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항로 밝은 전망 불구 과당경쟁 우려

▲ 베트남 호치민 주재원 좌담회가 1월 26일 한식당 경복궁에서 열렸다.
호치민 리버포트 체선·체화 심각한 양상
베트남 SOC에 정부차원 투자 검토할 때다
잘못된 정부 정책 인트라아시아 경쟁 키워
정부 빨리 지원하고 업계는 일치 단결해야 
 
한국해운신문은 창간 28주년 특집의 일환으로 해외 물류 현장 취재를 기획했고, 그 방침에 따라 지난 1월말에 베트남의 해운물류 현장을 방문 취재했다. 그 가운데 첫 방문지인 베트남 남부도시 호치민에서 국적선사와 관계회사 주재원들을 초빙하여 ‘현지 주재원 좌담회’를 개최했다. 1월 26일 호치민 시내의 한식당에서 개최된 좌담회에는 동진상선, 범주해운, SM상선, 우진글로벌, 장금상선, 천경해운, 한국선급 등 7개사의 주재원들이 참석하여 베트남 해운물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이날 좌담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가능한 가감없이 여기에 정리해 보았다. 

<베트남 호치민 주재원 좌담회 개요>

1. 일시 : 2018년 1월 26일 오후 6시 30분
2. 장소 : 베트남 호치민 시내 한식당 ‘경복궁’
3. 참석자 : (회사명 가나다순)
    동진상선 김동진 사무소장 
    범주해운 조상빈 사무소장
    SM상선 박영식 법인장
    우진글로벌 류제범 법인장
    장금상선 오종석 법인장
    천경해운 이승욱 법인장
    한국선급 정성화 지부장
4. 사회 :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편집국장 

 
◆ 사회 : 오늘 한국해운신문의 베트남 주재원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좌담회는 저희 한국해운신문이 창간 28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하는 해외 주재원 좌담회입니다. 오늘 참석자 여러분께서는 토론 주제에 대해 기탄없는 말씀을 해주시면 되겠습니다만, 오늘 좌담회 참석인원이 일곱 분이나 되어서 좀 많기 때문에 한사람이 너무 길게 얘기하면 한사람에게 편중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시면 토론 주제에 미리 요점을 정리하시어 짧게 짧게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이 좌담회의 주제는 ‘베트남 해운물류의 현황과 과제’라는 사실을 사전에 미리 여러분께 알려드렸기 때문에 토의할 내용을 대충은 짐작을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토의할 내용을 크게 나누어 보면, 현재의 베트남 해운물류의 현황은 어떠한가 하는 것과 다음으로 지금 베트남 해운물류의 당면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먼저 얘기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이런 과제에 대해서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냐, 그리고 베트남 해운물류의 향후 전망은 어떠하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정부나 업계, 하주들에게 건의하거나 요구할 사항은 무엇이냐 하는 것 등등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베트남 해운물류의 당면 과제에 대한 토론에서는 베트남 해운물류의 문제점 뿐만 아니라 주재원들이 느끼고 있는 애로사항이나 어려운 점 등도 살펴 보았으면 합니다.
 
우선 먼저 베트남 해운물류의 현황을 먼저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물론 베트남 해운물류 현황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것을 하나하나 다시 얘기하는 것이 번거로운 측면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국해운신문의 독자들을 위해서 가능하면 현지의 사정을 자세히 얘기한다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현황도 빠짐없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베트남에 진출한 선사들의 현황과 베트남 현지의 해운물류 현황에 대해서 먼저 얘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한국선사 주재원 협의회 회장이신 동진상선 김동진 소장께서 먼저 말씀을 해주십시오. 
 
▲ 동진상선 김동진 사무소장
◆ 김동진 동진상선 사무소장(이하 김동진 소장) : 현재 베트남에 서비스하는 국적선사는 모두 10개사입니다. 이중에는 팬오션이 지난해부터 베트남 서비스를 마지막으로 시작 했는데, 주재원을 파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주재원을 파견하여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국적선사는 모두 9개사가 되겠습니다. 현대상선, SM상선,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팬오션 이렇게 10개선사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각 선사마다 서비스의 형태와 서비스 루트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제가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예를 들어 고려해운과 같은 선사는 베트남을 기반으로 하여 중국서비스, 인도 서비스, 인도네시아 서비스 등 워낙 방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이런 것들을 일괄적으로 다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베트남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는 베트남과 한국을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는 저희 동진상선을 비롯환 모든 선사들이 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사가 3항차, 4항차, 혹은 5항차 정도를 기본적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현재 한국과 동남아국가들간의 수송 물량 중에 65%-70% 정도는 우리 국적선사들이 수송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점의 수송에서는 국적선사들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영식 SM상선 법인장(이하 박영식 법인장) : 베트남의 해운물류 현황을 우선 항만과 인랜드 트럭킹 등에 대해서만 먼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베트남의 국제물류 현황을 살펴보면 해상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항만의 현황을 보면 호치민항의 경우는 강하구에 형성된 리버포트의 성격이 강합니다. 물론 호치민항도 까이멥지역에 새로운 항만들이 개발이 되면서 10년전부터 심해항만(딥시포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붕따우 까이멥지역의 물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공단들이 위치한 지역은 호치민 북부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리버포트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수요가 많다 보니까 리버포트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교통체증은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호치민 지방정부 차원에서 리포포트로 몰리는 물동량을 까이멥의 딥시포트로 분산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리버포트를 이용할 경우 선사들은 부과적인 서차지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하주들로서는 비용이 싼 깟라이 지역의 리버포트를 이용하고 싶어 합니다. 까이멥에서 강을 따라 깟라이의 리버포트까지 수송할 때 바지선 이용료를 받아야 하지만 선사들마다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호치민 지방정부가 리보포트에 쏠리는 물량을 까이맵의 딥시포트로 분산, 이동시키려는 계획은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호치민은 외항에서 강을 따라 북부의 공단까지 강으로 연결되어 있고, 공단지역에 6개의 ICD(내륙컨테이너데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거꾸로 강을 따라서 나가면 딥시포트가 있고 거기서 원양항로의 컨테이너선과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베트남에서 가장 큰 항만 호치민항의 현황입니다.

