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Mark Szakonyi), JOC 편집국장

▲ 마크 스자코니 국장
이번 달에 개최된 제18회 TPM 콘퍼런스의 분위기로 해운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면,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완벽한 낙관론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대담의 유형이나 변화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 면에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환태평양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이로 인해 초래되는 계약 및 현물 운임(spot rate) 하락세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는 것도 그 이유이다. 알파라이너(Alphaliner)는 동향항로(eastbound) 물동량이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수요 증가폭(5~6%)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그룹의 수석 경제학자 그레이엄 슬랙(Graham Slack)은 "화물 운임율(freight rate)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선사의 가시성 및 데이터 분석에 대한 수요는 해운 시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관세 조치에 따른 보호주의 확산부터 미국 표면 물량(surface capacity)의 새로운 상황에 이르기까지 화주와 물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새로운 난제들이 많은 상황이다. Behrens-Sorensen Advisory P/S의 회장이자 대표이사인 톰 베렌스-소렌센(Tom Behrens-Sorensen)은 "지금이 매우 결정적인 순간일 수 있다. 미연에 방지하지 않는다면, 무역 전쟁으로 인해 성장률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철도 및 화물트럭 요율 급증으로 인해 환태평양 서비스 협상이 해상이 아닌 내륙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다.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cean Network Express)의 제러미 닉슨(Jeremy Nixon) 대표이사는 "화물을 내륙 및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할 수 있다는 확실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을 비롯해 새로운 의견, 혁신적인 접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컨테이너 운송업이 기로에 섰다는 인식을 반증한다. 독일의 물류 기업 DB 솅커(DB Schenker)의 요헨 테베즈(Jochen Thewes) 대표이사는 TPM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선을 밖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독려하며, 해운업이 "한동안 급진적인 변화나 혁신(disruption)으로부터 숨어지내왔다. 하지만 이제 그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해운업이 현실을 점차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관한 세션을 듣기 위해 입석도 마다하지 않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 도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기존의 역학구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인수합병을 넘어서는 파트너십이 포워더, 기술업체, 선사, 그리고 심지어 경쟁업체까지도 서로를 이어줄 것이라는 평가다. "경쟁업체와도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트럭용 공유 충전소를 위한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리가 주유소 네트워크로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테베즈 대표이사는 말했다.

기술을 변화의 동력이 아닌 구세주(savior)로 보려는 유혹도 존재한다. 크레인 월드와이드 로지스틱(Crane Worldwide Logistics)의 국제무역 및 관리 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피트 멘토(Pete Mento )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relationship)가 디지털화로 인해 축소되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무선박 운송인과 "화물 포워더에게 해운업은 매우 혼란스러운 비즈니스다. 복잡한 서류 및 문서 작업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각 정부를 상대로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FDA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앱(app)은 없다. 그런 앱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업무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데, 과연 해운업에서 이러한 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가?"라고 멘토 부사장은 반문했다.

또 하나의 과제는 새로운 인재를 유치하고 여성 인력이 지도부(leaderhip)에 올라갈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 교통국의 국제 운송 및 무역 담당 이사 줄리 에이브러햄(Julie Abraham)은 여성이 임원급으로 승진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이 승진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경영자들은 종종 자각하지 못한다"며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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