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참여해 SK해운 지분 71.4% 확보
SK 지분율 28.6%, SK해운 브랜드 유지

SK그룹이 결국 사모펀드회사인 한앤컴퍼니에 SK해운의 경영권을 넘긴다.

SK해운은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와 1조 5천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SK해운측은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차입 부담이 과중해짐에 따라 재무구조의 근본적 개선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이 과감한 투자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국가경제 손실없이 민간 주도의 자발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첫 사례로 SK해운은 안정적 재무구조 위에서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SK해운 차입금 상환에 활용되며 이를 통해 SK해운의 부채비율은 현재 2400%에서 300%로 대폭 낮아져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한앤컴퍼니가 만든 ‘한앤코 14호 유한회사’가 SK해운의 신주 총 6637만 214주를 배당 지분율 71.4%로 SK해운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SK해운의 최대주주였던 SK㈜는 지분율이 28.6%로 떨어지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원유, LNG, LPG 등 다양한 자원수송 분야로의 사업확장하게 됐고 SK해운의 Global 성장 계획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해운은 2008년 이후 해운시황이 악화되자 수익성이 확정되지 않은 Open 선대의 영향으로 매년 큰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한 누적 운영 차입금이 올해 6월 기준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전용선 사업과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됐으며 해운 및 기타 관련 사업을 물적 분할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지속돼왔다.

SK해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해운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파격적인 구조변화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이 이번 투자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국민 혈세를 통한 자금 수혈 없이 민간주도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첫 사례로 꼽힐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국내 선사들이 법정관리와 파산 등을 겪으면서 국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의 출자 전환 이후 감자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해왔다. 이번 투자유치는 경영권 양보라는 대승적 결단을 통해 SK해운의 재무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민간 차원의 첫 번째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자금 유치 이후에도 SK㈜의 지분이 유지됨에 따라 SK브랜드 사용은 물론 SK그룹이 지켜온 SHE(Safety, Health, Environment) 원칙 준수도 지속되며 SK그룹의 수송 수요에 대한 안정적인 수송 서비스 제공 또한 유지될 것으로 SK그룹은 보고 있다.

SK해운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해 향후 안정적인 사업·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고객/시장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Global 성장 전략 추진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 사모투자전문회사로 제조, 해운, 유통, 호텔 분야 10여 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는 등 중장기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다.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들의 총 자산규모는 약 10.8조원이며 구성원 수도 약 2만 3000명에 달한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고 2016년에는 현대상선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 인수해 사업 확장을 지속해왔다. 한앤컴퍼니는 세계 2위 자동차 공조부품 제조업체인 한온시스템과 국내 최대 종합시멘트 제조업체인 쌍용양회 경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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