다음으로 중부지방의 ‘다낭(Da Nang)’이나 ‘뀌년(Que Nhon)’쪽은 물류 패실리티가 많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터미널도 하나씩 밖에 없기 때문에, 선사들 입장에서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고, 따라서 터미널 운영회사들과 네고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낭 쪽으로 공단 단지가 더 들어가게 되면 터미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터미널(피엔사 터미널)이 하나 있는데, 그쪽 항만국의 마스터플랜상에는 2018년말까지 터미널 1선석을 더 증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북부의 하이퐁항도 마찬가지로 리버포트를 중심으로 물동량을 처리해 왔는데, 그쪽의 물류 프로바이더 중의 하나인 SNP(해군이 운영)이 일본자본과 대만의 완화이와 협력하여 하이퐁 외곽의 한 섬에 딥시포트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2018년 5월달에 이 새 터미널을 개장하여 배들이 입항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최근 듣기로는 현대상선과 MOL이 이 새 터미널에 기항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단계 선석이 5월달에 개장을 하고, 2단계 3단계 선석도 연이어 건설하여 최종적으로 2018년말까지 3개선석을 개장,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이퐁의 컨테이너터미널도 딥시포트 위주의 운영으로 바뀌어가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하이퐁에서는 리버포트의 수요는 줄어들어 딥시포트 위주의 영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그에 따라 리버포트의 터미널들은 몇 개가 없어지고 통폐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봅니다. 
 
◆ 사회 : 제가 베트남 취재에 나서면서 베트남의 항만별 물동량 통계를 구해 보려고 했으나 그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오늘 제가 방문했던 깟라이의 SNP터미널에서 브리핑을 하는데 보니까 자신들이 취급하는 전체물동량이 1년에 680만teu정도인데 이것이 베트남 전체 물동량의 정확히 50%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베트남 전체 항만에서는 현재 연간 1360만teu 정도의 물동량을 취급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호치민항이 전체 베트남 항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 SM상선 박영식 법인장
◆ 박영식 법인장 : 그 정확한 데이터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호치민항에서 취급되는 국제간 컨테이너화물은 베트남 전체의 약 60%가 될 것입니다. 하이퐁항이 35% 정도, 그리고 나머지 다낭, 뀌년 등 중부지방이 5%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회 : 하이퐁에 새로운 터미널 만들어져 5월 개장한다는 얘기인데, 하이퐁에 새 터미널이 생기면, 앞으로 하이퐁항의 물동량이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 박영식 법인장 : 호치민항의 위치가 너무나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베트남 중앙정부는 지금 하이퐁과 수도인 하노이를 중심으로 공단 단지를 발전시킬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 호치민의 공단 단지의 지가는 너무나 높은 실정입니다. 상대적으로 북부지역에서는 싼 가격에다가 혜택도 있고 하니까 앞으로 북부지역에 공단 단지가 많이 생성이 될 것이라고 다들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사회 : 지금 현재 베트남 경제도 엄청나게 성장을 하고 있고 컨테이너화물도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여기 현지 사람들은 얘기하던데, 그런 와중에 우리 선사들이 10개선사가 진출하여 여기서 어떻게 보면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외국선사와 국적선사간에 경쟁 양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아까 한국-동남아간 항로에서는 국적선사가 65%-70%를 수송한다고 하셨는데, 참으로 많은 국적선 적취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국적선사들이 그만큼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될 것입니다. 장금상선의 오본부장님께서 세 번째 토의주제로 되어 있는 ‘국적선사들의 위상과 수송실적’에 대해서 한 말씀해 주십시오.
 
