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턴어라운드 자신있다”
중소형 LNG선·탱커에 주력해 사회발전 기여

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주관하에 삼정KPMG에서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조선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금융논리 중심이 아닌 산업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산업과 금융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올해 1분기 중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도 지난해 말 두 조선소를 방문해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를 금융논리와 산업적인 측면에서 함께 고려하겠다며 조선업을 살릴 방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TX조선은 2020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자신하며 주력 선종인 중소형 LNG선과 탱커에 더욱 집중해 사회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국해운신문은 회사 현황과 주력선종 경쟁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19일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를 방문했다.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용선 건조

한때 국내 조선업계 빅4로 군림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01년 대동조선 지분 98%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사명을 STX조선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후 2009년 기존 선박 건조사업과 더불어 해양플랜트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STX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2년 대한조선 철공소로 시작한 STX조선해양의 전신인 부산조선소는 동양중공업, 대동조선을 거쳐 2001년 STX로 편입됐다. 1973년 8월에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G/T 2000톤급)을, 1983년에는 국내 최초 석유시추선 보조선을 건조하기도 했다.

2002년 STX조선이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면서 세계 중소형 조선 시장의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STX조선의 경쟁력은 수치로 나타나는데 현재까지 LR1 탱커를 세계 가장 많이 건조해 누적 73척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MR탱커도 누적 208척으로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보유한 지식재산권은 무려 1151건을 출원하며 세계 4위에 올라섰다. 이에 더해 R&D 투자를 강화하며 지난 10년간 714건, 818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회생절차를 조기종결하면서 활발한 영업활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지난해에 옵션계약 포함 총 17척을 수주했다. 법정관리를 조기종결한 뒤에 선주로부터 문의가 급증하면서 수주로 이어진 것이다. 법정관리 하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전체 인원을 대폭 감소하기도 했으며 이달에는 함정 등 특수선 분야에서 철수하면서 STX조선이 주력으로 하는 중소형 LNG선과 탱커에 사업을 집중할 방침이다.

STX조선은 올 한해 공격적인 수주를 할 계획으로, 수주목표를 20척, 7억3360만달러로 정했다. 장윤근 STX조선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경영체질 개선으로 중형 조선시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빍힌 바 있다. 중형 탱커와 LNG선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수주 목표를 달성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선주로부터 탱커 발주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좋다. 다만 외부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선주 측에서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실사가 결과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수주는 문제가 없어, 은행에서 RG만 발급해준다면 향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 선박 건조는 RG를 발급받은 뒤 건조에 필요한 기자재를 발주하는 등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RG발급을 못 받아 기자재업체에 발주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근로자들이 선각공장에 들어가고 있다.
대규모 인력 축소로 필수인력 부족 우려

조선소는 일감이 없어 가동을 중단할 경우, 고정비의 부담이 높아지는데 STX조선은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13년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해 임원 36명, 사무기술직 2457명, 생산직 1184명, 사내협력사 4428명으로 감소했다. STX조선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인원을 더욱 축소해 올해 1월 기준 임원 4명, 사무기술직 637명, 생산직 695명까지 총 1336명으로 감소했고 사내협력사는 738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다만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으로 향후 일감이 몰릴 경우 추가인력을 새롭게 뽑아야 한다. 선박 설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사무기술직이 2013년 3457명에서 637명으로 대폭 감축되면서 향후 건조일감이 증가할 경우 인력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협력사를 이용해 설계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향후 인력부족으로 인한 건조지연을 우려했다.

STX조선은 중형탱커 시장의 강자인 만큼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주관하는 외부컨설팅에 대해 국내외 조선해운업계의 관심도 높다. 특히 중국 조선업계는 STX조선이 주력하는 중형 탱커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중형조선소가 사라질 경우 일감이 국내 대형조선소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 중형, 소형 조선소 각각 자신들이 주력으로 하는 선종에 최적화돼 있다. 조선소에 맞는 설비가 갖춰져 있고 해당 선종에 최적화된 기술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다른 선종을 건조하려고 하면 효율이 떨어져 결국 건조지연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은 해운사가 자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는 등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기본설계 인력이 없어 건조 지연이 자주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조선소가 지체상환금(L/D, Liquidity Damage)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은행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L/D나 손해에 따른 부담이 없기 때문에 저가수주도 가능한 것이다.

국내 대형 3사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형조선소는 두 국가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조선업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복수의 중형조선소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강조했다.

▲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LNG벙커링·가스선 기술력으로 시장 선도

STX조선은 현재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는 LNG연료추진선박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부터 탱커와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대부분의 선종의 개념설계를 완료하고 주요 선급으로부터 기본설계(AIP)를 확보한 상태다.

또한 STX조선은 선체를 화물창으로 사용하는 멤브레인(Membrane)과 2개의 독립형 C-type의 화물창을 모두 건조해 본 경험이 있어 향후 LNG벙커링 시장 선점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7월에는 6500㎥급 LNG벙커링을 건조해 쉘(Shell)에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시장의 신뢰도가 더욱 상승했다.

IMO(국제해사기구)가 배출가스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LNG를 선박연료로 한 선박 수요와 유럽과 북미 중심 LNG벙커링 터미널 시설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2025년까지 선박 통행량 상위 25개의 항구에 1척 이상의 LNG벙커링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 성능의 LNG벙커링선 건조 경험과 다양한 가스선 건조기술력을 바탕으로 해당 선박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외 선주들이 국내 조선소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중국조선소는 최근 노무비가 증가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축소되는 추세이다. 특히 선박의 품질과 계약납기 등 비가격 요소를 중요시하는 선주들의 경우 국내 조선소로 선회하고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현재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금융권에게 RG발급을 호소했다.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가 충분하다고 자신하며 이를 통해 국가 및 조선산업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