하면서 LNG선과 함께 발주량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벌크선은 6.2%, 유조선도 0.6% 감소했으며 크루즈선은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크루즈선은 발주량이 감소했으나 2013년 이전 발주량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2배 정도 높은 발주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일 3국의 수주점유율도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3분기까지 전 세계 발주량 가운데 한중일의 수주점유율은 87.3%까지 상승해 과거 구조를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크루즈선의 발주량이 감소하면서 유럽 조선사의 수주점유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 신조선가지수는 1~4% 상승해 지난해 2분기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다. 9월 기준으로 129.97을 기록하며 3분기에 1.6% 상승했고 올해 들어 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탱커 신조선가 지수는 152.61로 3분기에 2.0%, 올해 7.9%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은 80.19로, 3분기에 4.2%, 올해에 13.9% 상승했다.

이어 벌크선은 130.28로 3분기에 2.1% 상승했고, 가스운반선은 137.85로 3분기에 0.89%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조발주 국내 조선업계에 몰려

국내 조선업계는 3분기까지 발주시장의 흐름과 비교해 보다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 전 세계 발주시장은 국내 조선사가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대형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유조선 등이 비교적 활발한 발주 움직임이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9월까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데 반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무려 70.5% 증가한 950만cgt를 기록했다. 수주액도 39.2% 증가한 189.9억달러로 전 세계 수주액이 감소한 것과 다르게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수주량은 전분기보다 증가했다. 2분기 238만cgt와 비교해 한국 조선사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량 발주와 LNG선, 탱커 등의 수요 증가로 3분기에 341만cgt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주량이 증가한 것과 달리 건조량은 감소했다. 2016년 발주 수요 급감의 영향이 올해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감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3분기까지 전 세계 조선업계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2230만cgt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사, LNG선 수주 비중 확대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을 선종별로 살펴보면 LNG선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9월까지 누적 수주량 가운데 LNG선의 비중이 36%를 차지했다. LNG선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준으로 향후에도 국제 LNG산업의 성장으로 수주량 증가가 기대된다. 컨테이너선은 27%, 유조선도 23%로 뒤를 이으며 3개 선종이 전체 수주의 86%를 차지했다.

다만 LNG선 수주량 증가에 대해 해운업계는 시장 규모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 탱커나 벌크선의 선대 규모가 중형 이상급만으로도 각각 1만척 규모이다. 이에 반해 LNG선의 선대 규모는 540척에 불과한 수준으로 선대 규모가 매우 작은 시장임에도 신조선 수주량이 주요 선종을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종서 박사는 "상대적으로 주요 선종시장의 신조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LNG선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2020년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해 선사들은 대응책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신조선 수요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주요 선종시장의 신조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높은 경쟁력을 갖춘 LNG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른 선종의 수요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는 올해 9월까지 수주가 집계되지 않으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10월에 4.5억달러 규모의 FPU(부유식 원유생산설비) 1기 수주에 성공했으나 올해 입찰 중인 대형 생산설비를 포함해 2기의 내외로 수주가 그칠 전망이다.

일감부족 문제로 국내 조선업계 건조량은 큰폭으로 감소했다. 9월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량은 33.8% 감소한 603만cgt를 기록했다. 연간 건조량은 800만cgt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수주잔량은 소폭 증가했다. 10월 초 기준으로 연초 대비 17% 증가한 2037만cgt를 기록했다. 일감부족으로 건조량이 대폭 감소했고 당초 전망보다 올해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수주잔량이 증가한 것이다.

▲ 한국 조선업 선종별 수주량 추이

2019년 수주량 소폭 감소 전망

내년 전 세계 발주량은 13% 증가한 3100만cgt, 발주액은 22% 늘어난 820억달러로 전망됐으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5% 감소한 1060만cgt로 수주액은 4% 증가한 264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됐다.

올해 부진했던 해양플랜트 수요가 내년에 확대돼 약 50~60억달러 수준의 수주가 가능할 전망에 라 수주량 감소에도 수주액은 소폭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건조량은 올해 800만cgt에서 내년 850만cg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생산활동은 여전히 부진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종별로 LNG선은 올해 수주량에 못 미칠 전망이다. 내년에도 LNG선의 수요 강세가 예상돼 전체 수주량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올해 수주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으로 건조하는 탱커와 컨테이너선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수요가 증가할 전망으로 연간 발주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량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나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점유율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양종서 박사는 “세계 신조선 시황은 빠르지 않은 수준에서 개선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35% 내외의 정상적인 수주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수주량의 감소가 개선추세의 퇴보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종서 박사는 “LNG선 수요가 커진 동안은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으나 점차 탱커,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에 대해 환경규제 대안을 기술적으로 강화하고 영업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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