◆ 장금상선 오종석 법인장(이하 오종석 법인장) : 국적선사들은 대부분 한국-베트남간 서비스를 메인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베트남간의 교역량은 한국정부와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증가하면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거기에 발맞추어 우리 국적선사들도 서비스 항차를 늘려왔습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주재원들도 많이 나와 계시지만, 과거에는 3-4개 국적선사만 서비스를 했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국적선사들의 진출이 계속 이어져서 현재는 9개사에서 주재원을 파견하여 베트남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적선사들은 현재 한국-베트남간의 물동량을 수송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3국간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과 베트남을 기점으로 태국으로 가는 서비스나 인도나 인도네시아, 싱가폴, 말레시아 등지로 연결하는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호치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 기반을 가지고 있는 한국기업들에게는 국적선사들이 많이 진출함으로써 해상운송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회 : 2016년도가 베트남항로의 운임이 떨어져서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이고 2017년은 운임이 조금 올라서 그나마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국적선사들이 베트남 항로 서비스에서 그래도 2017년에 이익을 실현했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 김동진 소장 : 정확한 자료가 없어서 단정적으로 얘기를 할 수 없지만, 저희들 추정으로는 2016년보다 2017년이 실적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베트남항로의 실적은 상당히 좋아졌다고 해도 인트라아시아 전체의 실적은 일부 선사를 제외하고는 많은 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별 선사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운임의 경우 2017년이 2016년보다 회복이 되었다고는 해도 많은 선사들이 동남아항로 전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 제가 이 베트남 호치민에 와서 많은 선사의 지사나 대리점을 둘러봤지만, 범주해운의 사무실은 들르지 못했습니다. 범주해운은 주재원 파견도 가장 나중에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범주해운의 서비스 현황과 주재원으로서 애로사항 같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범주해운 조상빈 소장(이하 조상빈 소장) : 여러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지금 한일, 한중, 그리고 동남아항로로 나누어 볼 때 한일간에서는 국적선사들이 아직도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고, 한중항로는 수익이 나기도 하고 까먹기도 하는 상황이고, 동남아항로는 한일이나 한중에서 번 것을 모두 다 까먹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남아항로만을 떼어놓고 보면 한 두 선사를 제외하고 동남아항로에서는 대부분의 국적선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가 동남아항로에 진출한 것은 2년 정도 되었는데, 베트남과 홍콩, 남중국쪽을 기점으로 해서 서비스를 해나가고 있지만, 역시 동남아항로는 쉽지 않은 항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사회 : 천경해운의 경우는 범주해운 보다 서비스가 좀 빨랐지요?
 

▲ 천경해운 이승욱 법인장
◆ 천경해운 이승욱 법인장(이하 이승욱 법인장) : 범주해운 보다는 3-4년전 정도 빨리 베트남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호치민 사무소를 법인화 하여 이제 현지법인이 된지 1년 남짓 됩니다. 천경해운이 베트남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6년정도 됐는데 법인화하기 전에는 대리점 체제로 일을 해왔습니다. 현지법인이 된 것은 좀 늦었지만, 천경해운의 베트남 서비스는 여타 동남항로 서비스에 비해 현재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사회 : 베트남 경제가 많이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물류부문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미약한 관계로 도로사정 등은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얘기를 더 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포워더들의 사정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호치민에 나와 있는 포워더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해 주신 우진글로벌의 류제범 법인장께서 말씀을 좀 해주십시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포워더가 300-400개사나 된다는데 이것이 맞는 얘기인가요?
 
◆ 우진글로벌로지스틱 류제범 법인장(이하 류제점 법인장) :
베트남은 포워딩쪽의 마켓은 굉장히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 베트남에는 포워딩 파트너십이 대부분 에이전트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하나의 한국 포워더가 베트남의 파트너 회사를 서너 개씩 쓰게 됩니다. 정보도 아주 폐쇄적이어서 여기에 진출회사나 한국 하주에 대한 정보 등은 아는 사람들끼리만 알고 있지 서로 공유하거나 하지를 않습니다. 따라서 베트남 중에서도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 포워딩회사가 몇 개가 되는지도 사실 잘 모르는 실정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150개에서 200개 정도 일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확실한 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포워딩이 법인형태로 운영을 하든 지점 형태로 운영을 하든, 아니면 현지 로컬 포워딩으로 영업행위를 하든, 관계가 없기 때문에 사실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작은 포워딩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형 포워딩회사들은 법인형태이니까 파악이 쉽게 되지만, 베트남 포워딩사 안에 들어가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국계 업체들의 숫자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 이런 것은 코트라에서도 파악을 하고 있지 못할 것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호치민에 한국업체(포워더)는 150개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계까지 모두 포함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사회 : 그러면 우리 한국계 포워더들이 처해 있는 요즈음의 경영환경은 어떻습니까?

◆ 류제범 법인장 : 저는 한 2년정도 중국에 있었습니다. 그 때 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을 많이 할까 하는 점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베트남이 인건비가 싸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 다음은 중국에 많이 진출했던 한국계 회사들이 초기에는 설비투자 등을 많이 했지만 일정 단계 이상 올라오게 되면 기피하게 됩니다. 연안쪽에 들어왔던 산업들을 중부쪽으로 가거나 아니면 세금에 대한 혜택을 철회하거나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시 옮겨 갈 곳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금 혜택을 없앤다는 측면에서는 중국 보다도 베트남이 그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습니다. 호치민, 하이퐁과 다낭 등 연안 지역은 벨트가 너무나 좁고 얇게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호치민만 보더라도 시내와 시외는 물류 인프라가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나 호치민 시정부에서 산업을 들여올 때는 하이테크 산업을 먼저 들여오고 환경문제 등을 고려하면서 산업을 들여옵니다. 그래서 연안포트 쪽이 아니라 중부나 캄보디아 국경쪽까지로 빼내는 형태입니다. 그런 단계가 점점 빨라지는 느낌입니다.
 
또한 호치민의 경우에는 산업 아이템들이 전자나 자동차의 경우에도 어셈블리 형태이고 직접 생산을 하는 형태는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봉제와 의류, 신발, 가방 등 소위 ‘노예산업(?)’이 많은 것입니다. 원부자재 제공해주고 물건 만들어서 미국 보낼 때는 FOB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마켓이 여기까지 오는 것은 CIF 등으로 오는데 완제품이 만들어지고 나서는 유럽으나 미국쪽으로 나갈 때는 모두 FOB 마켓으로 흘러가니까 대형 포워딩사들 아니고서는 뿌리를 내리기가 쉽지를 않습니다.

