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완벽대응, 신조선 효과 톡톡

위동만의 색깔 담아 현대미포조선에서 신조

적당히 높은 하늘, 적당히 부드러워진 햇살과 상쾌한 바람, 배타기에 적당한 10월의 어느 날, 정말 운 좋게도 신조선이 투입돼 운항중인 인천-청도 항로와 인천-연운항 항로를 동시에 취재할 기회가 생겼다. 한중 카페리항로에 신조 카페리선이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 2016년부터이니 2년만에 드디어 신조선을 타고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천-청도 항로에 투입돼 운항중인 위동항운의 3만 322gt급 신조 카페리선 뉴골든브릿지7(New Golden Bridge 7 ; NGB7)호는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9월 14일 취항한 말 그대로 따끈 따근한 새 배다. 연운항-인천 항로에 투입중인 연운항훼리의 3만 5187gt급 신조 카페리선 하모니윈강(Harmony Yungng ; 和谐云港)호는 중국 황해조선에서 건조돼 지난해 12월 18일 취항한 1년도 채 안된 새 배다.

인천항에서 뉴골든브릿지7호를 타고 중국 청도로 들어갔다가 차로 3시간여 떨어진 연운항으로 이동해 하모니윈강호를 타고 인천항으로 되돌아오는 결코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그러나 양국에서 건조한 신조 카페리선을 모두 타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주저 없이 여행길에 올랐다.

사드사태 완화 다시 배타는 중국 단체 관광객

사드사태로 꽉 막혔던 한중카페리가 10월의 바다에서 다시 흥을 내고 있다. 발길을 끊었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다시 타기 시작하면서 적막이 감돌던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여행객들의 기분 좋은 시끄러움으로 가득했다.

오후 3시, 출항까지는 아직 3시간이 남아있지만 국제여객터미널은 이미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여객은 만선이라고 한다. 대부분 중국인들이었는데 한국 단체관광객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한중카페리선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사드사태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끊기면서 1년 6개월여간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산동성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다시 배에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녕성 등에 취항하고 있는 선사들은 아직도 단체관광 불허로 여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뉴골든브릿지7호는 참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취항 시점을 전후로 산동성의 단체여행 규제가 완전히 풀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뉴골든브릿지7호는 연일 만선을 기록하는 신조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시 반쯤 시작된 출국 수속은 빠르게 진행됐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자 면세점이 눈에 들어왔다.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은 공간도 좁고 상품도 많지가 않아서 매번 볼 때 마다 학교 매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인천남항에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생기면 공항 수준의 멋진 면세점이 들어서지 않을 가라는 생각을 하며 셔틀버스에 올랐다.

▲ 인천내항에 정박중인 NGB7호

위동항운의 빛나는 서비스 정신

2~3분 남짓 셔틀버스를 타고 뉴골든브릿지7호 앞에 내렸다. 그리고 바로 위동항운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중 카페리항로에 취항중인 카페리선들은 대부분 무거운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5m 정도 높이의 외부계단을 힘겹게 올라야만 여객 데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위동항운 선박들은 승객들의 승하선 편리를 위해 선체 아래쪽에 여객승하선 출입구를 만들어 놨다.

가뿐히 계단 몇 개를 밟고 뉴골든브릿지7호 여객승하선 출입구에 들어서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승무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옆에 서서 반갑게 인사하며 짐 운반을 도와주는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가뿐한 마음으로 여객구역에 들어서자 확 트인 로비가 눈에 들어왔다. 로비에 깔끔한 정복을 입은 사무장과 승무원이 승객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위동항운의 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한중카페리항로의 시발자이자 리더로서 ‘위동이 하면 뭔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아마도 위동에서 엿 보이는 빛나는 여객서비스 정신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중카페리선사들은 대부분 사무장과 승무원들이 중국인이어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조리장도 중국인이어서 음식이 한국 승객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5호와 뉴골든브릿지7호에는 모두 한국인 사무장과 조리장이 승선하고 있어 불편함 없이 선상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원두 커피를 비롯해 각종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고급 식자재로 다양한 요리 제공

위동항운의 배를 이용할 때 뭐니 뭐니 해도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게 큰 즐거움이다. 위동항운은 한국조리장이 LG아워홈에서 공급하는 믿을 수 있는 고급 식자재로 한식은 물론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뉴골든브릿지7호에는 승객들이 원하는 요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KIOSK) 시스템이 처음으로 설치됐는데 오늘 제공되는 다양한 요리를 화면을 통해 미리 볼 수 있어 좋았다. 뉴골든브릿지7호는 출항 당일 저녁과 다음날 아침, 두끼 식사를 제공한다. 저녁에는 한식, 중식, 양식 등 총 7가지 메뉴를 제공하는데 선택해서 주문이 가능하고 아침에는 샐러드바나 한식을 이용할 수 있다. 한중카페리들이 대부분 부폐식으로 단일 메뉴를 제공하는 것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저녁식사가 끝나는 9시부터 레스토랑은 주점으로 변신해 술과 각종 안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노래방에서도 술과 안주 주문이 가능해 시원한 청도 맥주한잔에 노래 한곡조를 뽑을 수 있었다. 레스토랑과 노래방 영업은 밤 12시전에 종료되지만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어 여흥을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5층과 6층 2개 데크가 여객구역으로 설계된 뉴골든브릿지7호는 면세점, 편의점, 레스토랑, 카페, 안마실 등의 편의시설을 6층에 집중시켜 승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안내데스크가 있는 5층에는 의무병실을 마련해 응급환자 치료와 응급약품 등을 제공하고 무료로 세탁실도 운영하고 있었다. 뉴골든브릿지7호는 전체적으로 꼭 필요한 편의시설들을 깔끔하게 배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뉴골든브릿지7호는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던트를 비롯해 디럭스 로얄, 로얄클래스, 스페셜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 등 6개 등급의 객실을 120여개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신조되는 카페리선 보다 선실을 조금 넓게 설계해 승객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눈에 띄었다.

뉴골든브릿지7호 객실 특징을 하나 더 꼽으면 단체관광객들을 위한 다다미 형식의 대형 룸과 중형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룸은 최대 26인까지, 중형룸은 10인까지 이용할 수 있어 수학여행객에게 최적화돼 있다.

▲ 고급 호텔 수준의 디럭스로얄룸

국제환경규제 완벽 대응한 유일한 국제카페리

최근 한중카페리항로 취항선사들이 선가를 이유로 중국조선소에서 카페리선을 신조했지만 안전과 품질을 고집한 위동항운은 과감히 국내 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뉴골든브릿지7호다.

뉴골든브릿지7호는 길이 196.13m, 폭 27m로 여객 724명과 화물 325teu를 적재하고 23.5노트로 운항이 가능하다. 중국에서 건조되는 신조 카페리선들이 대부분 20노트 안팎인 것에 비해 선속과 연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청도는 16시간, 인천-위해는 1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뉴골든브릿지7호를 투입할 경우 평균 2시간 정도 운항시간 단축이 가능하다고 한다.

선속이 좋기 때문이 신조선 투입효과는 여객뿐만 아니라 화물부문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재항시간을 조금 늘려도 입항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화물들을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위동항운은 2019년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가동되면 더 이상 갑문을 이용하지 않아도 돼 운항시간 단축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뉴골든브릿7호는 선박평형수관리협약에 대응하기 위한 BWTS와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까지 장착된 유일한 국제카페리선이어서 2020년 규제 발효 후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다양한 제품들을 취급하고있는 선내 현대면세점.
▲ 무료로 제공되는 세탁실

<다음호에 계속>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