한국계 포워더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입니다. 원양으로 나가는 물량은 디에이치엘이나 쉥커, 페덱스 등과 같은 대형 포워딩들의 물량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해상이나 항공 모두 시장은 상당히 커지고 있는데, 대형포워딩업체들 위주로 대부분 진행이 되다보니 한국계 포워더들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계 포워딩들은 고만고만한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자기화물을 유지하는 정도 밖에는 비즈니스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사회 : 한국계 포워더가 한국과의 수출입 물량을 취급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한국 포워더들이 외국기업의 화물을 취급하는 것은 아주 작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한국업계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 류제범 법인장 : 한국계나 일본계 포워더는 코미션 문화에 익숙하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커미션이 하나의 문화처럼 뿌리를 박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영업을 할 때의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씀 하신대로 한국기업들이 다룰 수 있는 화물은 한정이 되어 있고 너무나 많은 업체들이 모여있다가 보니 한국 포워더들간의 경쟁도 치열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운임 마진율은 아주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경쟁을 해야 하니 한국포워더들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회 : 지금까지 베트남 해운물류 현황 가운데 국적선사와 포워딩회사들의 베트남 진출 현황, 그리고 베트남의 항만 현황까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베트남 해운물류가 급성장을 하고 있지만 베트남에 진출한 해운물류기업들이 너무 많아서 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이 됩니다. 이번에는 해운과 관련이 있는 한국선급의 정성화 지부장님께서 나와 주셨으니, 현재 하고 계시는 일과 베트남의 조선 관련 산업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선급 정성화 지부장
◆ 한국선급 정성화 지부장(이하 정성화 지부장) : 오늘 이렇게 좋은 자리에 불러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금 베트남에 온지가 2년 8개월 정도가 됐는데, 베트남 조선소하고, 베트남 선사들을 제 나름대로 느낀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베트남에는 지금 남쪽에는 좀 좋은 ‘바손’조선소가 있고 북쪽에는 ‘파릉’ 조선소가 있어서 상당량의 선박검사를 하고 있고 신조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 KR호치민에는 호치민 지사가 있고, 하이퐁에도 사무실이 있습니다. 하이퐁 사무실에서 한국적 선박 3척에 대한 신조검사를 하고 있고, 남쪽에서도 붕따우에서 우리나라 여객선의 신조 문의가 있어서 제가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여기 저희 호치민 지부는 한국선사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국적선사들이 사고를 당할 때를 대비해서 호치민항만청과 북쪽의 하노이 항만본부와 긴밀하게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몇 번씩 정해 놓고 찾아가는 등 계속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베트남지역에서 선박관련하여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저희들에게 밤 늦게라도 전화를 주시면 바로바로 조치하여 최대한 배를 안전하게 선박 검사하고 출항시키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 베트남은 베트남선급이라고 있지만, 아이약스선급도 아니고 해서 우리는 사실상 베트남에는 선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베트남 선급시장에서 저희 KR이 나름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큰 선급들은 아무래도 선박검사 비용이 비싸니까 베트남 선주들이 큰 선급을 가입하기는 경제적인 부담이 많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기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재 한국선급과 일본선급, 프랑스 선급 등 3개의 선급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올때는 베트남 선주분들이 KR선급을 받은 것이 8척 정도가 됐는데 지금은 21척까지 늘어났습니다.

베트남 선주들이 처음에 KR선급에 들어오기는 매우 어려운데, 일단 들어와서 한국선급과 해보니까 서비스가 나쁜 것도 아니고, 배를 팔 때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해서 매우 좋다들 하십니다. 선급이 나쁘면 배를 팔 때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한국선급은 미국이나 노르웨이 선급 등에 비해서도 배 팔 때 가격이 떨어지지도 않고, 더구나 선급 수수료도 큰 선급들 보다는 싸고 하니까 21척까지 늘어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들은 한국선주들이 먼저이니까, 검사물량이 있다든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언제든 전화를 주십시오. 성심성의껏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낫짱이라고 베트남의 중남부에 위치한 현대비나신조선소는 신조 위주의 조선소인데, 저희들과도 거래가 많습니다. 지난해는 이탈리아 선주가 4척의 신조검사를 요청하여 지난 3월까지 검사를 마친 적이 있습니다. 그 후에는 하이퐁에서 또한 검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닛짱 현대비나신조선소는 1년에 한 15척 정도 신조선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조선경기가 매우 좋지 않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꾸준하게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낫짱에 태풍이 불어서 현대조선소가 크레인이 약간 문제가 생기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 사회 : 지금까지 베트남의 해운 물류 현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한-베트남간 혹은 베트남 해운물류 자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하는 부분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또한 주재원 여러분들이 느끼고 있는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그리고 베트남의 해운물류의 현안 과제는 어떤 것인지를 말씀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타트는 역시 SM상선의 박 본부장님께서 끊어주십시오.
 
◆ 박영식 법인장 : 제가 느끼기에는 물류 퍼실리티에 관한 것 외에는 크게 현안사항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베트남 물류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깟라이포트가 컨제스쳔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터미널이 부재하고 그에 따라 배가 자꾸 늦어지게 되니까 물류코스트가 많이 증가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여기보다 밖으로 나가게 되면 그 때부터는 물류 인프라시설이 더욱 열악해 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화물을 움직이는데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깟라이 터미널이 너무 혼잡하다보니까 실질적으로 가장 저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까이멥에다 운반을 해 놓으면 바지선이 수송을 해줘야 하는데 깟라이 터미널 자체가 워낙 컨제스쳔이 심하다보니까 제 때에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로컬 물류업자를 만나니까 까이멥 쪽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것이 2000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모두 깟라이쪽으로 와야 하는데 그것이 못 오다보니까 문제가 심각합니다. 급한 사람은 트럭으로 가서 싣고와야 하는데, 트럭이 엄청나게 모자라는 현실입니다. 물론 트럭으로 실어나르면 관련 물류코스트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트럭을 잡으려고 웃돈을 주어도 확보할 수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이런 것들은 하주나 물류관련 업체들의 물류코스트로 그대로 전가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는 것입니다.

◆ 사회 : 제가 오늘 취재를 한 곳에서 듣기로는 까이멥쪽에도 새로 터미널을 만들어서 인트라아시아선사들도 이것을 이용을 하게 한다는 얘기였습니다만...
 
◆ 김동진 소장 :
베트남정부에서는 리버포트의 물량을 딥시포트로 전환하여 안쪽의 물량을 밖으로 빼내려는 정책을 세워놓고는 있는데, 하주들이 리버포트인 깟라이 터미널을 선호하니까 깟라이 터미널에 화물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을 세웠다면 그것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왔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그런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것입니다. 베트남은 정부정책이 있어도 그 것이 잘 추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박영식 법인장 : 까이멥에다가 인트라아시아선사들 위한 전용 터미널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현재 있는 버어스에다가 그냥 가져다 붙이면 되는 것인데, 인트라아시아선사들의 수요가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선사들은 다들 깟라이 터미널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까이멥에 짐을 내릴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사회 : 제가 11년전에 와서 취재하여 썼던 기사를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때도 결국 항만 터미널까지 진입하는 도로가 혼잡한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사실 도로가 혼잡하면 도로를 넓히고 고속도로도 놓고 하면 되는 것인데 그것을 못하는 것은 결국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책이 없는 것 아닐까요.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민간들이 출연해서 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일테고... 제가 11년전에 깟라이 터미널에 거의 다 갔다가 2시간 기다리다 결국은 못 들어가고 그냥 되돌아왔던 때가 있었습니다. 호치민 항만 적체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하고 다른 어려운 점은 없는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 김동진 소장 :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일을 하는데 있어서, 업무과정에서 투명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무엇을 잘못했을 때 과징금이나 페널티가 얼마가 나올지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베트남은 그런데 대한 규정들이 명확하게 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까 하주분들도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하주분이 물건을 실어서 베트남에 보냈는데 품명을 바꾸겠다 하면, 어떤 때는 100달러, 어떤 때는 200달러를 달라고 합니다.
 
또한 일반화 되어 있는 커미션 문화도 문제입니다. 베트남에서 일반 민간기업 다니는 사람들까지도 커미션문화는 만연되어 있고, 이것은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풍조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베트남 정부가 나서서 이런 것을 척결하기 위한 노력을 좀 기울여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 사회 :
베트남 물류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느끼는 현안 문제점 등에 대해서 장금상선의 오부장님께서도 한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가장 문제는 국적선사간에 너무나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 장금상선 오종석 법인장
◆ 오종석 법인장 : 국적선사간에 경쟁 문제는 지난해부터 본사 차원에서 한국선주협회 등과 협력해서 많이 논의가 되어 온 부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제일먼저 국적선사간 협력의 모델 케이스로 얘기된 것이 한국-베트남-태국항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항로를 기획하다보면 베트남의 호치민과 태국의 람차방을 같이 연계하는 항로를 우선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항로들이 지난해까지 계속하여 신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선사간의 경쟁양상이 더 첨예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물량이 늘어났으니까 신규로 서비스를 기획하는 선사들이 많아진 것이긴 합니다만, 서로 중복되는 항로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행히 올해 초에는 한국-태국-베트남항로에서 2개의 항로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합의되었기 때문에 국적선사간의 협력문제는 이제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적선사간에 중복되는 항로는 항로의 합리화 혹은 항로의 효율화를 추진해서 선사간에 협력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 제가 여기에 와서 취재를 하기 위해 국적선사 현지법인이나 대리점을 여러 곳 들려봤는데, 일부 선사들은 원양항로 선사가 인트라아시아지역에서 서비스를 늘려나가는데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얘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동남아항로에 취항하는 국적선사와 원양선사간의 경쟁 양상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이번에는 천경해운 이승욱 법인장께서 좀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승욱 법인장 : 사실 이 문제는 원양항로와 근해항로 선사들간의 문제라기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전 정부에서부터 내려오는 잘못된 정책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동남아항로에서 국적선사의 선복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진해운이 파산하게 되어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적 원양항로 선사가 원양항로에서 외국선사들에게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되자 동남아항로로 진출하게 됐는데 정부에서 그것을 묵인해 준 것이 문제입니다. 원양항로 선사 입장에서는 원양항로에서는 수지가 맞지를 않고, 그래서 수익성을 따지다 보니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동남아항로 서비스를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당국이라도 나서서 이런 것을 하지 않도록 제재를 가했어야 하는데, 묵인했으니 결국은 그간의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원양선사가 이쪽 시장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건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잘못된 정책결정에 의한 한진해운의 파산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고스란히 동남아항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양선사가 동남아항로에 진출해 오니까 그러지 않아도 경쟁이 치열한 동남아항로에 먼저 취항하고 있던 근해선사들은 불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 사회 : 지금 베트남 해운물류의 당면 과제나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여기 계시는 주재원들께서 업무적으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개인적인 어려움 등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의 현지 주재원으로서 애로를 느끼는 점에 대해서도 한번 말씀을 해주십시오.
 

▲ 범주해운 조상빈 사무소장
◆ 조상빈 소장 : 한국선사 주재원으로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애로사항은 별게 없습니다. 베트남에 근무하는데 불편한 점은 별로 없다는 말씀입니다. 베트남에 와서 느끼는 것은 여기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해서 아주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 월남에 파병했던 역사를 생각하면 정말 의외다 싶을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사람과 한국 문화를 좋아합니다. 또한 여기 베트남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도 합니다. 다른 국가, 예를 들면 중국 같으면 사드 문제로 우리나라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데 여기 베트남과는 전혀 그런 문제가 없어서 생활하거나 업무를 추진하는데 애로사항은 별로 없습니다.

◆ 사회 : 저도 여기 베트남 와서 느끼는 것이 왜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인데 대해서 그렇게 호감을 갖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뭔가 있는 건가요? 
 
◆ 김동진 소장 : 두나라의 유교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가 매우 유사합니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인들이 한국인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지역에 투자를 할 만한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 일본, 한국이 대표적인데 사정이 각기 다 다릅니다. 중국은 과거에 약 1000년을 지배했던 경험도 있고 전쟁을 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최근에는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과의 국가간 관계는 너무나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국사람들은 투자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중국인들은 베트남 보다는 캄보디아쪽에 많이 투자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유치에 있어서 중국사람들은 자연히 배제가 되고 있고, 나머지는 일본과 한국인데, 그중에서도 한국의 투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베트남 투자의 1위국가가 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삼성과 LG가 남쪽과 북쪽에 많은 공장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LG의 투자가 끝나면 국가간 순위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단연 한국이 1위입니다. 물론 일본은 베트남의 SOC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베트남 전쟁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베트남 사람들은 전쟁을 미국과 한 것이지 한국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점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베트남 사람과 한국 사람들은 과거의 대가족제도라든가, 유교적인 문화, 정이라는 문화 등 아주 유사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동질감을 많이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사회 : 지금까지 베트남 물류의 현안 과제와 문제점에 대해 국적선사 입장에서 살펴보았고,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유일하게 국제물류업체에서 참가해 주신 우진글로벌의 류제범 법인장께서 국제물류업체, 포워더의 입장에서 보는 베트남 물류의 현안 과제와 문제점을 한번 짚어주시죠.
 
◆ 유제범 법인장 : 포워딩 입장에서 본 베트남 시장은 확장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자체의 생산 물품이나 세계적인 수출 품목이 있다고 하면 수출주도권을 쥐고서 물류활동을 할텐데 대부분 다 도급제인 상태입니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지어놓고 원부자재 들여와서 싼 인건비를 이용하여 가공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저 손놀림으로 물건을 싸게 만들어 주는 ‘노예산업(?)’ 형태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많습니다. 베트남에서 대표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커피와 쌀 같은 농산품이고 하이테크 기술이 들어간 것들은 자체 생산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은 베트남의 산업이 발전해 갈 수 있는 구조가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러다 보니 베트남 시장은 대형 바이어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고, 그 대형 바이어가 대부분 선진국 바이어들이기 때문에 이들과 연계가 잘 돼 있는 외국의 대형 물류업체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때문에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포워더들은 발전에 제약이 따릅니다. 비즈니스가 커지지를 않습니다. 한국계 포워딩회사는 그저 현행 유지에 급급한 편인데, 결국은 전체적으로 보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삼성SDS도 베트남에 새로운 법인을 만들고 CJ대한통운도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자물류와 3자물류에 제약이 따르는 대기업들이 해외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하는 2자 물류기업들은 괜찮겠지만, 그 나머지의 물류기업들은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베트남 물류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십인데, 그 파트너십이 대형 글로벌 물류업체 위주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한국 물류기업들은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싼 인건비 때문에 베트남에 몰려오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싼 인건비라는 메리트 외에는 별게 없습니다. 중국은 이미 연안 위주로 엄청나게 발전했고, 인건비도 비싸고 물류코스트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한국기업들이 좋아서 베트남 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갈 데가 없어서 베트남으로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베트남도 인건비가 서서히 오르고 있고, 그렇다고 산업 자체가 막 커질 수 있는 여건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도 포워딩 뿐만 아니라 창고업에도 진출하고 있지만, 이 창고들은 지가가 아주 쌉니다. 50년 동안 임대 형태로 토지를 구입하는 것인데, 포워딩기업들이 2만 스케어 땅을 사놓고 1만 스케어에다가 공장을 지어놓고 1만 스케어는 놀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사업이 확장되면 공장을 더 짓던지 아니면 창고로 운영하다가 몇 년 지나서 지가가 올라가면 처분을 하고 하는 것입니다.
 
저희도 창고 12만스케어 운영을 하고 호치민에도 6만스케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창고 부분도 대부분 전자제품을 위한 것이지, 베트남에서 주로 취급하는 의류나 신발 등의 마진 낮은 수출품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의 산업은 다양하지를 못하고 가방, 신발, 섬유제품 등에 한정되고 대부분 그와 관련된 산업만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베트남의 물류분야의 확장성은 매우 낮은 상황에 있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 사회 : 지금까지 베트남의 물류현황과 현안 문제, 주재원들의 고충사항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베트남의 해운물류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정부나 관련업계에 바라는 사항 등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분씩 돌아가면서 향후 전망과 정부에 바라는 사항 등을 짤막짤막 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것은 먼저 장금상선의 오 법인장께서 스타트를 끊어주십시오.
 
◆ 오종석 법인장 :
베트남은 아시아 역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018년에도 6% 중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베트남 경제가 꾸준히 성장을 하게 됨으로써 향후 컨테이너 물동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한국과 베트남간의 수출입 물동량이나 베트남과 제3국간의 수출 물동량은 계속하여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관건은 앞에서도 계속 얘기가 됐던 베트남의 사회간접자본에 투자가 얼마나 이뤄지고 뒷받침 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이런 것들이 물류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될 것이란 점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결론적으로 베트남의 해운물류에 대한 전망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박영식 법인장 :
그런데 이제 물동량 자체로만 보면 늘기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과거의 경쟁률을 보면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다가 최근에는 조금 주저앉아서 지난해에 6.8%의 경제성장률을 발표를 했습니다. 올해의 경우도 IMF나 중앙은행에서 6.5%에서 7%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데, 그러나 물동량이 늘어나는 만큼 선사들의 서비스가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적선사 뿐만 아니라 외국선사들의 서비스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딥시포트인 까이멥에 선사들이 들어갈만한 선석의 여유가 전혀 없습니다. 모든 원양선사들, 모든 얼라이언스 선사들이 다 들어오는 포트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베트남에 처음에 왔을 때 까이멥의 딥시포트에 PNW항로 서비스 선사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불과 2년전의 일인데, 지금은 PNW항로 서비스 선사들도 다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이것은 많은 선박들이 이 호치민 까이멥지역 신항만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과당경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에 따라 베트남의 해상운임은 한국, 중국 상해 기준으로 했을 때 자꾸만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운임은 덤핑 운임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이러니 항로서비스 거리는 늘어나는데 운임이 떨어지다 보니 취항선사들은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물동량 전망치는 포지티브 한데 운임이 떨어져서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을 합니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하는 포스트 차이나 국가로 공장도 많이 들어오고 그에 따라 물동량도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선사들간에는 주도권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주도권 싸움이 팽팽하면 팽팽할수록 치열한 경쟁 속에 운임이 하락하게 되고 결국은 선사들은 남는게 별로 없는 장사를 하게 된다고 봅니다. 현재 한국선사들간에는 KSP를 구성하여 항로를 좀 조정하자는 얘기를 해양수산부와 한국선주협회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민간에서는 그런 제안을 받아들여 민간 자율적으로 KSP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율적으로 선사들의 서비스항로와 선대를 한두개씩 줄여나가는 것인데, 해운쪽만 놓고 보면 선사간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사들은 더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감히 전망합니다. 
 
◆ 사회 : 어느 덧 좌담회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베트남의 해운물류의 전망에 대한 얘기를 해 봤습니다. 이제는 오늘 좌담회에서 꼭 하고 싶은 얘기나 정부당국이나 같은 업계사람들에게 건의하거나 당부하실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것은 주재원 협의회의 회장을 맡고 계신 동진상선의 김동진 지사장님께서 먼저 말씀해 주세요. 
 
◆ 김동진 지사장 : 지난해 8월에 한국해운연합 KSP가 결성되어 MOU를 체결했습니다. 그에 따라 평택발 베트남항로에서 1척이 철수를 하고 인도네시아항로도 하나로 통합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선사들이 협의를 해서 투입선박을 줄이고, 수요공급의 밸런스를 맞춰서 수익을 낼 수가 있다고 하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국적선사만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니고 완하이나 PIL이나 SITC등 외국선사들도 인트라아시아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가 보니 우리가 선박을 줄인 항로에서 외국선사가 대신 들어와서 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실제로는 여러 가지 걱정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해결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때는 국적선사 전체가 정말 똘똘 뭉쳐서 일치 단결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국적선사들은 지난해부터 KSP를 구성하여 지금까지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트라아시아에 서비스 하는 국적선사가 10개사인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협조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 박영식 법인장 : 사실 현재는 해운산업도 어렵고 정부당국도 어려운 입장에 있습니다. 2년전에 제가 한진해운에 근무했다고 해서 하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한진해운은 사실은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한진해운이 무너졌는데, 사실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한진해운은 존속기업이 될 수도 있었고, 청산기업이 될 수도 있었는데, 결국 청산으로 갔다는 것이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진해운은 그리해서 망했다고 해도 그 이후에도 모든 해운회사들이 다 어려우니까 해양수산부에서도 KSP라는 것을 만들어서 항로 조정도 좀 하고, 민간부문에서 뭔가 자율적으로 회생방안을 찾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에서 해운진흥공사를 만들어서 한국해운을 살리겠다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왔는데, 이런 것들이 좀 더 빨리 가시화가 되어서 실질적으로 선사들에게 빨리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펴줬으면 하고 정부당국에 바랍니다.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의 계열사가 됨으로써 해운마켓에서는 결국 정부의 지원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당국은 많은 선사들이 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 사회 : 한진해운이 그리 된 것은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입니다. 새 정부에서 이제 해운을 살리겠다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으니 이번에야말로 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이제 마지막이니 우진글로벌의 류 법인장께서도 한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류제범 법인장
◆ 류제범 법인장 : 베트남 물류에 있어서 통관이 큰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한국의 통관시스템은 잘 돼 있으니까, 한국 정부에서 협조를 좀 해줘서 베트남의 관세시스템을 완전히 개조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처럼 투명하게 통관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통관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는 측면도 있고, 알면서도 하지 않으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기업들 입장에서는 베트남 통관시스템이 하루 빨리 투명한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한국정부에서 정부차원에서 베트남 정부에게 통관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노하우를 지원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것들이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다는 한국기업들을 정부가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승욱 법인장 : 저는 이 자리에서 거창하게 정부에게 무엇을 바라고 요구하고 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해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씀드리면, 특히 정부당국의 정책이 해운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운산업 회생 5개년 계획이다 뭐다 하여 해운산업에 대한 지원책들이 나오고는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시기의 문제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지원책들이 가시화되어서 해운업계가 빨리 혜택을 받아서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와 함께 해운산업에 대한 인식변화도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해운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루트는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섬나라나 마찬가지인 우리 대한민국에서 ‘한진해운’이라는 아주 큰 길을 제일 먼저 없앴습니다. 동남아항로에 많은 선사들이 몰려들어서 경쟁이 치열하다 어떻다 하는 문제보다도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해운산업과 해운기업들이 개설해 놓은 뱃길도 하나의 국가SOC라고 보는 인식변화의 바탕 위에서 선박금융 등을 통해 해운업계를 지원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배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하나 우리 대한민국은 한때 선박건조에서 세계 1위의 국가였지만, 현재는 조선산업 역시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선박금융만 잘 활용한다면 해운과 조선업계가 서로 윈윈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는 불황이기 때문에 선가는 많이 내려가 있어서 선박를 건조하려는 선사가 많습니다. 이 때 싼 이율로 선박금융을 국적선사에게 지원해 주어서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 발주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나와 줘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의 해운회사에 대한 선박금융지원은 상당히 늦어질 뿐만 아니라 신용도를 따지고 하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사는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규제들을 과감하게 풀어서 어려운 해운회사들을 빨리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운영의 묘를 발휘했으면 합니다. 정부의 뒷받침만 있다면 우리의 국적선사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어 한국해운이 다시 한 번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성화 지부장 : 지금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를 많이 해서 한국이 베트남 투자 1위 국가가 됐다고 하지만, 제가 보는 시각에서는 베트남 자본시장은 일본계 은행들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프로젝트를 하거나 큰 공사를 할 때는 일본 돈을 빌려와서 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호치민 시내의 지하철 공사에도 절반은 일본계 자금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사람들을 고용해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일본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희들 한국선급 입장에서 보면 이런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지가 않습니다. 베트남 선주들이 선박을 발주할 때 대부분 일본의 자금을 빌려서 하기 때문에 선급을 쓸 경우는 일본선급을 지정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사정이니까 한국선급은 일본선급과의 경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가 세월호 사건 이후에 한국선급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가 되어서 여기서 저희가 일을 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저희 한국선급은 그야말로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오늘날 선진국 선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저희는 열과 성을 다하여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 오종석 법인장 : 저도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앞에서 모두 얘기를 잘 해주셔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정부의 해운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가 확고해야 하겠고, 실질적으로 선박금융 등의 지원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교통부에서 해운과 교통을 한꺼번에 맡아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교통 따로 해운 따로 이다보니까, 해양분야는 완전히 따로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도 육해공의 교통은 하나로 묶고, 수산은 농림과 함께 묶어서 행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해양수산부이다 보니까 정부 부처간에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것을 시정하는 차원에서도 행정조직 개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성화 지부장님 말씀처럼, 우리도 일본처럼 베트남의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를 좀 했으면 합니다. SOC에 대한 투자에 대한 효과는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나중에는 더 큰 이익으로 우리에게 보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조상빈 소장 : 앞서 말씀 하신대로 일본이 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때는 정부가 먼저 투자를 하고 민간기업들은 거기에 따라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친구들이 가끔하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은 들어오면 학교나 다리를 세우고, 한국은 들어오면 공장을 세운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먼저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먼저 나와서 지금 베트남 투자 1위국까지 오게 된 상황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별것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외국 정부에서 그 나라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할 때 지원해 주는 만큼은 좀 지원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 사회 : 여기까지 베트남의 해운물류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문제점, 향후의 전망과 정부당국에 바라는 내용을 기탄없이 토의해 봤습니다. 오늘 긴 시간동안 진지한 자세로 토론에 임해 주신 베트남의 호치민 해운물류기업 주재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베트남은 아주 한국과 친근한 관계에 있는 국가이고 앞으로 해운물류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이 되는 나라입니다. 오늘 여기에 참석해 주신 주재원 여려분들이 이 만리 타향 낯선 곳에서 열심히 해주시는 것이 결국은 우리 대한민국의 해운물류의 발전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좌담회는 한국해운신문 창간 28주년 기념특집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오늘 토론에 참석해주신 주재원 여러분들의 회사와 한국해운신문,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해운산업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좌담회를 마쳤으면 합니다. 오랜 시간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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